민동용

민동용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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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동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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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02-16~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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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질경영 디지털 전환 고도화로 ‘품질 4.0’ 시대 열어야”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성 강화라는 시대 흐름 속에서 품질경영은 종합적(전사적) 품질경영을 넘어 디지털 품질경영을 뜻하는 ‘품질 4.0’ 시대로 바뀌고 있다. 국내 산업의 품질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품질경영 디지털 전환이 성공하려면 품질 전문 인력의 데이터 역량 강화와 공유 플랫폼 구축, 그리고 고객 관리 지능화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표준협회(회장 문동민) DT센터에서 열린 ‘국내산업 품질경영 실태조사 산·학·연 좌담회’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국내 산업이 우위를 차지하려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첨단 디지털 기술을 모든 품질관리 과정에 적용하는 ‘품질 4.0 체계’ 구축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좌담회에는 문동민 회장을 비롯해 신상범 국방기술품질원장, 진종욱 한국자동차연구원장, 김학상 삼성전자 부사장, 홍승태 SK텔레콤 실장,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김연성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임성욱 대진대 데이터경영산업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국내 산업 품질경영 실태를 조사한 배경과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문동민 회장=산업표준화법에 따른 품질경영 추진본부인 한국표준협회는 시대에 맞는 품질경영 개념을 정립하고 품질 경쟁력 측정을 위해 디지털 품질경영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산업 현황은 물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품질경영 활성화를 위한 정책 의제와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2년마다 품질경영 실태를 조사한다. 제조(기계·전기·전자, 화학·융합, 바이오·헬스·식품, 건설·환경) 서비스업(도소매업, 운송·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공공·행정) 700여 개사와 품질경영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 결과 분야별 산업 격차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디지털 품질 리더를 육성하며 디지털 품질경영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기업의 품질경영 현황은 어떠한가. ▽김학상 부사장=삼성전자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AI 기술 기반 품질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있다. 품질 빅데이터를 실시간 통합 분석해 품질 리스크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AI 기술을 적용한 융복합 제품, 신소재 개발과 제조공법 변화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가 무엇인지 단계별로 검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품질혁신위원회를 매월 운영해 품질경영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홍승태 실장=SK텔레콤은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에 최적화한 5G 기지국으로 통신 품질을 높이고, 스팸과 스미싱 위협에서 고객을 보호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AI 기술로 종합 분석해 고객을 더욱 다면적으로 이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는 고객 최적화 서비스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I를 전방위적으로 적용해 고객 경험(CX)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연구기관은 품질경영에 어떻게 대응하며, 이를 지원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신상범 원장=국방기술품질원은 40년간 축적한 군수품 품질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 생성형 AI 학습에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한 품질 보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 통합 관리 및 품질 정보 분석 고도화를 통한 군수 반도체 및 첨단 무기 체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품질 인증과 표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제도를 개선하고 군(軍)과의 협력을 강화해 방위산업 전반의 품질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종욱 원장=자율주행차, 전기차 같은 ‘미래 차’ 활용이 늘어나면서 제조 품질뿐만 아니라 설계 품질의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차세대 자동차 품질 검증을 위한 데이터 기반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 중이다. 중소 협력사의 품질 향상을 위해 신기술 검증 표준을 개발하고 더 깊이 있는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전반의 품질 혁신을 꾀하고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계가 보는 품질경영의 중요성과 디지털 전환 확산 방안은 무엇인가. ▽신완선 교수=실태 조사를 통해 국내 산업의 디지털 품질경영 수준과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확인했다. 학계는 산업별 디지털 품질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개선안을 정부와 기업에 제안해야 한다. 투명성을 토대로 AI와 각종 센서를 활용해 품질 향상을 추구하는 통합 품질 혁신 방법론인 오픈 퀄리티 개념을 각 산업에 공통 언어로 전파해야 할 시점이다. ▽김연성 교수=AI 대전환기를 맞아 품질경영을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 품질관리를 구현해야 한다. 기업은 최고경영자 리더십 발휘, 품질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품질 인력 전문성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과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학계는 지속적인 품질 트렌드 분석을 토대로 품질 혁신 콘텐츠 제공과 현장에 적용 가능한 우수 사례 개발 및 확산에 힘써야 한다. ―한국표준협회의 품질경영 활성화와 진흥 방안은…. ▽문동민 회장=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사회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업이 성장해야 할 분야를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경험(DX)과 AI 트렌드에 기반한 품질경영 수준을 진단하고 디지털 인재 양성 및 AI+ 또는 ISO 42001 같은 AI 경영시스템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고객경험지수(DCXI) 모델 개발, 국가 품질 정부 포상, 표준화 연계 등도 지원한다. 품질경영 고도화를 위한 정부와 산업계 사이의 마중물 역할을 더 확대함으로써 국내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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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5년… 트럼프도 인정한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기억하시나요[유레카 모멘트]

    그래 이거야! 풀리지 않는 과제, 극복하기 어려운 고난, 끝이 보이지 않는 역경을 맞닥뜨렸을 때 갑자기 솟아나는 상쾌한 아이디어. 답답한 마음을 달래줄 한 모금 청량음료 같은 ‘유레카 모멘트’를 소개합니다.‘지금 대구 가고 있어요. 대구 상황 파악하고 준비할 포인트를 질문 드릴게요.’2020년 2월 20일 오후 6시 38분. 대한감염학회 소속 의사 7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채팅방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질병관리본부(질본·현 질병관리청) 요청을 받은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51)였다. 전날 대구 ‘신천지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지역사회로 퍼질 것이라는 공포가 눈덩이처럼 커졌다.이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견되고 꾸려진 이 채팅방은 감염내과, 예방의학, 응급의학 전공 40대 초중반 전문의들이 주축이었다. 1호 환자였던 중국 여성을 치료한 김진용 인천광역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50)도 초대됐다. 이들은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우려하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며칠째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이 교수 메시지에 채팅방은 더 뜨거워졌다. ‘1주 안에 (확진자) 1000명은 일도 아니다’ ‘이미 (확산) 씨앗은 전국에 충분히 뿌려졌다고 생각한다’ ‘외국 (자가격리) 지침, CDC(미국 질병통제관리센터) 것하고 WHO(세계보건기구) 것을 빨리 만들어 배포하자’ ‘작은 일이지만 중요한 것부터 해결합시다.’ CDC와 WHO 지침은 최민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현재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가 번역해 정리하기로 했다.문제는 감염자가 수백, 수천 명 생길 것이 확실시되는데, 그때 어떻게 코로나19를 진단하느냐였다. 병원 선별 진료소에서 한 명을 검사하면 환기를 위해 30분 이상 비우고 내부를 소독해야 한다. 감염 초기 바이러스가 대량으로 나오는데 검사 직후 재채기할 수밖에 없어 에어로졸이 떠다니게 돼 뒷사람이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루 검사할 수 있는 인원은 20명 정도다. 수백, 수천 명이 몰려든다면 검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검사하지 않고 코로나19를 진단할 방법은 없다.● 2018년 생물 테러 연구 ‘약품 배분소’를 떠올리다김 과장은 2월 초, 1호 코로나19 환자를 완치시켜 중국으로 돌려보낸 뒤 인천의료원 차원에서 다음 확진자 서지(급증·surge)를 대비하고 있었다. PCR 검사 기구를 더 많이 구입하고, 병원 건물 밖에 검사용 음압 텐트를 쳤다. 대규모 확진자 발생은 당연할 것으로 봤지만 그들을 어떤 식으로 진단할지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때 대구에서 난리가 난 것이다.2월 20일 밤 11시 무렵, 대구에서 돌아오는 KTX 안에서 이 교수가 김 과장에게 전화했다. “대구에 (대규모 확산에 대비해)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어요.” 순간 머릿속에 ‘그럼 진단을 아예 야외에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교수에게 말했다. “지난번에 우리 ‘생물 테러’ 연구할 때 했던 것을 쓰면 되지 않을까요?” “어, 그렇게라도 안을 만들어 주세요. 해 주시면 (대구)시장 설득하는 자료로 써 볼게요.” 밤 11시 47분이었다.2018년 김 과장은 이 교수,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학 교수와 함께 질본의 생물 테러 대비 연구 용역을 맡았다. 이 연구에서는 탄저균 같은 생화학무기가 대도시에 퍼졌을 때, 방역 요원이 감염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항생제 같은 치료제를 어떻게 나눠 주느냐, 즉 POD(Point of Dispense·약품 배분소)를 어디에 설치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지역마다 교통이 원활한 지점에 약품 배분소를 두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인천 같으면 문학경기장이나 산하 10개 군·구의 학교 운동장에 차린 약품 배분소에 사람들이 차를 타고 들어와서 받게 하자는 구상이었다.이를 응용해 학교 운동장 같은 공간에 선별 검사소를 둬서 차를 타고 들어와 차 안에서 검사와 진단을 받는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방식을 고안해 냈다. 문진뿐만 아니라 목구멍 스왑(swap·검체 채취), 객담(가래) 자가 채취, 필요하면 처방과 투약까지 하도록 했다.김 과장은 2월 21일 자정 무렵부터 컴퓨터에 파워포인트를 띄워 놓고 사각형 박스를 슬라이드 여기저기 배치해 보면서 접수, 문진 및 검사, 약 받아 가는 곳 등이 지정된 개념도를 만들었다. 오전 3시 53분, 두 장의 설명과 한 장의 그림으로 된 ‘대규모 코로나19 선별 검사 센터 운영(안)’을 채팅방에 띄웠다.그 새벽 잠들지 못했던 이희영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분당서울대병원 임상예방의학센터 교수)이 ‘드라이브스루 안이 너무 좋습니다’라고 반겼다. 다른 전문의도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 과장은 ‘눈을 붙인다. 수고 많으셨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오전 4시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정한 드라이브스루 검사이 단장은 김 과장의 드라이브스루 선별 검사 센터 안을 비롯해 자가격리 지침 등을 정리한 ‘COVID-19 유행 최소화(완화·Mitigation) 전략 제안’을 이날 오전 7시경 대한감염학회 소속 전문의 100명 정도가 참여한 다른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렸다. 김 과장의 드라이브스루 안이 사실상 공식적으로 전국에 뿌려진 것이었다. 많은 의료기관에서 앞다퉈 이 안을 내려받았다.그날 오후, 감염자 급증으로 검사에 부하(負荷)가 심하게 걸린 대구 칠곡경북대병원 부원장이 김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 검사소를 설치하려고 하니 그 내용을 내 옆에 계신 원장님께 다시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김 과장은 원장이 누군지도 모른 채 전화를 받아서 드라이브스루 검진 방식을 자세하게 얘기했다. 2월 23일 칠곡경북대병원에 드라이브스루 임시 선별 검사소가 전국에서 최초로 설치됐다.26일에는 경기 고양시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덕양구 공영주차장에서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시작했고 대구 영남대병원도 가담했다. 이후 몇 달 만에 전국에 70곳 넘는 드라이브스로 검사소가 만들어졌다. 야외이기 때문에 환기는 저절로 됐고 소독도 할 필요 없어 의료 인력이 절감되는 효과까지 났다.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은 해외로도 퍼졌다. 2020년 3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드라이브스루 검사 도입 의사를 밝혔다. 앞서 그 일주일 전에는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사태가 심각해지자 태도를 바꿔 이 방식의 실효성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은 나중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때도 일부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사용했다.김 교수는 3월 25일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실장, 고재훈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임상교수, 신희준 부천 순천향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성민기 세종대 건축공학부 교수와 함께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과 효과를 소개하는 영문 소논문을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했다. 세계 최초였다. 이 논문을 통해 드라이브스루 검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했다. 김 과장의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법은 2022년 국제표준화기구 ISO 인증을 받았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전체 호흡기 감염병 팬데믹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공인을 받은 것이다.드라이브스루 검사는 곧이어 워크스루(walk-through) 검사로 확장됐다. 워크스루는 의료진이 공중전화부스 같은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서 팔만 뻗어 밖에 있는 사람을 검사하는 방식이었다. 사실 김 과장이 처음에 채팅방에 띄운 개념도에도 차는 바깥쪽에서 줄을 지어 검사를 받고, 사람들은 안쪽으로 돌면서 검사를 받도록 그려져 있었다.● “상상력은 경계를 허무는 데서 시작한다”‘지금까지 말했듯 그건 일직선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여기저기에 씨앗을 뿌려 뒀다가 땅속에서 서서히 뿌리를 내린 뒤 꽃을 피운 것이기에 한마디로 간단히 설명할 수는 없다.’(‘스프링’,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번역, 클레이하우스, 2025)드라이브스루는 2020년에 갑자기 ‘짠’ 하고 튀어나온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이거 하나만 성공시켜야지’ 하고 여기지도 않았다. 당시 전문의들이 절박하게 구상하던 다양한 검사법 가운데 하나였을 뿐, 드라이브스루만 따로 부각할 생각은 없었다.“상상력이라는 것이 완전히 무(無)에서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그것보다는 다양한 전문 분야를 미리 학습해 둔 것들 가운데 조합해서 꺼내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김 과장은 같은 직종끼리만 모여 있을 때보다는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한데 모였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다고 강조한다. 드라이브스루 아이디어도 김 과장 자신의 일상이나 연구 영역에서의 경험과 다른 분야에 대한 ‘열린 마음’의 소산이라는 것이다.자신이 감염병을 보는 의사니까 전공 교과서 내용만 알고 있으면 끝날 것 같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따라서 다른 다양한 학문이나 전문가들과 접할 기회가 많다면 자신에게 다가온 도전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얘기다.김 과장에게는 그 같은 기회가 적지 않았다. 2012년 9월 인천의료원에 부임하고 나서 2016년경까지 4, 5년간 질본 공중보건 위기대응 사업단에 참여한 것도 중요한 기회였다. 그가 인천의료원 음압 병동 매뉴얼 작업을 위해 참여한 사업단은 최보율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꾸린 팀이었다. 그런데 공중보건 위기 대응은 대부분 감염병 대응인데 감염내과 의사는 김 과장 혼자였다.예방의학 전문의 서너 명에 다른 사람들은 의사가 아니었다. 감염병 음압 공조 시설의 국내 권위자인 성민기 교수, 음압 및 격리 시설 전문으로 동선(動線)에 정통한 권순정 아주대 건축학과 교수, 코로나19 당시 수리모델링으로 사망자 수를 정확하게 예측한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등 공학자와 자연과학자 들이이었다. ‘아,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감염병을 공부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김 과장은 활동하던 팀이 해체된 뒤에도 계속 이 전문가들과 접촉하면서 의학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감염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몸에 배게 됐다. 새로운 감염병 대응 시스템이 필요할 때마다 자문하는 대상들이었다.“자기 분야와 다른 분야 사이의 벽, 경계를 허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전문 영역에 갇혀 있지 말고 미리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인천의료원에서 진료를 본다는 행운감염내과 의사로 인천의료원에 재직하고 있는 것도 그에게는 기회였다. 대한민국에 감염내과 의사는 약 300명.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대학병원 같은 대형 병원에서 중환자나 면역 저하 위급환자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신종 감염병 같은, 그들 의사 경력에서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병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반면 김 과장은 평소에는 폐렴이나 결핵 같은 일반적인 감염병을 보지만 인천국제공항이나 인천세관 검역소 등 관문이 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을 짬짬이 보게 됐다. 코로나19 첫 환자는 물론이고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첫 의심 환자도, 2022년 엠폭스(원숭이두창·痘瘡) 첫 환자도 그가 진료했다. 신종 감염병 관련 지침 작성도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에볼라 사태 때는 CDC 사이트를 뒤져 업데이트된 의료진 보호구 입고 벗는 법을 내려받아 지침을 만들어 인천의료원 의료진에게 연습시키기도 했다.“신종 감염병 공부를 해야 하는데 진짜 찾아볼 문헌이 국내에 없어요. 내게 알려 줄 사람도 별로 없고요. 그래서 CDC, WHO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일이 습관이 됐습니다.”CDC에서 국제여행 관련해 2년마다 내는 ‘CDC 옐로북’도 2014년 판부터 아마존에서 직접 구입해 읽었다. 해외 감염병 유행 정보와 그에 대한 대응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대한감염학회 여행의학위원회에 의뢰해 2020년 판 CDC 옐로북을 처음으로 번역해서 내놨다. 염준석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가 지휘했고 김 과장도 참여했다.어려서부터 배운 컴퓨터에 얼리어답터 재질이 발휘돼 신종 감염병 환자들을 볼 때마다 IT 기기를 활용한 것도 또 다른 기회였다. 에볼라 의심 환자인 나이지리아인을 음압병실에서 진료할 때는 아이패드를 들고 들어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소통했고, 그 환자가 나이지리아 현지 목사의 전화번호를 적어 줬을 때는 가지고 들어간 태블릿으로 그 번호를 사진 찍어 병실 밖 컴퓨터로 전송하기도 했다.레벨D 전신 보호구를 입고 나이지리아인을 진료하려고 할 때, 귀가 보호구에 가려져 청진기를 꽂을 수 없게 되자 전자청진기를 구입했다. 전자청진기는 수신부에 다이어프램(진동판) 대신 작은 마이크가 많이 들어 있어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외부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청진할 수 있었다. 이후 대부분 국가지정 병동에서 김 과장이 세팅해 놓은 값으로 청진기와 무선 스피커를 활용했다.특히 그는 코로나19 첫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을 틈만 나면 촬영했다. 음압병실 안에서 그 환자의 객담을 받아 내는 광경을 비롯해 다양한 장면이 그의 아이패드에 담겼다. 나중에 대응 매뉴얼을 만들 때 매우 중요한 신종 감염병 환자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녹화한 장면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CDC의 초기 코로나19 대응이 엉터리였다는 것을 꼬집는 다큐멘터리 ‘Totally Under Control’(2020)에도 담겨 있다.● “병원 다인실이 사라졌으면”김 과장은 2020년 7월 TV 예능 인터뷰 프로그램 ‘유퀴즈’에 나와 “코로나19가 우리 미래의 변환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예언자 같은 말을 했다. 그의 생각대로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을까.“역사가 계속 그렇게 진화해 왔으니까요. 콜레라 같은 감염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은 뒤 상하수도 시설이며 건물 수전(水栓) 설치 등이 문화로 정착하지 않았습니까. 당연히 코로나19 이후 양식이 바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생각보다는 많이 안 바뀌었지만 그래도 일반인이 병원 들어올 때나 입원 환자 만나러 갈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화했다고 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열이 나는 학생이나 교사는 출석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미생물 살균이나 필터링 방법, 실내 공기질 관리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다만 병실은 많이 아쉽다. 바로 ‘다인실(多人室) 문화’다. 우리나라 병원의 보편적인 모습인 4인실, 6인실 이야기다. 환자의 사생활 보호 문제는 기본이고 더 중요한 것은 감염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부른 평택성모병원도 다인실에서 퍼졌다. 지금도 인플루엔자 시즌에는 다인실 환자가 누구하고 접촉도 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걸린다. 같은 병실 다른 환자들이나 병문안 온 사람들에게서 옮은 것이다. 김 과장은 자신이 의사로 은퇴하기 전까지 다인실이 1인실로 점차 바뀌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요양병원에서 호흡기 감염병 하나씩 뻥뻥 터지면서 사람들이 숨져 가는데 다인실을 1인실, 최소한 2인실로도 바꿀 원동력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조금씩 1인실 병상 비율을 늘려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인실이 문제라는 얘기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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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의 제국은 정신의 제국이다” [후벼파는 한마디]

    “미래의 제국은 정신의 제국이다.”“The empires of the future are the empires of the mind.”윈스턴 처칠, 1943년 9월 6일 미국 하버드대 연설에서2025년 2월 28일 세계에서 제국은 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쫓아낼 때다.제국을 지탱하는 힘은 크게 재력, 무력, 매력이다. 재력은 세계 경제 체제를 이끌어 가는 힘, 곧 경제력이다. 무력은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힘, 즉 군사력이다. 매력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동경(憧憬)하도록 만드는 힘이다.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제국 문턱까지는 갈 수 있다. 그러나 매력이 없다면 제국은 완성되지 않는다. 그저 강대국에 그칠 뿐이다.매력은 문화, 사상, 제도, 아이디어, 태도, 가치관, 법을 비롯해 대부분 정신의 산물이다. 로마의 팍스로마나는 군사력과 정치력으로 이뤘지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 로마의 앞선 문물 없이는 지탱하기 어려웠다. 19세기, 세계 25%를 장악한 영국도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제도와 사상의 뒷받침 없이는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지위란 불가능했을 터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제국으로 만든 것도 압도적인 하드파워(hard power)만이 아니다. 지구에 사는 누구라도 ‘그곳에 가고 싶다’ ‘그곳에서 살아 보고 싶다’고 바라도록 만든 매력이 주효했다. 어렸을 적 TV 드라마 ‘전격 Z 작전’의 말하는 자동차 ‘키트’에 반했고, 할리우드를 비롯한 대중문화의 화려함에 푹 빠졌다. 캐딜락은 어떻고 링컨 컨티넨탈은 또 어땠나.무엇보다 무슬림 청년을 향해 “물건 안 팔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대놓고 차별하는 가게 점원을 꾸짖는 미군의 모습에 감동했다. 연출된 상황에서 일반인 반응을 지켜보는 TV 프로그램 ‘What Would You Do(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건가요)’의 한 에피소드에서다. 9·11 테러 이후인 2000년대 중반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는 이 미군은 점원이 “당신은 무슬림과 싸우지 않았느냐”며 따지자 “그렇지 않아. 나는 무슬림도 이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웠다”고 말한다.미국 국제정치학계 거두인 조셉 나이 전 하버드대 교수는 30여 년 전, 군사력과 경제력은 줄어들지만 소프트파워(soft power)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쇠퇴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소프트파워, 다시 말해 매력이 하드파워의 부족한 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다.2025년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문전박대는 어쩌면 지독한 현실주의의 발로였을 수도 있다. 현 상태에서 러시아를 영토적으로 더 밀어붙이다가는 핵전쟁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결정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순간, 강대국의 침략에 자유를 빼앗긴 약소국 수장이 얼굴을 붉히며 백악관 오벌오피스를 빠져나온 바로 그 순간, 그나마 남았던 미국에 대한 세계인의 부러움 한 조각마저 사라졌다고 느꼈다. 동경이 사라지는 순간, 제국의 황혼은 시작된다.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9월 6일 하버드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마이크 앞에 섰다. 처칠은 앞으로는 미국의 시대임을 예감한 듯 “미래의 제국은 정신의 제국”이라고 말했다. 과거 제국처럼 영토를 점령하고 자원을 수탈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의 결과물로 세계를 이끌어 가는 제국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불행히도 처칠은 82년 앞을 내다보지는 못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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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삶’ 주제로 겨울방학 특강 개최

    원광디지털대(총장 김윤철)가 겨울방학 릴레이 특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특강은 ‘건강한 삶’이 주제였다. 마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사주명리와 을사년 새해준비(신정원 동양학과 교수) ▲차(茶) 한 잔에 담긴 몸과 마음의 행복(신소희 차문화경영학과 교수) 강의가 진행됐다.원광디지털대는 지난달 12일에도 ‘건강한 삶’을 주제로 몸 건강을 지키는 특강을 개최한 바 있다.신정원 교수는 강의에서 만세력 앱을 통해 참여자들이 각자의 사주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해를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한 조언을 제공했다. 명리학을 바탕으로 을사년을 맞이하는 의미, 사주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준비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학습자들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사주를 직접 확인하며 새해의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차문화경영학과 신소희 교수는 차문화의 의미와 차가 주는 치유의 힘에 대해 얘기했다. 차를 시음하는 시간도 마련해 체험을 통한 차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차가 주는 평온함을 경험한 학생들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데 있어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전체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만족도를 높이고 지식을 실생활과 연결하는 기회를 줘 특강이 큰 호응을 얻었다. 강의를 들은 학생은 “내 사주를 확인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유익했다. 또 차 한 잔 여유가 주는 힐링도 컸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원광디지털대 미래교육혁신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실생활에 밀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학문적 성장을 위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원광디지털대는 14일까지 2025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을 모집 중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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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학년도 통합 성과보고회 개최

    동아보건대(총장 이현주)는 13일 본관에서 실습지원센터, 취창업지원센터, 산학협력단과 함께 2024학년도 통합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한 해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실습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기관과의 협약 체결, 관리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성과를 발표했다. 또 실습기관의 현장 지도자인 윤선미 팀장(영암한국병원), 조경원 센터장(보두마노인복지센터), 김효정 센터장(영암통합상담지원센터)을 초청해 각 기관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취창업지원센터는 2024학년도 중장기 발전 계획 KPI로 설정된 취, 창업지원 프로그램 참여율 목표(180%)를 193%로 초과 달성했다. 캡스톤 디자인 교과목 이수 학생 비율도 99.17%로 실용음악 전공의 실무 중심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향후 센터는 학생들의 학년별 특성과 진로 목표에 맞춘 맞춤형 특강을 강화한다. 또 참여율과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산학협력단은 학생과 교수진이 연구·창업·취업 등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간호학과를 비롯한 다양한 학과의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통합 성과보고회를 발판 삼아 2025년에는 더욱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협력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대학과 지역사회, 산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성장의 장을 제공하겠다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이번 성과보고회는 동아보건대가 교육과 취업, 연구 및 창업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학의 비전과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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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패션산업 최고경영자 과정 제25기 개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패션산업 최고경영자 과정이 제25기생을 모집한다. 섬유 및 의류 관련 최고경영자(CEO)에게 최신 디자인 및 마케팅 기법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섬유 및 의류 관련 제품 유통까지 망라하는 패션산업은 현재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변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패션 산업이 과도기적 혼란 상황에 처한 이유로 전문경영인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과정은 패션 산업 CEO를 위해 경영 혁신, 전략, 리더십 같은 기업 경영 교과와 패션, 마케팅, 리테일, 매니지먼트를 사례 중심으로 배우는 전문 교과로 구성된다. 국내외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해 글로벌 업계 동향과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수강생은 서울대 도서관과 정기간행물, 연구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워크숍, 문화예술 특강, 원우 기업 방문 같은 행사와 문화적 교류 활동도 다양하다. 수료하면 총장 명의 이수증이 수여되며 서울대 총동창회원이 된다. 수료생은 언제든지 무료로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조찬 강연회, 동호회, 문화예술제, 경영인상 시상식 등의 총교우회 활동을 통해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박만영 ㈜콜핑 회장, 진영식 ㈜충남섬유 회장, 권성호 ㈜보그인터내셔널 총괄사장, 송재용 ZARA RETAIL KOREA 사장을 비롯해 전·현직 국회의원, 법조인, 언론인 등 수료생 1100여 명과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수 있다. 수업은 4월 2일부터 11월 12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8시 40분, 두 강의가 진행된다. 60명 안팎을 모집한다. 원서 접수는 3월 19일까지다. 신청 및 문의는 서울대 생활과학대 최고경영자 과정 사무국.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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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 시니어산업 관련 최고위 과정 개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은 2025년 ‘웰에이징·시니어산업 최고위 과정(AWASB)’ 제13기 생을 모집한다. AWASB는 고령화 사회 대응 및 국내 시니어산업 경영인 전문성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올해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 24.3%로 초고령화 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시니어가 주요한 소비 계층으로 등장한 것이다. 시니어산업 전문 경영인에게는 새로운 시니어 컨텐츠와 서비스 개발 능력이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AWASB는 웰에이징 및 시니어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 및 관계자에게 이론과 실무가 결합된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산업 및 관련 업체 임원급 이상 경영자, 정부와 산하 공공기관 시니어산업 정책결정자, 시니어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수업은 3월 2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부터 8시 35분까지 진행된다. 전 과정을 마치면 서울대 총장 명의 이수증이 주어지며 서울대 총동창회원 자격이 부여된다. 수료생은 ‘열린 강좌’를 통해 언제든지 무료로 재수강할 수 있다. 정규 수업 이외에도 워크숍, 국내외 연수, 총동창 합동 강의를 비롯해 AWASB 총동창회 주관 산악회, 골프회 같은 취미활동을 통해 재학생과 수료생의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년간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종태 ㈜퍼시스 회장,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전 대표이사, 박동현 더클래식 500 전 사장,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전 회장, 이재용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을 비롯한 580여 명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원 신청은 3월 11일까지다. 생활과학대 최고위과정 사무국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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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여대 김노미 동문, 100만 달러 기부로 모교 사랑 실천

    서울여대(총장 승현우) 대강당 리노베이션이 마무리되는 과정에 많은 동문과 관계자들의 기부와 헌신이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고(故) 김노미 동문(교육심리학과 76학번)은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모교를 향한 깊은 애정과 후배 사랑을 실천했다. 김 동문의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서울여자대학교의 발전과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는 뜻깊은 유산으로 남게 됐다.김노미(Nomi Song) 동문은 1976년 서울여대 교육심리학과에 입학해 1980년 졸업 후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남편과 함께 1991년 의료용품 유통회사인 ‘메디텍 그룹(Meditech Group, Inc.)’을 설립하고 30여 년간 의료분야 사업을 운영하며 회사를 꾸준히 성장시켜 왔다. 그는 사업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모교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고 2005년부터 지속적인 기부를 실천해 왔다. 지난해 11월 승현우 총장은 미국을 직접 방문하여 평소 교육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던 김 동문의 뜻을 전달받았다. 그의 유산이 후배들의 학업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강당 리노베이션 사업에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 기부를 받았다.김 동문의 자녀들은 “어머니는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며 가정과 사업, 그리고 주변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사셨다. 또한 자연과 여행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모자들을 수집하며 스스로를 가꾸는 멋진 삶을 사셨다”고 회고했다. 미국에서 가까이 지내던 동문은 “녹수회 동아리 활동 등 친구들과 함께했던 대학 생활은 그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모교를 향한 그녀의 사랑은 동문의 가슴 속에서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동문의 가족들은 여름 즈음 한국을 방문해 어머니가 거닐던 캠퍼스를 돌아볼 예정이다.김노미 동문은 지난 1월 12일 미국에서 별세했다. 장례는 현지 시간으로 2월 12일 가족과 지인들의 추모 속에 진행됐다. 서울여대는 김노미 동문의 숭고한 나눔을 기리기 위해 기부자의 뜻을 담은 감사패를 제작하고 캠퍼스 내 기념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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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길 열리니 울진(蔚珍)이 ‘성큼’[여행스케치]

    한차례 경매가 지나간 위판장 물기 어린 바닥에 주홍빛 집게다리 하나 뒹군다. 대게잡이 어선에 가득 실려 온 어느 붉은대게(홍게)에서 떨어져 나왔나 보다. 8개 다리 모두 살로 통통하고 꽉 들어찬 내장으로 몸통이 단단한 것들은 이미 상품(上品)으로 팔려 떠났다. 아침 댓바람에 부두로 들어온 배는 두 척뿐. 울진대게를 싣고 오지는 않았다. 7일 경북 울진군 후포항(港). 바람이 거셌다.● 울진대게 ‘독립선언’경매는 빨랐다. 배에서 부린 붉은대게들을 중년 여성 두 명이 크기는 어떤지, 얼마나 실한지, 다리는 제대로 달렸는지, 색은 선명한지 등에 따라 5열 종대로 죽 늘어놓는다.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이 빙 둘러서더니 몇 초 만에 한두 줄씩 흥정을 끝낸다. 다 마치는 데에 1분 안팎. 다음 5열 종대로 이동한다.울진대게는 과거 영덕대게로 불렸다. 울진 앞바다 대륙붕인 왕돌초(왕돌잠, 왕돌짬) 일대에서 주로 잡지만 내륙에서 거래상들이 오는 게 여의치 않아, 교통이 편리한 영덕군 강구항에서 주로 거래됐기 때문이다. ‘등허리 긁을 때 손 닿지 않는 곳이 울진’이라는 농담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울진이 ‘명칭 독립’에 나선 것은 1995년 첫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치러지고 나서다. 첫 민간 군수가 대게 논쟁을 일으켰다. 그 결과 울진은 울진대게, 영덕은 영덕대게로 각각 부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자해(紫蟹)는 울진 특산물’ ‘울진은 해포(蟹浦·게의 항구)’ 하는 옛 기록들이 소환됐다. 자해는 말 그대로 붉은빛 도는 게다.그렇다고 울진과 영덕이 앙숙이 돼 버리지는 않은 듯하다.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후포항에서는 ‘2025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가 열리는데, 대게가 부족하면 영덕대게를 가져다 쓰기도 한단다. 영덕에서 열리는 대게 축제 때도 울진대게 품앗이가 이뤄질 터다.제법 알려지긴 했지만 대게는 ‘큰 게’가 아니다. 다리가 마른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홍게가 대게보다 더 붉다. 짠맛이 더 강해 값이 싼 편이란다.경매 전 후포항 동쪽 등기산(해발 64m)에 올랐다. 언덕에 가까운 정상에 1968년 1월부터 뱃사람들 길잡이인 등대가 서 있다. 세계 이름난 몇몇 등대 모형도 주변에 있다. 한 등대에 올라 일출을 기다린다. 서서히 붉은 기운을 뿜어내며 떠오르는 해, 출어에 나선 통통배가 가르는 물살, 그리고 바다로 135m 뻗어 나간 높이 20m, 폭 2m 스카이워크 다리가 조화롭다. 한동안 수평선을 응시한다. 저 먼바다 끝이 미세하게 일렁인다. 풍랑이 일 것 같다.● 고립이 가져온 풍요… 금강송과 송이내륙과의 연결이 어려워 울진대게는 한동안 제 이름을 찾지 못했지만, 고립은 풍요를 부르기도 한다. 울진이 자랑하는 금강소나무가 그렇다. 금강송면 소광리와 북면 두천리를 연결하는 산림이 금강소나무 군락지다. 금강송면은 2015년 서면에서 아예 이름을 바꿨다.이 군락지는 조선 시대부터 왕명으로 벌채를 금지하는 봉산(封山)이었다. 금강소나무의 옛 이름 황장목(黃腸木)을 붙여 황장봉산이라 했다. 왕궁이나 재궁(梓宮·왕가의 관)을 짓기 위해 벨 때는 “어명이오”라고 먼저 외쳤다고 한다.소광리나 두천리는 20세기 후반에 이를 때까지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외부를 잇는 도로가 마땅치 않은 산지였다. 1960년대 말까지 나무를 태워 밭을 일궈 사는 화전민촌이 있었다. 거름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잎을 지닌 소나무 군락에는 불을 내지 않았다. 애초 높고 가파른 능선에서 많이 자라기에 화전을 일구기도 쉽지 않았다. 베어내기 어려운 곳에 뿌리내린 터라 벌목이 성하던 일제시대나 1960~70년대를 살아낸 것이다(‘화전하던 산에서 송이 따는 산으로’, 장예지,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 석사논문, 2018).그렇게 버텨 울창(鬱蒼)해진 소나무가 지역민들에게 선사한 진보(珍寶·진귀한 보배)가 송이버섯이다. 1970년 일본인들이 그 맛을 알고 찾기 전까지 찬거리에 불과하던 것이 효자가 됐다. 송이는 15~60년 된 젊은 소나무에서만 자란다. 여전히 인공 재배는 불가능하다. 온전히 그해 기후와 소나무에 달렸다.‘기후변화로 고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600년 된 대왕소나무가 있는 이 군락지에 자신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시설 ‘금강송 에코리움’이 있다. 금강송 숲길을 걷고 요가와 명상에 빠진다. 금강소나무와 송이 이야기를 듣는다. 소나무 향기 은은한 숙소에는 TV가 없다. 제공되는 식사에도 고기반찬은 뺐다. 숙박 정보는 ‘야놀자’ 앱에서 자세히 찾아볼 수 있단다. 흥미롭다.● 염화미소 불영사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이어지는 하원리에 불영사(佛影寺)가 있다. ‘천축산(天竺山)불영사’라고 적힌 일주문에서부터 가람(伽藍)까지는 약 1km 흙길이다. 도중 ‘丹霞洞天(단하동천)’이라고 음각된 암벽을 볼 수 있다. 도교에서 동천은 신선이 사는 곳이다. 상서로운 붉은 기운 감도는 낙원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크게 오른쪽으로 휘어져 들면 너른 평지와 연못, 그 뒤로 전각(殿閣)들이 보인다. 다른 절처럼 언덕으로 올라가면서 전각이 배치돼 있지 않다. 대웅보전(大雄寶殿)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단 정면 양쪽 바닥에 돌거북이 한 마리씩 목을 내밀고 있다. 기단에 가린 몸통이 대웅보전을 떠받친 모양이다. ‘목을 내밀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는 위협을 받아서는 아니겠고, 뾰족하고 날카로운 산세에 깃든 화기(火氣)를 억누르기 위함이다. 약 1400년 전 지어진 뒤 5번이나 불이 났다는 기록이 있다. 대웅보전 앞 삼층석탑도 땅을 비보(裨補)한 것이란다.651년 의상대사가 지었다는 전언이 기록으로 전해지지만, 사실과는 다른 듯하다. 의상이 태백산을 중심으로 창건한 화엄종 세력이 퍼지면서 생긴 사찰 같다는 해석이 일리가 있다(‘문헌 속 울진 불영사 上’, 최선일 여학 심현용 편, 온샘, 2021).그러나 설화와 전설이 얽히지 않은 사찰은 재미없지 않나. ‘불영’도 부처님 그림자라는 말이다. ‘대체 어디에?’ 하고 고개를 쳐들자 산등성이에 곧게 선 큰 바위와 그 앞으로 들쭉날쭉 작은 바위들이 보인다. 부처의 설법에 귀를 쫑긋하고 듣는 제자들 같다. 누구는 “예수의 산상수훈 장면 같다”고 한다.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그 바위들이 불영사 연못 불영지(池)에 비친다. 연못을 응시하니 염화미소를 언뜻 본 것 같았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울진울진 가는 길이 지난달부터 훨씬 수월해졌다. 강원도 강릉에서 부산까지 잇는 철도 동해선이 개통해서다. 그전까지 수도권에서 울진을 가려면 차를 몰고 가거나, 강릉 속초 등지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 이제는 강릉까지 KTX로 가서 열차를 갈아타면 2시간 안에 도착한다. 내려갈 때 왼쪽 차창 밖으로 보이는 쪽빛 동해는 덤이다.울진역에서 차로 10분도 안 걸리는 바닷가 언덕에 망양정(望洋亭)이 있다.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다. 망양정은 원래 남쪽으로 30km쯤 떨어진 울진군 평해읍에 있다가 19세기에 이곳으로 옮겨졌다. 이후 터만 남았다가 6·25전쟁 이후 새로 지은 뒤 2000년대 초에 다시 지었다.정자 이름이 말하듯 건물 자체보다 여기서 바라보는 전망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멀리 봐야 한다. 수평선까지가 아니라 그 너머를 보라는 의미로 들린다. 내 미래일 수도 있다.울진은 그동안 동해를 바라보는 장소였다. 하지만 이제는 시선을 돌리고 있다. 고립되다시피 한 울진이 우리에게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가득한(鬱) 보배(珍)를 품에 안고서.글·사진 울진=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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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문학적 가치 딥테크 스타트업 ‘全주기 창업 프로세스’로 키운다

    딥테크(DeepTech)는 과학적 발견이나 공학적 발전을 토대로 사회에 결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인공지능(AI), 양자기술, 합성생물학, 블록체인, 드론이나 로봇같이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상용화까지 긴 시간과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딥테크를 활용해 기후변화, 식량안보, 희귀병 같은 인류가 처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를 딥테크 기업이라고 한다. 확실한 성공 보장은 없고 제품을 만들었어도 투자수익률(ROI)을 높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천문학적 가치가 있는 기술이어서 세계 주요국은 국가 차원에서 딥테크 발전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추세다. 한국 정부도 최근 주요 딥테크를 선정해 관련 기업이나 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은 학내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에 더해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고려대는 크림슨창업지원단 주도로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과 활성화, 그리고 세계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전주기 창업 지원 프로세스로 스타트업 육성 뉴로엑스티(대표 성준경)는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을 분석해 특정 개인의 알츠하이머 치료에 적합한지, 적합하다면 어떤 과정으로 치료할지 등을 제안하는 창업기업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치매 치료를 좀 더 정밀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뉴로엑스티는 세계 의료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 150개 병원은 마이허브(대표 양혁)의 AI 의료정보 통합 플랫폼 ‘마이링크’의 20여만 명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다. 마이허브는 의료기기 품질경영인증 ISO 13485를 취득했다. 세컨드팀(대표 최재웅)은 AI를 활용해 선별한 해외 개발자를 기업에 연결시키는 ‘슈퍼코더’를 운영한다. 세계 115개국 개발자 약 11만 명을 발굴했다. 슈퍼코더는 서비스 지역 및 채용 직무를 다양화하고 있다. 일렉트로워터(대표 허현철)는 친환경 전기 이온 흡착 수처리(水處理) 기술을 완성해 세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이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고려대 크림슨창업지원단(옛 창업보육센터)의 연구 기반 창업과 특허 출원 프로그램, 초기 창업 패키지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는 것. 크림슨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2018년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확대 개편해 교내 스타트업 창업과 육성은 물론이고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진력하고 있다. 2019년부터 펼치는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초기 창업 패키지를 통한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 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지원 사업인 초기 창업 패키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보유한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을 돕는 제도다. 사업 모델 고도화, 시장 진입, 투자, 기술 실증 등을 지원하고 제품 개발과 제작, 홍보 마케팅 자금도 제공한다. 이 지원을 받은 124개 스타트업은 2023년 현재 누적 매출 약 640억 원, 고용 창출 612명, 누적 투자 약 270억 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3년 크림슨창업지원단은 2년 연속으로 초기 창업 패키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초기 창업 패키지는 유망한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실험실 특화형 창업 선도대학 사업’ ‘공공기술 기반 시장 연계 창업 탐색 지원사업’ ‘브릿지(Bridge) 3.0 사업’과 함께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전(全)주기 창업 지원 프로세스’를 이룬다. 이렇게 찾아낸 스타트업을 기술지주회사 직접 투자나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장래가 밝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TIPS 프로그램과 이어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한다.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산업용 기능을 갖춘 SLS(선택적 레이저 소결·燒結) 3D 프린터 같은 전문 장비를 갖춘 엑스 개러지(X-GARAGE)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예비 스타트업은 설계 검증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시제품 제작 및 설계 교육도 받을 수 있으며 제품 소량 생산까지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앞으로! 딥테크 스타트업이 꾸준하게 성장하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급선무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미국 벤처캐피털 아델파이벤처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스타트업 기관과의 교류를 넓히고 있다. 창업기업이 사업화 자금과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도록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외부 투자 기관과 연결시키는 KU 라이즈업 배치(Rise Up Batch)와 KU 데모데이(Demoday)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해외 유통 플랫폼 입점을 지원해 판로 개척을 돕는 KU 세일즈업 마켓 인투(SALES UP Market into) 프로그램, 마케팅 역량과 성장 전략을 배가시키는 KU 네트워크 콘퍼런스(Network Conference)도 운영한다. KU 글로벌 배치 프로그램(Global BATCH Program)은 영문 IR(투자자 대상 기업 홍보)부터 해외 투자 유치까지 지원한다. 해외시장 진출 지원에 힘입어 플트리스(대표 이대헌)는 우주정거장을 연상케 하는 스마트 식물 무드등(燈) ‘윙크트리’를 37개국에 수출했다. 일회용 컵 자동 세척 및 압축 건조 솔루션인 나와(대표 서영호)의 ‘컵끼리’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진출했다.고려대는 CES 2025에 단독관을 세워 교내 딥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양자통신 신호 발생기 ‘QSIMunit-SC’를 선보인 큐심플러스(대표 노광석), 디지털 웨어러블 운동 도우미 ‘MoveFreeKer’를 개발한 컴플렉시온(대표 박치호), AI 복합 보안 인증장치 ‘LESA Pass’를 내놓은 테라마임(대표 박재준)은 CES 혁신상을 받았다. 또 KU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를 열어 해외 투자자를 초청해 세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크림슨창업지원단은 “교내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창업 허브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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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에 城이 있다, 그 성에 가고 싶다[여행스케치]

    우리나라는 성곽(城郭)의 나라다. 조선 초기 집현전 직제학(直提學) 양성지(1415∼1482)의 말이다. ‘세조실록’에 기록된 상소(上疏)에서 그는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아뢴다. 아닌 게 아니라 북한 지역을 제외하고도 현재까지 확인된 성이 2100개를 넘는다. 90%는 산성(山城)이라고 한다. 신라 백제 고구려가 패권을 다투던 삼국시대, 세 국경이 맞물리던 충북은 산성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다(‘숲길, 오래된 미래를 품다’ 연규상 지음·샘터사·2014년). 여기저기 성들이 있는 괴산 보은 단양 제천 충주 등 중부 내륙에서 그 중심은 청주다. 청주에는 조선 중부를 지키던 진짜 산성이 있고, 외부인이 범접하지 못하던 요새 같은 곳이 있고, 지역 경제를 이끌던 벽 높은 구조물이 있다. 그 ‘성’들로 가 보자.● ‘산하는 웅장하고 의기는 드높아라’ 프란츠 카프카 소설 ‘성’을 번역한 독문학자 이재황에 따르면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까지 유럽 ‘고딕 문학’ 전통에서 성의 이미지는 비밀스럽고,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벌어지며, 섬뜩한 매력을 발산하는, 베일에 가린 공간이다. 드라큘라 성을 떠올려 보라. 반면 우리 성은 성곽, 즉 성벽이다. 전시(戰時)에는 피아가 생존을 두고 맞서는 경계이지만 평소에는 어머니 품같이 넉넉함을 품고 있다. 골짜기를 둘러싸는 포곡형(包谷形) 산성이 주류여서 지형에 따라 구불구불하니 더 자연스럽다. 서쪽으로 청주 도심을 굽어보는 상당(上黨)산성이 그렇다. 너른 잔디밭 구릉을 올라탄 상당산성은 높이 4∼5m, 둘레 4.2km, 넓이 약 72만7000㎡(약 22만 평)다. 등성이를 두른 석벽이 움푹한 분지를 안고 있는 모양새다. 삼국시대 토성(土城)으로 지어졌다는 것 말고 기원은 알 수 없다. 백제 축조 설, 김유신 장군 아버지가 세웠다는 설, 아니 김유신 아들이 지었다는 설 등이 떠돈다. 18세기 후반 상당산성 승병(僧兵) 영휴(靈休)의 ‘상당산성고금사적기(上黨山城古今事跡記)’는 궁예가 쌓은 뒤 견훤이 빼앗고 끝내 왕건이 차지했다는 야사(野史)를 전한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쳐 숙종 42년(1716년)부터 4년간 석성(石城)으로 개축했다. 성벽 위에 여장(女墻·낮게 쌓은 담)을 쌓은 뒤 옥개석(屋蓋石)을 올리고 총안(銃眼)을 배치했다. 가까운 곳을 겨냥한 근(近)총안 바닥은 지면을 향해 가파르고, 먼 곳을 쏘는 원(遠)총안 바닥은 평평하다. 산성의 주목적은 장기 항전이다. 상당산성도 청주읍성(邑城) 주민들이 전시에 농성(籠城)하는 피란성(避亂城)이어서 병영(兵營), 장대(將臺·지휘소), 군량 창고를 갖췄다. 승군(僧軍)을 위한, 각각 66칸 절 구룡사와 남악사가 있었다. 연못 다섯 곳, 우물 열다섯 곳도 있었는데 연못이 있는 산성은 국내에서 상당산성뿐이다. 조선시대 지도를 토대로 20세기 후반 여러 차례 수축(修築)하며 옛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잔디밭 위 남문이자 정문 공남문(控南門)은 3개 문 가운데 유일한 홍예문(虹霓門)이다. 이 문을 통해 성벽 길을 일주하며 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보름달 높게 뜬 밤, 서문 미호문(弭虎門)까지 서북쪽 등성이를 오르다 보면 청주 도심 야경의 진수가 보인다고 한다. 공남문 앞에 매월당 김시습 시비(詩碑)가 있다. ‘산성에서(遊山城)’라는 오언율시가 새겨져 있다. 한 구절은 이렇다. ‘멀리 바라보니 산하는 웅장하고/높이 오르니 의기는 드높아라’ 정말 그렇다. ● 베일을 걷은 성, 청남대 성으로 통하는 길은 하나뿐이다. 성 앞 드넓은 호수는 해자(垓字)다. 돌벽으로 둘러싸이지는 않았지만 단연코 성이다. 남쪽의 청와대, 청남대다. 2003년 4월 대통령 별장 역할을 뒤로하고 개방된 청남대는 ‘비밀스러운’ 베일을 걷어낸 성인 셈이다. 대통령 7명이 약 20년간 88회, 총 471일의 휴가를 이곳에서 보냈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어쩌면 가장 사적인 삶을 간접 체험하는 공간이다. 대통령은 이 시간만은 성주(城主)였을 터다. 접근이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보안이 으뜸이었다. 본관 앞 호수에는 제트보트가 항시 대기해 긴급 사태가 나면 대통령을 호위하고 대청호로 탈출할 준비를 했다. 청남대 본관 2층 대통령 사저 계단참 벽에는 ‘내림’ 버튼이 있다. 누르면 강철 차단문이 내려와 1층과 격리된다. 사저 창문은 33mm 탄까지 막을 수 있는 방탄유리로 도청 방지 장치가 돼 있다.사저 및 청와대 본관 건물을 60%로 축소해 만든 대통령기념관을 둘러보면 국가원수의 일상이 의외로 검소했다고 느껴진다. 한때 황금 수도꼭지가 있다고 소문난 사저 화장실은 그저 당시 고급 호텔 수준이다. 대통령들이 즐겼던 스포츠, 낚시 같은 취미생활 용품도 소박하다. 도배한 지 41년이 넘은 사저 벽지는 조금씩 색이 바랬다. 본관 앞뜰 230년 된 모과나무는 여전하다. 사저 집무실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구상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 연설문을 썼다. 대통령 가족 침실은 1인당 15만 원에 하룻밤 머물 수 있다. 대통령 간접 체험을 마쳤다면 184만4000㎡(약 55만2000평)에 이르는 밖으로 나선다. 조경수 100여 종, 5만2000여 그루와 야생화 130여 종, 약 20만 송이가 곳곳에 있다. 겨울이라 꽃이 아쉽지만 본관 입구 꽃사과나무는 지난해 11월까지 꽃을 피웠단다. 멧돼지 너구리 고라니가 출몰하는 자연 속을 거니는 기분이 좋다.청남대 3경(景)은 오각정, 초가정, 그늘집이다. 하지만 벌컨포 진지였던 ‘봉황의 숲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 풍경은 쉽게 잊기 어렵다. 전망대 가는 길은 오각정으로 통하는 길에서 언덕 쪽으로 작게 나 있어 지나치기 쉽다. 그곳에서 호수는 다도해가 된다. 호반에서 물 쪽으로 삐죽삐죽 내민 언덕들이 섬처럼, 노르웨이 피오르처럼 겹쳐 보인다. 청남대는 ‘아주 멀리 낯선 곳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그 낯섦이 던지는 유혹은 매력적이다.● 담배 한 개비와 마음 치유 연규상 작가에 따르면 1970, 80년대 청주 지역 경제는 ‘서대동연(西大東煙)’으로 압축된다. 서쪽 대농 공장과 동쪽 연초제조창이 청주를 먹여 살렸다는 것. 한때 노동자 3000여 명이 매년 100억 개비의 담배를 17개국에 수출할 만큼 번창하던 연초제조창은 2004년 뒤안길로 사라졌다. 연초제조창 건물 24개 동과 터는 한동안 용도를 찾지 못해 비둘기 소굴이 돼 버렸다. 2011년 국제공예비엔날레를 열었을 때 전시장으로 날아든 비둘기들이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얻었을 정도다. 담배 제조에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기에 청주 여성들의 손꼽히는 직장이기도 했다.연초제조창은 문화제조창으로 탈바꿈했다. 가로세로 각각 1m인 기둥과 층고 높은 천장 및 벽을 그대로 살리고 내부를 개조했다. 청주에 연고를 둔 섬유 금속 도자 공예작가들의 ‘오픈 공방’이 4층에 자리한다. 열린 도서관과 비엔날레 주(主) 전시장이 3, 5층을 채운다. 담뱃잎 찌는 냄새를 풍기던 옛 굴뚝은 높이만 5m 줄어든 48m짜리 기둥으로 변모해 고딕 성탑을 연상시킨다. 애연가라면 담배를 만들 때 쓰던 물품과 도구, 담뱃갑 등이 전시된 공간에서 까닭 모를 애수에 젖을 수도 있겠다.거대하지만 따뜻한 성들을 탐방하고 약간 피곤해졌다면 초정행궁 옆에 지난해 문을 연 초정치유마을에서 생기를 되찾는 것도 괜찮다. 냉천(冷泉)인 초정 광천수를 활용한 스파 치유 풀(pool)에서 마사지를 받고, 개인 광천욕을 즐긴다. 정적 흐르는 어두운 공간에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영상을 마주하며 명상하고, 천연향 가득한 공간에서 오감(五感)이 따뜻해진다. 청주시민과 외지인 이용료가 다르지만 초정행궁에서 숙박한 사람은 청주인 자격을 받을 수 있다.글·사진 청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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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사이버대 2025학년도 신·편입생 모집중

    고려사이버대학교(총장 김진성)는 1월 20일부터 2025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특히 산업체 및 공공기관 재직자는 ‘산업체위탁전형’을 통해 등록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협약된 기관 재직자는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된다. 미체결 기관도 간단한 절차를 통해 협약을 맺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고려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 또는 대표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려사이버대는 고려대와 함께 고려중앙학원에 소속된 4년제 고등교육기관이다. 2001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사이버대학이다. 평생교육 선도, 고등교육의 보편화와 개혁을 목표로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풍부한 장학 혜택과 고려대 시설 이용 혜택 고려사이버대는 전업주부, 고교 졸업생, 만학도 등을 위한 폭넓은 장학제도를 통해 학업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종로구와 성북구 지역 주민을 위해 신설된 장학금 제도를 통해 수업료 2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려사이버대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지역 주민의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이와 더불어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고려대 이용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고려대 도서관, 의료원, 교우회관(웨딩홀), 장례식장 등 주요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24개 학부(과) 운영…3개 전공 이수 가능고려사이버대는 전기전자공학부, 건축공학부, 경영학과, 법학과, 상담심리학과 등 총 24개 학부 및 학과를 운영하고 있어 지원자들에게 폭넓은 전공 선택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주·부·복수전공 등 학습자는 최대 3개 전공을 이수할 수 있어 졸업 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려사이버대는 학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성인 학습자를 위해 최적화된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대학 중 최저 졸업 이수 학점(132학점) 제도와 100%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학습자가 유연하게 4년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신입학은 3년, 편입학은 1.5년 내 조기 졸업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빠른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산업체위탁 전형으로 입학한 건축공학부 박화영 학생은 “100% 온라인 강의 덕분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학습할 수 있었다.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기에 최적의 선택이었다. 퇴근 후에도 출석, 과제, 시험 등을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라며 바쁜 직장인들에게 온라인 기반 학습 환경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유용성을 강조했다.● 직장인을 위한 다양한 장학 혜택 고려사이버대는 직장인을 위한 산업체위탁 전형과 다양한 장학 혜택으로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계제어공학부에 재학 중인 조진욱 학생은 “회사에서 기존 전공과 다른 분야의 업무를 맡게 되면서 이론적 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해 고려사이버대에 입학했다”며 “산업체 위탁 장학금을 통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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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ing’ 동명대 유학생 유치… 다양화-내실화 전략 “국제화 기반 탄탄”

    도전·체험·실천의 ‘두잉(Do-ing)’ 동명대는 2021년 4월 전호환 총장 부임과 함께 대학의 글로벌 정책 목표를 내국인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비율 50:50(유학생4000명 유치)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다양하고 매력적인 국제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2025년에도 글로벌 정책 기조를 더 강화하고, 더욱 업그레이든 차별화 프로그램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우선 글로벌 이미지를 제고한다. 동명대는 지난해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지방대학활성화사업 평가에서 부산에서 유일하게 2023년에 이어 24년도에도 AAA, 트리플A를 받았다. 글로벌 대학 평가에 도전해 세계대학혁신평가 WURI에서 리더십분야 세계 34위, 영국의 QS 대학랭킹 평가에서 아시아 900위권, QS Stars Ratings에서는 최상위 등급 5 Stars를 인증받았다. 2025년에는 이 평가에 기업평판도(ER)와 학문평판도(AR)를 합쳐 랭킹을 발표하는 QS랭킹에 도전한다. 11월 발표에서 아시아 대학 상위권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THE 평가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외 신인도를 높여 우수 유학생 유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두 번째, 유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조직을 개편할 예정이다. 영어 전용 트랙 국제대학 BIC(Busan Interna-tional College)는 설립 1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5개 학과에 1, 2학년 604명이 재학 중이다. 작년 11월 기준 외국인 유학생은 1300명을 넘어섰다. 2025년도에는 테크매니지먼트학과, 문화디자인매니지먼트학과를 신설해 영어전용 과정의 전공 선택 폭을 넓히려 한다.프랜차이즈형 해외 캠퍼스를 개설한다. 지난해 12월 27일 베트남 최고의 사립대학인 HUTECH(호찌민기술대학교)에 학사과정 2개 전공, 국립대학인 UTH(호찌민교통대학교)에 석사과정 1개 전공 개설 협정 체결을 완료했다. 전공별 50∼80명의 유학생 유치 효과를 내 글로벌 대학으로 이미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또한 중국 하북예술대학과는 역방향 프랜차이즈 대학을 개설해 동명대 캠퍼스에 중국 대학의 학위과정을 이수하는 프로그램도 현재 중국 정부의 설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신입, 편입학 유학생 유치 전략을 뛰어넘는 국내외의 안정적 유학생 확보 전략이다.4번째로 유학생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난해 하반기 유학생의 경력 개발 및 진로 지원을 위한 전담기구인 ‘국제유학생지원실’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재학 중 경력 개발 지원과 진로지도, 그리고 졸업 후 국내 정착 지원을 한다. 관련 분야 전문인을 총괄책임자로 특별초빙해 유학생들의 개인별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이러한 실천형 전략을 바탕으로 2029학년까지 향후 5년 내에 국내외 캠퍼스에 재학하는 유학생 4000명 달성을 기대한다.동명대 전호환 총장은 “두잉 교육 철학을 실천적 적극 행정에도 적용해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할 것“이라며 ”2025년은 캠퍼스의 글로벌화를 통해 국내 최고의 강소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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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시간 공부 2시간에 끝!”… AI 시대 ‘최고’ 공부법 세계 첫 개발

    세계는 지금 창작 능력을 갖춘 대화형 AI 챗봇 챗 GPT의 사용자가 1억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다양한 디지털의 발달로 문해력 저하는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른들도 책을 읽어도 뒷장 넘어가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고도의 집중력과 미개발된 뇌의 능력을 깨워주는 학습법이 있다. 세계전뇌학습아카데미 김용진 박사가 개발한 ‘초고속 전뇌학습법’이다. 김 박사는 인간의 잠자고 있는 뇌세포를 깨워 전뇌(全腦 좌뇌, 우뇌, 간뇌)를 개발시키면서 학습 능력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는 자기 주도학습법인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장영실 과학문화상’금상을 받았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교육심리학, 인지심리학, 대뇌 생리학, 안과 의학 뇌 과학 측면의 연구 결과로 완성됐다. 특허청에 등록됐을 뿐 아니라 세계 대백과 사전에도 등재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 218개국 언어와 문자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세계통일 학습법이다. 초고속 전뇌학습법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초고속 정독을 위한 과정으로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논리력, 어휘력, 문해력 등을 길러줘 독서 능력이 10∼100배 이상 향상된다. 2단계는 영어 단어, 한자, 교과서 및 전공 서적 암기 7,5,3 원칙 등 암기법이다. 3단계는 응용 단계로 교과서 및 전공 서적 요점정리 7원칙, 전뇌 이미지기억법 7원칙 등을 통한 체계적인 자기주도 학습이다. 보통 5일에서 10일에 전 과정이 끝나면, 10시간 공부를 2시간에 할 수 있다. 또한 ‘공부 방법 면허증(특허청 등록)’을 발급한다. 공부 방법 면허증 취득자 가운데 다수가 공무원 시험 합격, 변호사, 공인회계사, 공인 중개사 시험 등에 합격했다. 조 모 씨는 서울대 입학해서 전액장학금을 받고 졸업했다. 홍 모 씨는 대학에서 전 과목 A+를 받고 수석 졸업하고, 고려대 황 모씨는 4학기 올 A+ 성적장학금을 받았다. 50대 김 모 씨는 기술사 시험을 두 과목 합격하고, 원 모 씨는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다. 김 박사는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활용한 ‘노벨상 100명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전 국민 독서 운동을 위한 1년간 365권 독후감을 쓰면 100만∼1000만 원까지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 고교생과 대학생 회원들에게 성적장학금 200만 원을 준다. 1년 동안 11명이 독후감 대상과 100만 원∼3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주말반도 운영하고 있다. 평일, 주말 모두 개인 진도 수업을 진행한다. 노성복 회원은 78세의 나이에 1년간 책1800권을 읽고 독후감 1015권을 작성해 독후감 대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자서전 ‘상금 300만원’이라는 책을 내고, 2022년 7월 8일 〈세계기록인증원〉으로부터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받았다. 김 박사는 “‘노벨상 100명 만들기’ 프로젝트는 자신에게 부여된 소명”이라고 말했다. 또 “초고속 전뇌학습법을 제도권으로 도입시킨다면 대한민국 두 번째로 수여한 노벨 문학상뿐만 아니라,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도 많이 배출될 수 있다”며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어 출생률도 높일 수 있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뇌 계발 훈련을 통해 어르신들의 집중력, 기억력, 암기력이 좋아진다. 치매 치유에 획기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 학습법은 1주일 매일 수업이 있으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서울 송파구 삼전동 세계전뇌학습아카데미에서 무료 공개특강을 한다. 설 연휴에는 25일부터 30일까지 5일 완성 특강반을 진행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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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에서 양자기술 쓰이는 날 앞당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원장 황종성)은 기존 AI-양자기술활용팀을 양자기술활용센터로 개편해 양자기술 상용화 전담 기관 역할을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는 유엔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IYQ)이자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산업화 원년이다. 특히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선도하는 미국 구글이 슈퍼컴퓨터로 10조7000억 년 걸리는 계산을 5분 만에 해내는 차세대 양자컴퓨터 칩 ‘윌로(Willow)’를 개발하는 등 세계가 양자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NIA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관측이다.● 양자기술 상용화 마중물 역할 NIA는 양자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지원 및 양자기술 상용화를 전담하고 있다. 올해 관련 예산은 약 155억 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양자기술 상용화 기반을 조성하고 양자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며 양자산업 수요연계형 실증을 비롯한 산업생태계 활성화 전반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양자기술 연구개발(R&D) 결과물을 상용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9년까지 ICT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공, 국방 분야에서 양자기술 적용 수요를 찾아내 혁신적인 활용 및 융합 사례를 만들어 기술과 산업의 연계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국산화를 지원할 생각이다. 올해는 예산 50억 원을 투여한다. 양자 테스트베드 구축은 올해도 계속 진행한다. NIA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연결해 양자통신 및 센서를 시험하고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이를 통해 산학연(産學硏)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 설비를 2028년까지 갖출 계획이다. 또 2월 예정된 ‘퀀텀 커넥트 라운드테이블’을 정례화해 양자기술 전문가와 산학연 사이의 지속적인 협력 채널로 가동할 구상이다.● 성과를 발판으로 도약 준비 NIA는 지난해 K-QIC(양자산업생태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국내 양자기술 생태계 활성화 및 상용화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초 양자암호통신 장비군 대상 보안 제도를 마련해 관련 장비 10건을 인증했다. 보안을 최우선시하는 공공과 민간 분야에 양자암호통신과 양자내성(耐性)암호(PQC·양자컴퓨터의 공격 시도에도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암호 알고리즘)를 실증한 결과다. 이를 통해 양자암호통신 서비스와 PQC 전용회선을 각각 세계 세 번째와 최초로 상용화했다. 양자얽힘(두 입자의 양자 상태가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 광원(光源) 제품화, 양자암호 드론, 양자연구용 온도조절장치, 사물인터넷(IoT)용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 고도화 같은 양자정보통신기술 사업화 14건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 센서, 컴퓨터 같은 양자기술 전 과정을 35개 온라인 강좌로 만들고 실습교육을 운영해 수료생 656명을 배출하는 등 양자기술 인력 배양에 힘썼다. 2024년 양자백서를 발간했고 양자산업 리더스 포럼을 개최해 양자기술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미국 QED-C, 일본 Q-STAR 같은 해외 양자기술협의체와 교류, 협력하고 있다. 황종성 NIA 원장은 “기존 산업과 융합해 혁신을 이끄는 양자기술 활용 사례를 창출하고 산업화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지원 및 인프라 구축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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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정함은 상상력이다 [후벼파는 한마디]

    “다정함은 상상력을 말하는 겁니다.”(‘신의 카르테 0’,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백지은 역, arte, 2018년)가끔 일본 TV 드라마를 본다. 주로 미스터리물을 보는데, 한국에서라면 만들 엄두를 못 낼 가볍고 잔잔한 소재를 버무린 작품도 시청한다. 배우들 연기가 연극을 하는 듯해서 낯설지만 ‘신선한데…’ 하는 경우도 있다. 에피소드마다 소소하든 묵중하든 교훈을 담으려 애쓴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떨 때는 강박인가 싶어 징그럽고 어떨 때는 너무 전형적이어서 실소가 새 나오지만, 눈시울을 찔끔하는 순간이 꽤 있다.짧은 일화를 통해 삶에 필요한 혹은 필요할 법한 지혜나 윤리, 통찰을 전하는 이야기 형식은 이솝우화(寓話)나 탈무드처럼 아주 오래됐다. 한국보다 시장이 큰 일본 장르 소설, 대중소설도 이 같은 양식을 취하는 글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심심풀이 삼아 읽다가 흐트러진 자세를 순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는 대목을 맞닥뜨린다. 그런 소설들이 드라마로 많이 각색된다.최근 읽은 ‘신의 카르테 0’도 드라마로 방영된 소설의 프리퀄(prequel·원래 작품 내용보다 앞선 시기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 격이다. 지방 종합병원 의사 이야기를 다루는 이 소설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다정함은 상상력을 말하는 겁니다.” 다소 뜬금없는 듯한데 그 앞부분을 읽으면 좀 이해가 된다. “다정함은 약함이 아닙니다.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힘을 다정함이라고 말하는 겁니다.”다정(多情)함이 사전적 정의(定意)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정을 많이 베푸는 것이라면, 정이란 무엇인가. 이 소설을 쓴 이는 상대의 생각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려면 필요한 역량이 상상력이라는 얘기다. 상상력은 자기 머릿속 공상이나 예단(豫斷)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다. 상대가 처한 상황과 개선될 수 있는 미래를 숙려(熟慮)하고 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또는 해야 할 바를 구상해 실천하는 것이 다정함의 완성일지 모르겠다.그렇다면 다정함은 자기 잇속만, 자기 미래만, 자기 영달(榮達)만 생각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터이다. 상대의 범위도 한 사람에서, 한 집단으로, 한 종족으로, 한 민족으로, 한 국가로, 온 인류로 뻗어 나갈 수 있다. 답답한 한국 상황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졌으면 하는 능력이 다정함이라고 생각한다.대통령 탄핵은 개개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탄핵 찬성이든 반대든 그것을 위해서 자식의 대학 입시 정시 합격을 포기할 수 있나, 자신의 승진을 미루겠는가. 보따리 시간강사가 대학 강의 자리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직원 월급 미루지 않기에도 허덕이는 작은 기업이 막중한 계약을 미뤄도 괜찮은 것인가. 아니지 않나. ‘나무판자에 숨죽여 흐느끼며 남몰래 쓴다’고 할만한 가치도 아니다. 그런 시대도 아니다.나라를 다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지금은 다정해야 할 때다. 유권자와 국민과 민족과 나라가 인류가 ‘생각하는’ 것을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계산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드는’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하는 섣달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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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山을 바라보다, 神을 마주하다[여행스케치]

    “타이가르, 타이가르.”12인승 승합차 운전사가 오른쪽 창밖을 바라보며 짧게 말했다. 새벽 미명(未明)에 덜 깬 눈을 비비며 내다봤지만 어둠뿐이다. 운전석 뒤 탑승객이 “뭔가 길옆 수풀 속으로 움직인 것 같다”고 했다. 타이가르, 타이거(tiger), 호랑이였다.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 ‘사랑곳 전망대’로 일출을 보러 가는 꼬부랑 산길. ‘산신(山神)이 마중을 나온 건가….’ 2024년 12월 8일 오전 5시 50분을 막 넘어섰다.● 산을 바라보기, 신을 마주하기표고(標高) 1600m에 육박하는 사랑곳 전망대 아래 주차장 카페에서 차를 마신다. 해가 뜨려면 20여 분 남았다. 카페 주인이 전망대 너머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말한다. “러키(운이 좋다).” 안나푸르나 산군(山群)을 숨겨 왔던 안개가 오늘은 진하지 않을 듯하다는 얘기다.포카라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여행자 대부분이 출발하는 곳이다. 이 전망대에서는 해발 8091m 안나푸르나 1봉을 비롯해 7000m, 6000m급 연봉(連峯)을 볼 수 있다. ‘거기에 일출까지?’ 흐뭇한 상상에 빠지며 전망대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갔다.히말라야는 동서로 약 2500km 뻗어 있다. 그러니까 해가 히말라야 위로 뜨지는 않는다. 동쪽에서 떠오른 해는 봉우리들을 연붉은색에서 서서히 벌겋게 물들이다가 곧 중천으로 향한다. 다만 그런 날이 안개가 많이 끼는 지금 같은 건기(乾期)에는 드물다. 카페 주인 예상과는 달리 이날도 그런 것 같았다. 떠오르는 해도 먼지 같은 수증기 속에서 희미하다. 봉우리들은 안개가 감싸고 있다.태양이 어느 정도 솟아오르자 어깨동무한 설산(雪山)들이 드디어 나타난다. 며칠 밤낮을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거리지만 손 내밀어 휘저으면 닿을 것 같다. 상상 이상으로 시야가 트인다. 삶의 지경(地境)이 팽창한다.히말라야 8000m급 이상 봉우리 16좌(座)를 모두 오른 엄홍길 대장은 “8000m 이상은 죽음의 지대다.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산의 신(神)이 받아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나푸르나를 후배와 셰르파를 잃어가며 5번 도전한 끝에 올랐다.‘절대 존재’ ‘진리와 불멸의 상징’ 히말라야에서의 사투(死鬪)와 전망대에서의 조망을 견줄 순 없다. 엄 대장의 ‘산이 곧 나고, 내가 곧 산이다’ 같은 경지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1924년 에베레스트를 오르다 실종된 영국의 조지 맬러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왜 산에 오르는가’라는 질문에 “그것이 거기 있으니까”라고 했다. 소설 ‘신들의 봉우리’(유메마쿠라 바쿠 지음·이기웅 옮김·리리·2020년)에서 전설의 산악인은 답한다.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안나푸르나 산들 가운데쯤 삼각형 모양 마차푸차레(6997m)가 우뚝 서 있다. 네팔 말로 ‘물고기 꼬리’라는 뜻이다. 서쪽 안나푸르나에서 보면 봉우리가 꼬리지느러미처럼 ‘U’자 형태를 띠고 있단다. 네팔 정부는 ‘신(神)이 깃든 곳’이라며 등반을 금지하고 있다. 미답봉(未踏峯)이다. 카메라 줌을 당기면 봉우리 밑 움푹 팬 곳이 안온한 자궁처럼 보인다.수도 카트만두 공항에서 서쪽 포카라로 오는 25분여의 비행 중 오른쪽으로 7000m급 설산 연봉이 보인다. 남동쪽 바드라푸르로 가는 약 40분 비행 중 왼쪽으로 좀 더 멀리 에베레스트, 칸첸중가 같은 8000m급 산들을 볼 수 있다.전날 포카라로 오는 비행기는 예정 시간보다 5시간가량 늦게 출발했다. 안개 때문이었다. 안절부절 짜증을 내며 기다렸다. 네팔 사람들은 평온해 보였다.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며 깨달았다. 빨리 오든 늦게 오든 산은 늘 기다려 준다. 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걷고, 돌고, 기도하고, 기다리다개 짖는 소리에 눈을 떴다. 오랜만이다. 한라산(1950m)보다 높은 5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카트만두는 아침부터 매연이 자욱하다. 많은 사람이 길을 나선다. 사람과 차와 오토바이와 드문드문 자전거가 찻길에서 종으로 횡으로 북적거린다. 샛길과 골목길로 개가, 소가, 닭이, 양이, 원숭이가 부대낀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오토바이, 사람과 차가 닿을 듯 말 듯하다.인구 3100만 명 가운데 힌두교도가 81.2%, 불교도가 8.2%다(미국 CIA 팩트북, 2024년 기준). 그러나 두 종교의 교리와 설화가 섞이거나 절충한 것이 적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카트만두에는 힌두교 사원과 불교 사리탑(스투파)이 섞여 있다.보다나트 스투파에서 사람들은 탑을 시계 방향으로 돈다. 보다나트의 ‘보다’는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깨달음이 쉽지 않기에 기도하고, 간구하고, 생각을 떨쳐내고 경전이 든 원통인 마니차를 손으로 돌리며 걷는다. 탑돌이는 “중심으로 들어가는 행위가 아니라 주변을 걸으며 중앙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느끼는 동작”이다.(‘히말라야의 맹주 네팔 히말라야―카트만두 편’·임현담 지음·종이거울·2016년)네팔의 스투파는 우리나라 왕릉 같은 하얀 반구 위에 직육면체가 있고 그 위에 원추 13개가 양산을 받친 형태다. 육면체 각 면에는 모든 실체를 보는 부처의 눈이 그려져 있다. 탑 꼭대기에서 기도문이 적힌 검정 하양 빨강 노랑 녹색 깃발 룽따(혹은 다르초)가 만국기처럼 바닥까지 내걸려 있다. 임 작가에 따르면 ‘탑은 고통받는 중생의 마음을 묵묵히 받아 준다, 산처럼.’스투파 주위를 3층짜리 상가들이 둘러싼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도 1960년대에는 울타리 대신 2층 아케이드가 둘러싸고 있었다. 스투파를 에워싼 건물들이 낯설다. 건물들이 촘촘히 서 있다. 한 건물 외벽이 옆 건물 외벽과 붙어도 있다. 틈이 거의 없다. 신도 부대끼는 서민의 삶 속에 있는 것 같다.중세부터 18세기 중반까지 네팔을 다스린 말라 왕조의 유적 도시 바크타푸르도 신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발한다. 한때 172개나 있었다는 힌두교 사원들이 광장 세 곳을 중심으로 곳곳에 서 있다. 18세기 초에 지은 5층짜리 나타폴라 사원(높이 약 30m)은 카트만두에서 가장 높다. 분노한 시바 신의 아내 바이라비 신을 모시는 이 사원에 오르려면 계단을 수십 개 올라야 한다. 계단 양쪽으로 레슬러, 코끼리, 사자, 그리핀, 그리고 여신 석상이 2개씩 사원을 호위한다. 석상 하나를 오를 때마다 힘은 10배 커진다. 여신은 그리핀보다 1000배 힘이 세다. ●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12일 저녁 네팔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인 파슈파티나트 사원 건너편 계단으로 육중한 검은 소가 걸어 올라온다. 시바 신이 사슴으로 변해 뛰놀았다는 사슴동산 쪽이다. 몇십 분 전까지 사원 입구에서 무언가 먹고 있던 소다.파슈파티나트 사원은 성지(聖地)이자 화장터다. 사원과 사슴동산 사이로 카트만두 중심을 지나는 바그마티강이 흐른다. 강변에 화장대(火葬臺)들이 일렬로 놓여 있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네팔 힌두교도라면 언젠가 이곳에 와야 한다. 죽음은 공평하다. 다만 상류에서는 돈 있는 자, 하류에서는 빈곤한 자가 태워질 뿐이다.장례 행렬이 왔다. 수의(壽衣)처럼 흰 천으로 감싼 시신을 나무판에 얹어 강으로 내린다. 영혼이 정수리에서 잘 빠져나가도록 발을 강물에 적신다. 화장대 장작 위에 시신을 놓고 버터(기름)를 흠뻑 뿌린다. 얼굴 덮은 천을 걷어 아들이 시신의 감긴 눈에 불을 붙인다.검은 소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불교의 심우도(尋牛圖) 속 그 소 아닐까, 문득 생각한다. 소는 내 마음이다. 네팔 인사말 ‘나마스테’는 ‘당신에게 귀의하다’는 뜻이다. ‘내 안의 신성이 당신 안의 신성을 경배한다’는 뜻이다. 내 마음은 당신에게 있는지도 모르겠다.카트만두·포카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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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절은 제주에 그렇게 머무네[여행스케치]

    제주도 한 달 살기 바람이 몇 년째 가실 줄 모른다. 살아 본 사람들의 경험을 담은 책과 유튜브 프로그램은 수십 권, 수십 건이다. 바다 건너 섬 생활 이야기가 이웃 마을 ‘맘 카페’ 댓글 보듯 가깝다. 제주가 익숙해진 것 같다. 그걸로 충분한 걸까. 누구 말대로 제주는 언제나 ‘낯선 이상향’으로 남았으면 한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기. 처음인 듯한 경관에 푹 빠지기. 아무 생각 없이 게으름 피우기. 소진된 ‘항마력(降魔力·생활 속 부끄러움이나 역겨움을 견디는 힘)’ 충전하기. 조금 치유된 나를 만나기. 그런 곳 말이다. 제주관광공사가 선정한 ‘제주 웰니스 여행’ 장소로 떠나 봤다.● ‘바람이 분다, 말이 달린다’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성이시돌목장에 바람이 거세다. 일본 문화인류학자 이즈미 세이치의 ‘제주도’(김종철 옮김, 여름언덕, 2014년)에 따르면 겨울바람은 영등할망이 만든다. 영등바람이라고도 하는 신풍(新風)이 (음력) 정월 보름에 바다를 건너와 2월 보름에 돌아간다. 동쪽 끝 우도(牛島) 전설은 ‘매우 광포한 신 영등할망을 잘 모시지 않으면 폭풍이 인다’고 전한다. 물론 영등할망 올 때가 아니어도 제주 바람은 억세다. 누구는 “영문도 모른 채 바람이 분다. 방향도 수백 번 바뀐다”고 했다. ‘한라산 산신(山神)은 육지에서처럼 범(虎)이 아니라 바람과 돌의 상징인 듯하다’는 이즈미의 해석은 맞을 것이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는지 모르는 바람 속에서 말들이 330만 ㎡(약 100만 평) 초지(草地)를 거닌다. 겅중겅중 달린다. 고려 삼별초가 패망한 1273년 이후 몽골은 말 160필을 가져다 놓고 제주도를 목마장(牧馬場)으로 삼았다. 20세기 들어서까지 마을 공동으로 말을 방목했지만 지금은 대개 경주마를 기른다. 이 목장 말도 26세 먹은 종마(種馬) ‘액톤 파크’가 뿌린 경주용 서러브레드(thoroughbred)다. 경주용 말은 2∼3세에 경주를 시작한다. 전국 경마장에서 달리는 말의 80%가 제주산이다. 선수 경력은 길어야 5년. 보통 7세에 은퇴한다. 이곳에는 경주마 ‘유치원’과 ‘고등학교’가 있고 은퇴한 경주마가 풀을 뜯으며 여생을 보내는 ‘요양원’도 있다. 19세, 17세, 15세, 10세, 네 마리다. 매년 전국에서 2000마리 정도 태어나고 1500여 마리가 은퇴한다. 은퇴한 말의 생사는 잘 파악되지 않는다. 이 목장이 한국마사회와 ‘은퇴마’ 돌봄 프로젝트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성이시돌목장은 1953년 아일랜드에서 온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1928∼2018) 신부가 중산간(해발 200∼500m 지역) 땅을 개발한 것이다. 이시돌(Isidore·1110∼1170)은 스페인 농노 출신 가톨릭 사제로 농부의 수호성인이다. ‘제주 기업 목축의 본보기’인 이곳에는 당연히 소도 있고 양도 있다. 목장 쉼터에서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농약 안 친 풀을 먹고 자란 젖소가 우유를 만든다. 유기농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영양성분이 더 많지는 않단다. 브런치 카페에서는 제주 메밀로 만든 갈레트(galette)를 판다. 프랑스에서는 흔히 베이컨을 넣는데 여기서는 제주 해산물로도 만든다. ● ‘계절은 이렇게 내리고, 그렇게 머문다’ 이즈미의 ‘제주도’나 1983년 ‘뿌리깊은 나무’에서 출간한 ‘한국의 발견―제주도’에서 차(茶)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연간 차 생산량 아시아 1위다. 그만큼 차 재배 농민이 많고 차 수준도 높다. 제주 토종 꽃차도 40여 종이다.계절이 돌아오듯 ‘물이 돌아오는 곳’이라는 뜻의 서귀포시 회수(回水)동에 차와 다식(茶食)을 맛볼 수 있는 ‘회수다옥’이 있다. 주인장 부모가 32년 전 세워 탐라대생들 하숙을 치거나 펜션으로 쓰다가, 학교가 없어진 뒤 폐가가 되다시피 한 집을 헐고 다시 지었다. 이곳에서는 ‘맡김차림’을 음미해 봐야 한다. 주인 서경애 씨(55)는 보이차 우롱차 말차 같은 수입차 위주의 이른바 ‘티마카세(티·tea+오마카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제주산 차 5종과 제주 밭작물로 만든 다식으로 맡김차림을 만들었다.메뉴는 정해진 것 없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이런 식이다. 은은한 코코넛 맛 무화과잎차로 입을 가신다. 딴 찻잎을 실내와 실외, 양지와 음지에서 말리고 덖지는 않은 백차를 3분간 우려 마신다. 3분은 작은 모래시계로 잰다. 다음은 차 원물(原物)을 꽃과 함께 24시간가량 놔둬 향을 입힌 차꽃홍차다. 이후 녹차를 섭씨 200도 강불에 40분가량 덖어 산화를 최소화해 떫은맛을 뺀 제주덖음차로 입안을 정돈한다. 그리고 카페인 없는 구절초로 마무리. 요즘은 그늘에서만 재배한 어린 찻잎을 쓴 첫물말차로 만든 첫물말차라테가 나온다. 차 사이사이 녹두 곶감 유자 감귤 당근 등 사시사철 제주 작물로 만든 다식과 떡이 차 맛을 일깨운다.손님 앞에서 차를 직접 우려내는 팽주(烹主)에게서 그 차 이야기를 들으며 맛과 향을 들이켜다 보면 ‘계절은 이렇게 내린다’는 노랫말이 와닿는다. 계절이 차를 통해 내 몸에 내려와 한동안 머문다.계절을 잡아채는 것은 차만이 아니다. 천연염색으로 제주 셔츠를 만드는 ‘씬오브제주(Scene of Jeju)’에서 체험해 보자. 철가루 물에 20분가량 담가 놓는 전처리를 한 에코백에 유칼립투스 나뭇잎과 억새를 올려놓는다. 쇠봉에 둘둘 말고 랩을 씌워 묶은 뒤 찐다. 열에 잎의 탄닌 성분이 반응해 유칼립투스가 새겨지고 억새도 희미하게 자취를 남긴다.● ‘제주 사람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산다’ ‘한국의 발견―제주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참새만큼 흔한 텃새인 동박새는 늦겨울 붉게 핀 동백꽃을 찾아 한라산 골짜기를 떠나 마을에 내려오는데, 동박새가 “호오개교옥” 하고 울 적마다 동백꽃이 한 송이씩 피어나고….’동박새가 내려오는 마을이 남원읍 신림리 동백마을이다. 주민 560여 명 가운데 530명이 감귤 농사를 짓는데 농사 아닌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에 2007년부터 동백나무 400그루를 심었다. 아예 동백과 인연이 없지는 않았다. 1706년, 이 마을에 처음으로 이주해 온 광산 김씨 집 둘레에 동백나무가 심겨 있었다. 제주도 지방기념물 27호 동백군락지가 이곳에 있는 연유다.동백 씨앗으로는 기름을 짜서 먹거나 피부에 바른다. 토종 동백 씨앗만 먹을 수 있다. 동네 할망들이 씨앗을 모아 오면 돈을 쳐 준다. 씨앗을 씻고 말려 성한 것을 골라 200도에서 30분간 초벌 볶는다. 씨앗 한 통을 짜면 기름이 2L가량 나온다. 방금 짠 기름을 마셔 봤다.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다. 한때 참기름 대신 식용으로 쓰자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를 알겠다. 마을 ‘동백마을 방앗간’에서는 동백기름을 쓴 비빔밥도 먹을 수 있다.동백꽃은 한 나무에서도 피는 시기가 다 다르다. 이쪽 가지에서 피었다가 지면 저쪽 가지에서 피어난다. 비슷한 광경을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 다크룸이라는 공간에서도 볼 수 있다. 주로 움직이는 미지의 기계 생명체를 쇠로 만드는 최우람 작가의 ‘Una Lumino Callidus Spiritus(하나의 빛, 영리한 영혼)’이다. 따개비 군집이지만 입을 다물었다가 하나씩 순차적으로 여닫으며 빛을 내는 모습은 동백꽃의 피고 짐을 연상케 한다.겨울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에서는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해발 342m 따라비 오름을 탐방하거나 동백마을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침에는 자전거로 표선 바닷가를 따라 난 길을 달릴 수도 있다. 게으름을 뜻하는 제주말 ‘간세’를 되새기며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 어디 가나 보이는 수평선이 당신의 동반자가 된다.제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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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철도고, 서울시 기간산업 분야 특성화고 지원율 1위

    용산철도고는 3일 2025학년도 신입생 156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도 산업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철도 협약형 특성화고로 선정된 용산철도고는 기간산업 분야 서울시 특성화고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취업 결과도 두드러진다. 코레일 특별 전형에 지원한 학생 대부분이 합격했다. 이 밖에도 한국가스안전공단과 서울시 등에 합격자를 다수 배출했다. 이 학교 자동차과는 올해도 독일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지원자 절반이 합격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바탕에는 학생들의 재능과 역량에 더해 인재 배출에 힘쓰는 학교의 노력이 존재한다.용산철도고는 지난달 틸팅(tilting)열차(곡선 궤도에서 주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차체를 기울일 수 있는 철도 차량)를 비롯해 철도 교육용 장비와 기자재를 속속 확보했으며 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을 활용한 교육 기자재(機資材) 개발과 도입에도 힘쓰고 있다.지난달 24일 협약형 특성화고 현판 개막식과 함께 열린 틸팅열차 공개 행사에서는 열차 내부가 일반인에게 선을 보였다. 용산철도고 학생들도 쉽게 들어가 볼 수 없는 기관실에서는 시운전까지 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인생네컷 사진관과 노래방 등도 설치돼 있다. 틸팅열차 구성물은 일부 학습 기자재로 사용된다.학교는 또 국가 철도기관, 기술인협회, 지방자치단체와 협약 등을 통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송원대와 철도 교육 학점 사전 이수(APO) 과정을 개설하는 등 철도교육원 소재 대학과의 학점 교류를 넓혀 가고 있다. 철도차량정비기능사 철도운송산업기사 같은 국가자격증을 안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산업인력공단과 함께 과정형 평가를 추진하도록 애쓰고 있다.백해룡 용산철도고 교장은 “올해 신입생 모집 성과는 용산철도고 발전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교육부, 교육청, 지자체 및 관련 기관, 기업체, 동문회와 협력 관계를 유지, 확대한다면 철도 분야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중등교육기관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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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선도… 지역사회 동반성장, 유한대학교

    유한대학교는 디지털 전환(DT) 흐름에 발맞춰 지역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와 도약을 지원하는 ‘2024년 소상공인 디지털 특성화 대학’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에 중심 역할을 했다는 것.● 소상공인 니즈(needs) 맞춤형 프로그램이번 사업을 통해 유한대는 유튜브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활용, 해외시장 진출 등 소상공인 DT를 위한 3가지 교육 모듈을 개발, 운영했다. 실습 중심으로 설계된 이 프로그램을 교육생 82명이 성공적으로 수료했고 이 중 50% 이상이 온라인 매출 성장이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올렸다. 이번 사업을 통한 매출은 약 2억3000만 원이었다.또 유한대는 부천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경기북부지역본부와 함께 소상공인 모집부터 정책 특강, 성공 사례 공유 등을 진행하며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정책 특강에서는 소상공인이 디지털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최신 트렌드와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지역 사회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혁신을 촉진했다. 성공 사례 공유를 통해 DT 필요성과 가능성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유한대는 지역 소상공인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기 위해 DT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DT센터 1 대 1 맞춤형 코칭에서는 180회 멘토링을 진행해 소상공인이 온라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활용법, 상품 페이지 구성, 온라인 광고 설정 같은 구체적인 실습 중심 코칭은 소상공인들이 즉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교육 수료생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교육 프로그램 제공에 이어 유한대는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통해 소상공인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먼저 교육 수료생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수료생들은 이 커뮤니티에서 디지털 역량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고 수료생 네트워킹 및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 또 유한대 재학생으로 서포터즈를 구성해 소상공인 사업장을 방문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유한대 디지털 특성화 사업은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이 DT로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유한대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든든한 디지털 동반자로서 DT 흐름 속에서 소상공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지역사회와 협력해 유한대가 디지털 혁신 허브로 자리 매김해 더 큰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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