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상주∼김천 단절구간 연결한 중부내륙철도 건설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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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북 상주시 남성동 시청 주변에 문경∼상주∼김천을 잇는 중부내륙철도를 빨리 건설해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6일 경북 상주시 남성동 시청 주변에 문경∼상주∼김천을 잇는 중부내륙철도를 빨리 건설해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허리가 잘렸는데 국토 중심 내륙을 잇는 철도라고 할 수 있습니까?”

6일 경북 상주시 남성동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모 씨(58·여)는 최근 문경∼상주∼김천 구간 중부내륙철도의 조기 구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김 씨는 “시청에서 설명하는 기존 사업 내용을 듣고 정말 화가 났다. 원래 사업의 철길 모양만 보면 상주는 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상주시 공검면 화동리 농사용 수문 전문기업인 워터이지텍 심왕섭 대표(59)는 얼마 전 시청을 찾아가 서명을 하고 왔다. 심 대표는 “수도권에 거래처가 많아 자주 출장을 간다. 열차가 없어서 3시간 넘게 자가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바이어들이 우리 공장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아서 현장을 오려고 하지 않는다. 별수 없이 직원들이 서울 등으로 발품을 팔고 다닌다. 수도권까지 1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는 철도가 꼭 생겨야 지역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 상주 문경 김천 중부내륙철도 연결 한마음
중부내륙철도의 단절 구간에 있는 상주시 문경시 김천시는 철길 연결 및 고속화 사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현재 경기 이천∼충북 충주∼경북 문경 94.8km 구간인 중부내륙철도는 공사가 한창이다. 착공을 앞둔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경남 거제 181.6km를 잇는다. 두 철도 사이에 끊어진 구간은 문경∼상주∼김천으로 전체 길이는 73km.


중부내륙철도의 단절 구간을 연결하면 서울 수서에서 경남 거제까지 국토의 중심을 남동쪽 방향으로 관통하는 완전한 형태의 철길이 생긴다. 국토뿐만 아니라 철도가 지나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해당 사업이 꼭 필요한 이유라는 게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의 설명이다.

상주시 문경시 김천시는 지난달 초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 철도 연결 구간 착공 때까지 긴밀하게 협력할 방침이다. 매달 수시로 회의를 열어 정보를 공유하고, 철도 연결 사업의 당위성을 정부와 국회에 알릴 계획이다.

앞서 실무협의회는 지난달 8일부터 3주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펼쳤다. 상주 문경 김천 시민 24만여 명이 철도 단절 구간을 연결해야 한다는 데 서명하고 성공을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3개 지자체 전체 시민 31만 명의 약 77%가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 철도는 지역 활성화의 핵심 요소
3개 지자체 시민들이 철도 연결을 염원하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불편한 교통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도시의 비전과 성장을 꿈꿀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도 담겨 있다.

특히 상주시민들은 수도권을 가기 위해서 자가용이나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열차를 타려면 문경이나 김천, 대구로 이동하는 번거로움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상주의 6개 농공단지에 입주한 기업들도 비슷한 애로 사항이 있다. 철도가 없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한다.

철도 연결 사업은 지방 소멸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수도권 접근성을 개선하면 귀농 귀촌 인구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철도가 연결되는 시점에 다양한 귀농 귀촌 유치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철도 연결 성공 위해 지자체 역량 집중

상주시 문경시 김천시 등 3개 지자체는 10년간 철도 연결 사업에 집중했다. 당초 정부는 2011년 4월 중부내륙철도와 남부내륙철도 건설하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문경∼상주∼김천 구간은 빠졌다.

상주시가 가장 먼저 철도 연결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2015년부터 정부와 경북도에 문경∼상주∼김천 구간의 철도 건설 필요성을 촉구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정부는 2016년 6월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경∼상주∼김천 구간을 신규 사업으로 포함시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4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이 철도 구간을 확정했고 같은 해 5월부터 최근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기본 계획을 수립한 뒤 2022년부터 철도연결 공사를 시작한다. 총 사업비 1조3714억 원을 투입한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는 당초 지난달 나올 예정이었지만 조금 미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및 대형 신규 사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획재정부 타당성 심사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조사가 중간에 지체된 경향이 없지 않다. 현재 조사 작업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결과 발표 시점과 통과 가능성 등은 아직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주시 문경시 김천시 등 3개 지자체 및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 철도 연결의 조기 구축을 바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성공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문경∼상주∼김천 구간 철도 연결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 기반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재도약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꼭 성사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주=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
#중부내륙철도#철도 연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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