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다른 정수장서도 유충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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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촌정수장 이어 ‘부평’서 나와… 서구-강화지역 추가 신고 잇달아
市 대응에도 수돗물사태 확산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는 ‘깔따구 유충’ 사체가 기존의 서구 정수장에 이어 부평구 정수장에서도 발견됐다. 지금까지 관련 민원 신고만 600건 가까이 접수된 가운데 현장 조사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만 약 150건에 이른다. 인천시 등은 합동정밀조사단을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사태는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18일 조사에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등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부평정수장과 배수지 3곳에서 깔따구 유충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껏 유충은 서구 공촌저수장과 관련 배수지 등에서만 발견돼 왔다. 부평구 정수장은 앞서 2번의 조사에선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새로 확인됐다.

시는 부평 지역에서도 유충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부평정수장과 관련 배수지 4곳, 소화전 26곳을 모니터링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 결과 부평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계양구와 부평구 가정집 5곳에서도 유충 추정 물체가 나왔다”고 전했다.

기존에 민원 신고가 이어졌던 서구 15곳과 강화군 1곳에서도 18일 유충이 추가로 발견됐다. 강화군은 지금껏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 신고 37건이 접수됐으나 현장 조사에서 유충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강화 지역은 유충이 계속 발견되는 서구 지역과 같이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시와 환경부가 서구 공촌정수장의 활성탄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 1개체와 서구 원당동 가정집에서 발견된 유충 3개체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모두 깔따구 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정수장에서 채집한 성충 역시 같은 종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구에 이어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 추정 물체가 발견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부평구 청천동에 사는 주부 안모 씨(39)는 “초등학생 자녀들을 키우는데 서구에 사는 지인들처럼 아이를 생수를 사서 씻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면서 “인천에서는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도 있었는데 언제까지 수돗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와 환경부는 현인환 단국대 명예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을 구성해 유충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정수장과 배수지를 청소하고 관로 이물질 제거 작업과 수돗물 소화전 방류 등 수질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유충이 발견된 지역은 당분간 수돗물 음용을 자제하길 부탁드린다. 필요한 경우 급수차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수돗물#정수장#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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