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명민준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명민준 기자 공유하기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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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집필실 있는 광산문학연구소 화재로 전소…인명피해는 없어소설가 이문열 씨(74)가 작품 집필과 문학도 양성을 위해 지은 경북 영양군 광산문학연구소(광산문우)이 전소됐다. 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14분경 경북 영양군 석보면 광산문우에서 불이 났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22대와 인력 59명을 투입해 화재발생 7시간 여 뒤인 이날 오전 6시 20분경 불을 껐다. 이 불로 이 씨의 집필실과 식당, 강당, 정자 등 목조 건물 5개동(418㎡)이 완전히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타지에 있던 이 씨는 화재 소식을 듣고 오전 2시 반경 현장에 도착했다. 그나마 원고를 비롯한 각종 자료는 전시관에 옮겨 놓아 피해가 없었다. 광산문우를 중앙으로 왼쪽에 도서관과 북카페, 오른쪽에 전시관 등이 있고 전시관은 불이 난 건물과 30m정도 떨어져 있다. 이 씨는 한 달에 한 두 차례 영양으로 내려와 광산문우에 며칠동안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가 광산문우를 비울 때 전기를 차단한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하고 있다. 이 씨는 2000년 한 매체 칼럼 기고를 통해 시민단체를 당시 정권의 홍위병에 비유했다가 일부 독자들과 문인들로부터 책 장례식(화형식)을 당하기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최초 발화지점이 식당으로 보이며 건물에 화재경보기와 폐쇄회로(CC)TV가 없어 여러가지 흔적을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01년 한국현대문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문학도 양성을 위해 고향인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에 광산문우를 설립했다. 이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설가들이 묵으며 창작 및 집필활동을 해왔고 세미나도 열었던 곳이다. 40년을 떠돌다 겨우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집인데 잿더미를 보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양=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2022-07-01 16:52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미래를 한눈에 보는 ‘메디엑스포 코리아’병원에 가지 않고 휴대전화로 서류나 증명서를 발급받고, 국내 모든 보험회사에 실손보험금 청구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온빛’은 대구 소재 업체다. 박재식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이 회사가 개발한 앱 ‘메디메디’는 ‘의료계 배달의 민족’으로 불린다. 박 대표는 “의료비 보험금 청구 절차가 번거로워서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고 앱을 개발했다. 손쉽게 서류를 발급할 수 있어 의료기관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4대 임플란트 생산업체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가장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메가젠임플란트도 대구 업체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성장 곡선을 그리며 세계 임플란트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광범 메가젠임플란트 대표는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이 전통 제조업에서 의료기기 등 바이오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대구 대표 의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업체들과 기술력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구시는 다음 달 1∼3일 북구 엑스코에서 ‘메디엑스포 코리아’를 개최한다.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이 전시회는 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주최하고 엑스코, 케이메디허브, 대구의료관광진흥원, 한국한의약진흥원, 대구시치과의사회가 공동 주관한다. ‘건강 100세, 스마트 의료·디지털 헬스케어와 함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강 의료산업의 시장 선호도를 반영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의료기업과 의료계의 상호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을 꾀한다. 참가 기업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국내 1위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자기공명영상(MRI) 기기 생산업체 ‘지멘스’를 비롯해 씨젠의료재단(진단시약 국내 2위)과 DK메디컬(디지털 엑스레이 국내 1위), 제스파(소형 안마기 국내 1위), 삼성메디슨(산과 초음파 세계 2위),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가해 각종 신기술을 선보인다. 전시 면적도 전체 2만5000m²(엑스코 동관 4∼6홀, 서관 1, 2홀)로 비수도권 최대 규모다. 의료기기와 의료기관, 한방, 제약 분야 등 보건의료계를 망라하는 최신 정보를 획득하고 마케팅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부스도 마련한다. 치과의사회 구강보건교육관에서는 칫솔질 교육을 받고 구강용품도 받을 수 있다. 한의사회의 한방 무료 진료와 간호사회의 콜레스테롤 검사 및 치매 간이 검사도 놓쳐서는 안 될 행사다. 물리치료사회가 진행하는 도수치료 및 물리치료와 임상병리사회의 혈당 수치 알아보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행사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공식 홈페이지에 사전 등록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전시회 기간 ‘대한민국 건강의료산업전’과 ‘대구국제의료관광전’, ‘대한민국 한방엑스포’, ‘대구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대한민국 국제 첨단의료기기 및 의료산업전(KOAMEX·코아멕스)’도 주목해야 할 행사다. 양진영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코아멕스를 비롯한 전체 메디엑스포 코리아 전시회는 의료산업 허브로 도약하는 ‘메디시티(의료도시) 대구’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그간의 성과를 홍보할 기업과 최신 의료 동향이 궁금한 일반인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30 03:00
정책 부서 신설-산하 기관 통폐합… 대구경북 지자체 ‘혁신 예고’다음 달 1일 민선 8기 출범을 앞두고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에서 대(大)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초선의 당선인뿐만 아니라 재입성에 성공한 단체장들까지 조직과 인적 쇄신을 목표로 획기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을 필두로 한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27일 시정 혁신 8대 과제를 발표하며 대대적 조직 개편을 통한 큰 틀의 변화를 제시했다. 홍 당선인의 ‘미래 50년 번영’ 공약을 수행할 직속 기관을 신설하는 한편 유사 중복 조직은 통폐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12국 2실 3본부 체제의 시 조직은 9국 3실 2본부 체제로 바뀐다. 시장 직속기관으로는 시정혁신단과 정책총괄단, 재정점검단, 미래50년추진과 등이 신설될 예정이다. 대구 시내 군부대 이전과 이전 터 개발을 맡을 군사시설이전단과 금호강 100리 물길 조성사업을 담당할 금호강르네상스추진단도 시장 직속기관으로 새로 꾸려질 예정이다. 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 등 유사 중복 조직은 혁신성장실로 통합하고, 경제부지사 직속으로 원스톱기업투자센터가 설치된다. 감사관실을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합의제 행정기관인 감사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점도 눈에 띈다. 조직 전문성 강화를 위한 개방형 직위는 법정 최대한도인 23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시정 혁신을 위한 핵심 과제도 공개했다. 이상길 인수위원장은 “대구시 산하기관장과 임원의 연봉을 1억2000만 원 이내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도입하고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위원회는 대거 정리할 예정”이라며 “산하 기관 통폐합에 관한 사안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세히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 역시 연말까지 산하기관의 대대적 통폐합을 예고했다. 대구·경북 기초지방자치단체도 조직 신설 등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초선 윤석준 당선인이 입성하는 대구 동구는 경제정책과에 사회적 기업 전담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대 사회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한다는 취지다. 또 어르신장애과에는 장애인복지소통관을 임명해 사회 복지 현장 목소리를 보다 자세히 청취할 계획이다. 수성구는 아동보육과를 신설한다.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구는 민선 8기 주민 생활 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안전총괄과를 중심으로 1인가구지원팀과 구민소통팀을 새로 꾸린다. 서대구역세권 개발을 위한 역세권·정책개발팀도 새로 구성했다. 일부 지자체는 민원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는 취지로 단체장 집무실의 ‘물리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훈 당선인이 새로 취임하는 달성군은 집무실을 기존 8층에서 3층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3층은 외부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어 민원인들의 접근성이 높다. 달성군의회 청사와도 가까워 군의원과의 소통도 한결 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기창 안동시장 당선인도 시장 집무실을 2층에서 1층으로 옮겨 주민 목소리를 한층 더 가까이서 청취할 예정이다. 재선에 성공한 주낙영 경주시장은 다음 달부터 ‘시장 직소 민원의 날’을 매달 한 차례 운영한다. 시민들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민원부서 등에서 해결하지 못한 민원을 시장이 직접 듣고 해결 방안을 찾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주 시장은 “민선 8기에도 변함없이 시민이 주인인 경주를 만들기 위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29 03:00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살맛나는 서구’ 만들겠다”“앞으로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살맛 나는 서구 만들기’에 집중하겠습니다.” 류한국 대구 서구청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민선 6, 7기 숙원인 정주 여건 개선에 집중한 결과 현재 서구 곳곳이 재건축, 재개발로 활력이 넘치고 있다. 3월에는 서대구역이 개통해 지역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8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주민의 쾌적한 생활과 안전 보장을 위한 환경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임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서구에서 처음으로 3선 단체장에 오른 류 구청장은 초선 시절부터 도시의 대혁신을 구상했다. 그 결과 현재 서구는 대구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기초지방자치단체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10개 아파트 단지 1만2000채가 건설 중이며 2026년까지 2만여 채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16만1000여 명인 인구는 2026년 20만 명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역 광장 조성사업 및 복합환승센터 건립 등 역세권 개발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관련 사업 업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해 최근 기획예산실에 역세권·정책개발팀을 새로 꾸렸다. 류 구청장은 “서구의 미래 발전 기반을 다져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인식하고 있다. 구성원들과 도시 발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구청장은 민선 8기 구정의 핵심 가치를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만들기”라고 설명했다. 서구는 이를 위해 최근 안전총괄과와 1인가구지원팀, 구민소통팀을 신설했다.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은 민선 8기 역점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 구청장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으로 인해 소외된 분들을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구는 올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300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친다. 기존에 성금이나 봉사활동을 통해 진행해왔으나 이번에는 지자체 예산 15억 원을 직접 투입한다. 민선 8기가 끝나는 2026년까지 모두 1500가구에 혜택을 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인가구지원팀과 구민소통팀은 소외계층의 안전망 구축을 위해 조직했다. 류 구청장은 “지역 내 1인 가구가 전체의 35%에 이르고 있어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1인가구지원팀을 통해 홀몸 어르신 등을 보살피고 구민소통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24시간 소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주민 삶의 질을 저해하는 주거지 인접 공단의 오염물질 저감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서구는 올해 150억 원을 투입해 서대구염색공단 등 36개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대구역 주변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류 구청장은 교육 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 먼저 내당평리권역에 도서관을 추가로 건립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한다. 또 동네별 평생교육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학습관과 영어도서관도 추가로 세울 예정이다. 고교 학력 증진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류 구청장은 “다음 달 1일 임기를 시작하면 각 학교 교장과 교육장 등을 차례로 만나 분야별 간담회를 갖고 학력 증진 방안 마련을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경제와 복지,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는 지자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28 03:00
대구시, 내달부터 임산부에 택시비 2만원 지원대구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지역 임산부에게 택시요금 2만 원을 매달 지원하는 ‘해피맘콜’ 사업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교통약자인 임산부가 편리하게 병원을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신청일을 기준으로 대구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임산부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임산부’가 지원 대상인데,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년까지의 여성이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산부인과에서 발급하는 임신확인서나 출산 후 주민등록표 등본 및 가족관계증명서로 대상 자격을 증빙할 수 있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애플리케이션(앱) ‘해피맘콜’을 내려받아 회원 등록을 해야 한다. 이후 지역화페인 대구행복페이 카드로 택시요금을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70%를 월 2만 원 한도로 다음 달 20일에 캐시백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임산부 1인당 최대 22개월 동안 모두 44만 원의 택시요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기존에 발급돼 있던 대구행복페이 카드는 IC칩이 내장돼 있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27일부터 대구은행에서 발급하는 신규 카드에 한해 회원 등록을 하면 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27 03:00
즐길거리 풍성해진 대구 앞산,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난다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대전 출신 김모 씨(34)는 고향 친구들이 올 때마다 함께 놀러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었다. 그러나 최근 남구 앞산에 다녀오고 나서는 그런 고민이 없어졌다. 김 씨는 “앞산 정상은 화려한 대구 도심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역 최고의 자연 전망대다. 산 밑에는 재작년 조성된 해넘이 전망대를 비롯해 지역의 대표적 맛집과 카페 거리까지 다양하게 있어 다른 지역에서 온 지인들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대구 앞산이 유명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남구의 노력으로 맛과 멋을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해져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앞산은 1980, 90년대 대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였다. 놀이공원과 수영장 등 다양한 여가시설을 갖춰 대구시민들의 대표적 주말 나들이 장소이자 데이트 코스였다. 하지만 1997년 앞산순환도로가 개통되고 놀이공원과 수영장이 잇따라 문을 닫으며 침체기를 맞았다. 2010년대 들어 이곳 상인들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앞산 맛 둘레길 조성 사업’을 시작했고, 인접 고급 주택가가 카페 거리로 탈바꿈하면서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남구는 앞산을 전국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광 활성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앞산 빨래터공원, 해넘이 전망대를 비롯해 10월 준공 예정인 골안골 도시형 캠핑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앞산테마공원 조성 사업이 핵심이다. 총사업비 26억 원을 투자해 지난달 말 완공한 하늘다리는 앞산 테마공원의 상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다리는 앞산순환도로 위를 횡단하는 아치 형태로, 총길이는 140m다. 해넘이 전망대와 골안골 도시형 캠핑장을 연결한다.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 조명과 사랑을 연상시키는 조형물로 꾸며졌다. 차량이 쉴 틈 없이 오가는 앞산순환도로 바로 위에 다리가 놓인 만큼 공사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공장에서 제작한 교량을 놓기 위해 야간에 앞산순환도로를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앞산의 새 명물이 될 이 다리는 다음 달 1일 공식 개장한다. 올해 말 문을 여는 골안골 도시형 캠핑장은 총사업비 55억 원이 투자됐다. 전체 2700m² 부지에 캠핑 공간 18개 동과 관측시설인 돔형 천문관 등이 들어선다. 앞서 달서구가 조성한 앞산 별빛캠프 캠핑장과 함께 도심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앞산 빨래터공원도 업그레이드된다. 최근 공사를 마쳐 규모가 2배 이상으로 커졌다. 다음 달 1일 정식으로 대구시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 주차 공간 92면을 추가로 만들었고 그 위에 지상 공원을 조성했다. 소규모 공연장과 잔디광장, 경관분수도 새롭게 들어섰다. 대구시도 앞산 전망대 개보수 작업을 중심으로 ‘앞산 관광명소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총사업비 76억 원을 들여 2017년부터 앞산 전망대와 팔각정, 능운정 등을 개보수하고 등산객 쉼터를 새롭게 조성 중이다. 앞산 전망대 개보수 등 전체 작업은 8월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곳에 포토존과 역사 콘텐츠 영상물, 관광지 안내 키오스크 등을 추가로 설치한 후 연말에 전체 공개할 계획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향후 고산골 공룡공원과 앞산테마공원을 연결하는 생태관광 모노레일 설치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민선 8기에는 앞산이 전국적인 관광 코스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23 03:00
코로나 위기 딛고… 3년만에 정상 개최하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아시아 최대 수준을 넘어 세계무대로 뻗어나가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24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대구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 올해 16회째. 대구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딤프 주관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아픔을 딛고 정상 개최된다. 올해 딤프는 전체 객석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위기 속 최근 2년 동안 치른 축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의 30∼60%만 운영했다. 여러 온라인 매체를 통해 공연을 생중계했지만 현장성이 특징인 뮤지컬의 장점을 충분히 느끼기엔 아쉬움이 컸다. 온라인 공연으로 만족했던 외국 작품들도 이번에는 공식 초청이 이뤄져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무대는 더욱 화려해졌다.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 플랫폼 젭(ZEP)을 통해 사이버 공간을 만든다. 뮤지컬 팬들이 이곳에서도 축제를 한껏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3년 만에 온전한 모습 그대로 돌아오는 딤프는 24일 오후 7시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개막 축하공연으로 시작을 알린다. 남경주와 최정원, 김소현 등 국내 뮤지컬계 정상급 배우들이 총출동해 무대를 달군다. 올해 딤프 개막작은 ‘뮤지컬 투란도트 슬로바키아 ver.’이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2011년 딤프가 세계 4대 오페라인 투란도트를 재해석해 뮤지컬 버전으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2018년 슬로바키아를 포함한 동유럽 6개국에 한국 대형 창작뮤지컬 최초로 라이선스를 수출한 뒤 해외 버전을 개막작으로 재초청한 만큼 의미가 크다. 원작과 달리 현대 도시로 무대를 옮겼다. 24일부터 28일까지 북구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딤프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스페셜5’는 공식 초청작으로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모두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세상에서 별다른 능력 없이 태어난 주인공이 지구를 구할 이를 찾는 모험을 그렸다. 24일부터 26일까지 달서구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창작뮤지컬상 공동 수상작인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은 25, 26일 양일간 중구 문화예술전용극장 CT 무대에 오른다. 아역 스타인 주인공 말리가 자신을 괴롭히던 인형 몸속으로 들어가 특별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딤프 창작지원작인 ‘인비저블’과 ‘산들’은 축제 첫 주를 장식한다.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 작가 존 로널드 톨킨과 ‘나니아 연대기’ 작가 클라이브 스테이플스 루이스의 우정을 그린 인비저블은 24∼26일 북구 어울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군견병과 군견을 소재로 한 산들은 24∼26일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네이버 공연 라이브 딤프 채널 등을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폐막작은 영국 뮤지컬 ‘더 콰이어 오브 맨’이다. 서양식 주점인 펍을 배경으로 9명의 남성이 하모니와 탭댄스, 악기 연주 등을 펼치는 쇼 성격이 강한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다음달 2∼9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보름 동안의 여정은 글로벌 뮤지컬 시상식인 딤프 어워즈로 마무리된다. 다음 달 1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뮤지컬 스타들의 레드카펫 행사와 함께 열린다. 축제 기간 전체 공연 일정은 딤프 홈페이지(dimf.or.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온라인 예매와 현장 발권이 모두 가능하다. 특히 다음 달 6일까지 중구 동성로 관광안내소 분수 앞에 마련된 ‘만 원의 행복 티켓’ 판매 부스에서는 해외 초청작 등 13개 작품 입장권을 1만 원에 선착순으로 구입할 수 있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축제 기간 대구를 찾는 뮤지컬 팬들을 위해 수준 높은 작품과 풍성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뮤지컬 축제로 물들 대구를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22 03:00
흔들리는 서대구 역세권 개발… 염색산단 이전 돌발변수로 부상서대구역 주변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역세권 개발의 핵심이 될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이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염색산업단지를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달 9일부터 홍 당선인 인수위 측에 염색산업단지 이전 등에 관해 업무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후보 시절부터 염색산업단지 이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홍 당선인은 류한국 서구청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전 방향을 추진해 보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염색산업단지는 1960, 70년대에 조성됐다. 한때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대명사로 통했지만 섬유산업이 쇠락하면서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2017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염색산업단지에서는 유해물질인 클로로폼과 톨루엔 등이 다른 지역보다 2∼6배 높게 검출됐다. 인근 주민들을 괴롭히는 각종 악취의 원인이다. 지난 수십 년간 서구 안팎에서는 염색산업단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대구시가 2019년 서대구역세권 개발 사업을 발표하면서 산단 이전 논의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한 시는 산단 존치를 전제로 악취와 수질 오염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이곳의 하·폐수처리장 4개를 통합 지하화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시가 지난달 우선협상 대상자로 GS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은 점차 가시화됐다. GS건설 등 14개사로 구성한 GS컨소시엄은 총 사업비 6000억 원을 들여 2027년까지 하·폐수처리장 4곳(달서천하수처리장, 북부하수처리장, 염색산업단지 1·2폐수처리장)을 북부하수처리장 지하로 통합 이전하는 공사를 한다. 이곳 지상에는 10만 m² 규모의 자연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제는 염색산업단지가 이전하면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산단이 이전하면 이곳의 염색 1·2폐수처리장이 지하화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만약 나머지 달서천하수처리장과 북부하수처리장 등 2곳만 지하화하면 민간 사업자의 시설 운영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향후 대구시와 GS컨소시엄 간의 사업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이 아예 무산되면 서대구역세권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폐수처리장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악취 등으로 인해 이곳 개발의 핵심인 앵커(선도)시설이나 공공시설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할 서구는 대책을 찾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신임 시장의 업무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상훈 국회의원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판에 “통합 지하화는 역세권 개발의 전제 조건부 사업이다. 인수위 측에 뜻을 전달하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기재부의 심의를 통과하고,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까지 상당한 행정 절차를 진행한 만큼 전체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21 03:00
대구 국제뷰티엑스포 19일까지 엑스코서 열려대구 국제뷰티엑스포가 17∼19일 사흘 동안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9회째를 맞는 국제뷰티엑스포에선 화장품과 헤어, 네일 등 뷰티산업 관련 최신 동향과 관련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175개사가 303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K뷰티, 대구에서 꽃피우다’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전시회는 뷰티 트렌드 특별관과 스타 뷰티 브랜드관, 대구경북 공동관 등으로 구성됐다. 미국과 중국 등 16개국에서 38개사 해외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수출상담회도 열린다. 쿠팡과 현대홈쇼핑, 이베이코리아 등 25개사 대형 유통바이어 구매 상담회도 이어진다. 17, 18일에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 특별전시관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정보기술(IT)과 접목한 ‘뷰티테크’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클린·비건 뷰티’, 일상 회복에 초점을 둔 ‘홈 페어 뷰티’ 등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다. 행사 기간에 대구시장배 미용경기대회 및 피부미용경기대회, 국제 뷰티스타일 콘테스트, K뷰티 월드콘테스트 등 뷰티 종사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일 수 있는 각종 부대 행사도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7 03:00
경북 경주,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 총력전경북도와 경주시가 2025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주 유치를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와 시는 지난해 7월 제32차 APEC 정상회의 유치 의향을 공식 발표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유치전에 들어간다. 도는 우선 문화와 체육 산업 등 분야별 지역 출신 유력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하고 APEC 정상회의 유치추진위원회를 조만간 발족할 예정이다. 이어 지역 내 분위기 조성을 위한 도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도는 APEC 유관기관 관계자를 위한 팸투어도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 정상들이 머무는 동안 최적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에 대해 리모델링 사업도 추진한다. APEC 정상회의가 유치되면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연구원은 972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7908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경주를 비롯해 인천 부산 제주 등이 정상회의 유치에 도전장을 냈다. 이영석 경북도 일자리경제실장은 “경주는 2012년 APEC 교육장관회의와 2015년 세계물포럼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세계적 관광도시답게 각국 정상 등이 머물 수 있는 충분한 호텔이 있으며 다양한 회의 공간이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6 03:00
신일희 계명대 총장,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서 ‘명예박사’ 학위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최근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 총장은 지난달 31일 키르기스스탄 국립대 초청으로 현지에서 열린 개교 9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신 총장은 그동안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양국의 학술 교류와 정보통신기술(ICT) 인재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계명대는 2014년 창립 115주년을 기념해 국외 봉사 활동을 한 인연으로 키르기스스탄의 교육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 사단법인 ‘계명1%사랑나누기’ 기금으로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에 실습용 방송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학습용 기자재를 지원했다. 또 재단법인 동산장학금재단은 이 대학 우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심각했던 지난해에는 마스크 9000장을 학교로 보냈다. 계명대는 지난해 경북도의 새바람 행복나눔 국제협력 사업기관으로 선정돼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와 ICT 국제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때 기증한 고성능 PC가 현지 학생들의 ICT 실력 향상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 신 총장은 “앞으로도 대학 간의 교류를 넘어 국가 간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6 03:00
[현장속으로]“찾았다, 우리 사위-며느리감”… 바쁜 자녀 대신 부모들이 나섰다10일 오후 7시경 대구 달서구청 2층 대강당. 무대 앞 대형 스피커에서 신나는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고 각 테이블에 앉은 50, 60대 부부가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무대 위 사회자가 “스톱(정지)”이라고 외치자 음악이 멈췄다.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이 다음 구절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아는 분에게는 특별한 혜택을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손을 들고 정답을 외치는 모습에 멋쩍어 하다가 이내 한바탕 크게 웃었다. 중장년층 대상 노래교실 같은 이 행사는 달서구 결혼장려팀이 기획한 적령기 남녀 맞선 이벤트 ‘내 자녀 천생연분 찾는 데이(Day)’다. 이번 행사는 바쁜 직장 생활과 이성 간 만남 부족으로 결혼이 늦어진 자녀를 위해 남녀 부모끼리 직접 만나 배우자감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행사는 2020년 9월 처음 시작돼 해마다 약 25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2회씩 열렸다. 트로트 노래와 퀴즈를 통해 서로의 어색함이 조금 사라진 가운데 본행사가 시작됐다. 첫 순서는 ‘내 자녀를 소개합니다’. 부모들은 무대 앞에서 자녀 자랑을 마음껏 늘어놓았다. 자녀의 초등학생 시절 성적표까지 챙겨온 한 부모는 정성껏 준비해온 모습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30대 아들의 배우자를 찾는 한 여성은 “자녀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것 같다. 부모를 보면 자식을 안다는데 일단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부모는 “우리 집에는 일단 제사가 없다”고 외쳐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소개를 마친 부모들은 자녀의 배우자감을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자녀의 키와 나이, 성격, 직업이 적힌 소개서를 들고 상대 측 부모와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야기를 나눈 뒤 서로 마음에 맞으면 즉석에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20대 후반 딸의 배우자를 찾고 있던 한 남성은 “사위의 조건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가족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눠본 2, 3명의 부모가 마음에 들어 연락처를 구해 간다”고 말했다. 현태숙 달서구 결혼장려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서로 호감을 표현한 부모들이 8개 팀이었다.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싶다”며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다른 지역에서 참가를 원하는 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2016년 전국 처음으로 결혼장려팀을 신설해 미혼 남녀를 이어주는 각종 행사와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국내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이 매년 급락하는 가운데 달서구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는 사례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조혼인율은 2021년 보다 0.4건 감소한 3.8건이다. 특히 대구는 조혼인율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3번째로 낮은 3.1건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달서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 회복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기존 구청에서 진행하던 커플 매칭 이벤트를 호텔과 카페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열 예정이다. 달서구는 또 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중단됐던 지역 최대 결혼 장려 축제인 ‘두근두근 페스티벌’도 올해 더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민선 8기에도 결혼 장려책을 비롯한 다양하고 획기적인 인구 증가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달서구가 결혼 장려 분위기 조성과 인구 감소 문제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4 03:00
이강덕 포항시장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국민통합 차원에서 필요”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이 13일 “국민 대통합의 차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최근 6·1지방선거에서 포항 최초로 단체장 3선에 성공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포항 출신인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언급한 지역 원로의 기고문이 지역 일간지에 실리는 등 (지역에서) 사면을 원하는 분위기가 점차 높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지자체장으로서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출범한 시점에서 국민 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 말씀과 정치권의 이야기처럼 82세의 고령에 지병을 앓고 있는 분이 20년간 계속 수감 생활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데 동의한다”라며 “이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가 분명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갈등과 분열, 아픔과 대립의 역사를 끊어내고 상생과 대화합의 물꼬를 트기 위해 윤 대통령께서 조만간 결단을 내리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역대 정부에서도 여야 대화합을 위한 보수 진보 정치인 사면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인 사면을 해왔던 전례가 있다”라며 “그 어느 때보다 경제가 어렵고 정치적인 대립이 심각한 이때 여야 대화합과 동서 대화합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3 14:14
“천사를 데려가나… 여보, 집 와야지” 방화 희생자 가족들 오열“천사를 먼저 데리고 가십니까! 천사를….” 침묵이 감돌던 12일 오전 7시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희생자 5명의 발인식이 엄수되자 누군가 소리쳤다. 이 말을 들은 유족 일부는 눈물을 흘렸고, 일부는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물었다. 한 유족은 영구차에 오른 관을 손으로 여러 차례 내려치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눈물바다 이룬 발인 현장이날 발인식은 11일 먼저 발인을 진행한 1명을 제외하고 희생자 5명에 대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지인과 유족들은 희생자들을 운구차에 실을 때마다 “억울해서 우야노”, “착한 놈을 왜 먼저 데리고 가느냐”며 가슴을 쳤다. 아무 관계가 없는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에 의해 숨진 김모 변호사(57)의 아내는 남편의 관을 쓰다듬으며 “자기야, 집에 와야지…”라고 목 놓아 외쳤다. 같은 사무실을 쓰는데 사건 당시 출장을 가 목숨을 건진 배모 변호사(72)는 “가슴이 너무 무거워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며 “어떤 식으로든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천 씨는 민사소송 패소에 앙심을 품고 상대편 번호사인 배 변호사를 겨냥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김 변호사와 함께 흉기에 찔린 박모 사무장(57)의 지인들은 “김 변호사와 박 사무장은 40년 이상 우정을 쌓아온 지기”라며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다 둘 다 흉기에 찔린 것 같다”고 말했다.○ 복도부터 휘발유 뿌리고 사무실 진입 후 불 질러경찰은 현장(수성구 우정법원빌딩 203호)에서 확보한 등산용 칼, 김 변호사와 박 사무장의 몸에서 발견된 상처 등을 근거로 천 씨가 불을 지른 후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천 씨는 2층으로 올라가 복도부터 휘발유를 뿌리기 시작했으며 203호 진입 후 곧바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퍼진 탓에 천 씨 역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변호사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돌진하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의 한 법조인은 “천 씨가 여러 건의 송사를 경험하면서 변호사 사무실의 대략적인 구도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천 씨가 배 변호사를 확실히 죽이기 위해 휘발유와 함께 흉기도 준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천 씨를 포함한 사망자 7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타났다. 천 씨가 불을 낸 시점(오전 10시 53분)부터 소방차 도착(오전 11시 1분) 전까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목격자도 없다”며 “피의자가 사망한 사건이라서 증거물 외에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천 씨는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 측과 벌인 소송 외에 공동시행사인 투자신탁사와도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었고, 9일 범행 불과 1시간 전 항소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패소 직후 집으로 돌아간 천 씨가 곧장 휘발유 등을 챙겨 우정법원빌딩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범행 전날에는 시행사 대표를 비방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3 03:00
[단독]대구 방화현장 관계자 “책상 아래 핏자국 흥건”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7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 현장에서 흉기와 함께 흥건한 핏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가 불을 내기 전 피해자들에게 흉기를 휘둘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현장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203호 사무실 내 변호사 업무 공간 책상 아래서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다. 현장을 확인한 관계자는 “화상으로 인한 것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핏자국이 흥건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 사무 공간에서는 김모 변호사(57)가, 203호 내 다른 공간에서는 박모 사무장(57)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2명 모두 복부와 옆구리 등에 날카로운 물체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경찰은 전날 사무실 출입문 안쪽에서 등산용 칼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천 씨가 김 변호사와 박 사무장에게 칼을 휘둘러 상처를 입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칼의 감정을 의뢰했으며, 10일 진행한 부검 결과가 나오면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인(死因)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찰의 현장감식에서 나온 연소 잔류물에서는 휘발유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10일 소방과의 합동감식에서 인화성 물질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등 4점을 추가로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천 씨가 휘발유를 뿌려 불을 낸 것으로 보고 구입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방화현장 흥건한 핏자국… 경찰 “2명에 흉기 휘두르고 불지른듯” 취재진에 공개된 방화사무실 빌딩바닥-벽 잿더미… 천장도 뜯겨나가매캐한 냄새 진동… 숨쉬기 어려워경찰 “출입문 근처 특히 심하게 타”… 방화범 흉기 추정 등산용 칼 발견대형건설사 퇴직한 50대 방화범, 회사 지역책임자 행세하고 다녀10일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 사건이 일어난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내부는 검게 타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여서 화재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빌딩 내부는 1층까지 바닥이 온통 재로 덮여 검게 변해 있었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창문이 깨지면서 생긴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2층에 들어서니 매캐한 냄새가 심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복도 바닥과 벽면은 깡그리 불에 탔고, 천장 자재도 뜯겼거나 휘어진 채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매캐한 냄새 진동복도 끝 방화 현장인 203호와 맞붙은 사무실 역시 불에 타지 않은 온전한 사무집기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위해 203호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 감식에 참여한 관계자는 “203호는 특히 출입문 근처가 불에 심하게 탔다”며 “방화범이 출입문 근처에 불을 지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203호 내 사무장 등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좌측 사무공간에서 피해자 시신 2구, 탕비실에서 1구, 주출입구 오른쪽 창문 근처에서 2구를 발견했다. 김모 변호사(57)의 시신은 변호사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우측 사무공간에서 확인됐다. 사무실 책상 아래에는 핏자국이 흥건했다.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의 시신 역시 이 사무공간 입구에서 발견됐다. 203호 주출입구 앞에서는 등산용 칼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변을 당한 김 변호사와 박모 사무장(57)의 복부에서는 날카로운 물건에 여러 차례 찔린 상처가 확인됐다. 경찰은 천 씨가 203호에 들어가 피해자들에게 20초가량 흉기를 휘두르면서 위협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천 씨가 인화성 물질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수건 등 4점을 추가로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잔류 성분 감정을 의뢰했다. ○ 방화 4분 전 인화물질 차에 실어방화 용의자 천 씨는 방화에 사용할 인화물질 등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씨는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700m가량 떨어진 범어동의 한 아파트에 살았다.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천 씨가 범행 당일인 9일 오전 10시 48분경 흰 천으로 가린 원통형 물체를 들고 나와 차량 조수석에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약 4분 뒤인 10시 52분경 천 씨는 불을 지른 우정법원빌딩에 들어섰다. 천 씨는 대형 건설사인 A사에 10여 년간 다니다가 2010년경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15년에도 A사 대구경북지사장이라며 지역 매체와 부동산 관련 인터뷰를 한 흔적이 있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해당 직책이 없으며, 천 씨가 퇴직 뒤 거짓으로 대구경북지사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며 재건축사업 분양 홍보를 하는 등 주변을 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천 씨는 약 4년 전 52.9m²(약 16평) 규모의 이 아파트에 월세를 얻어 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법까지 차로 약 5분 거리여서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약정금 반환 소송에 대응하기 편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198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임차료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 원 정도다. 천 씨의 이웃 주민은 “자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천 씨가 일주일에 3, 4일 정도 집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인 등 천 씨의 가족은 타 도시에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가 앙심을 품었던 배모 변호사(72)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 씨가 한 차례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시하고, 법정에서도 터무니없는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여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나와는 법정에서도 직접 대화를 한 일이 없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천 씨가 제기한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시행사 대표 B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으며, 사건 당일 출장을 나가 화를 면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2022-06-11 03:00
범행 4분 전 인화물질 차에 실어…CCTV 속 방화범 행적10일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 사건이 일어난 수성구 범어동 우정법원빌딩 내부는 검게 타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여서 화재 당시의 참혹함을 짐작케 했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빌딩 내부는 1층까지 바닥이 온통 재로 덮여 검게 변해있었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창문이 깨지면서 생긴 유리파편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2층에 들어서니 매캐한 냄새가 심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복도 바닥과 벽면은 깡그리 불에 탔고, 천장 자재도 뜯겼거나 휘어진 채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가늠케 했다.● 매캐한 냄새 진동복도 끝 방화 현장인 203호와 맞붙은 사무실 역시 불에 타지 않은 온전한 사무집기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위해 203호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 감식에 참여한 관계자는 “203호는 특히 출입문 근처가 불에 심하게 탔다”라며 “방화범이 출입문 근처에 불을 지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203호 내 사무장 등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좌측 사무공간에서 피해자 시신 2구, 탕비실에서 1구, 주출입구 오른쪽 창문 근처에서 2구를 발견했다. 김모 변호사(57)의 시신은 변호사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우측 사무공간에서 확인됐다. 방화 용의자 천모 씨(53)의 시신 역시 이 사무공간 입구에서 발견됐다. 203호 주출입구 앞에서는 등산용 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변을 당한 김 변호사와 박모 사무장(57)의 친구라고 밝힌 한 남성은 10일 기자와 만나 “사체 검안에 배석했는데, 두 사람의 배와 옆구리가 심하게 훼손된 채였다”고 했다. 경찰은 천씨가 203호에 들어가 피해자들에게 20초가량 흉기를 휘두르면서 위협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천 씨가 인화성 물질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수건 등 4점을 추가로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잔류성분 감정을 의뢰했다. ● 방화 4분전 인화 물질 차에 실어방화 용의자 천모 씨(53)는 방화에 사용할 인화물질 등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 씨는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700m 가량 떨어진 범어동의 한 아파트에 살았다.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천 씨가 범행 당일인 9일 오전 10시 48분경 흰 천으로 가린 원통형 물체를 들고 나와 차량 조수석에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약 4분 뒤인 10시 52분경 천 씨는 불을 지른 우정법원빌딩에 들어섰다. 천 씨는 대형건설사인 A사에 10여 년간 다니다가 2010년경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15년에도 A사 대구경북지사장이라며 지역 매체와 부동산 관련 인터뷰를 한 흔적이 있다.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해당 직책이 없으며, 천 씨가 퇴직 뒤 거짓으로 대구경북지사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며 재건축사업 분양 홍보를 하는 등 주변을 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천 씨는 약 4년 전 52.9㎡(약 16평)규모의 이 아파트에 월세를 얻어 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법까지 차로 약 5분 거리여서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약정금 반환 소송에 대응하기 편해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198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임차료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원 정도다. 천 씨의 이웃 주민은 “자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천 씨가 일주일에 3,4일 정도 집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인 등 천 씨의 가족은 타 도시에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가 앙심을 품었던 배모 변호사(72)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 씨가 한차례 사무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시하고, 법정에서도 터무니없는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여 불만을 갖고 있던 사실은 알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나와는 법정에서도 직접 대화를 한 일이 없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천 씨가 제기한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시행사 대표 A 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으며, 사건 당일 출장을 나가 화를 면했다. 대구=유채연 기자 ycy@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0 20:27
소송 진 50대, 범행 전에도 사무실에 ‘보복전화’9일 대구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방화해 6명을 사망케 하고 자신도 숨진 용의자 천모 씨(53)는 자신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상대 측 변호사에게 범행을 저지르려 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천 씨는 2013년 수성구 범어동 신천시장 인근에 추진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에 6억8000여만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손해가 불어났고 천 씨는 시행사와 시행사 대표 A 씨를 상대로 자신이 투자한 금액 일부(5억3000여만 원)와 지연 손해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시행사가 천 씨에게 투자금과 손해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시행사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에 천 씨는 지난해 A 씨를 상대로 다시 약정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A 씨의 법률대리인이 배모 변호사(72)였다. 하지만 법원이 “(A 씨가 시행사의) 지배적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천 씨는 1심에서 패소했다. 대구의 한 변호사는 “(천 씨가) 재판을 하면서 배 변호사에게 상당한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안다”며 “(천 씨가) 9일 사건 발생 전까지 수차례 사무실로 항의 전화를 걸어 직원들을 괴롭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천 씨가 이 때문에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배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배 변호사는 이날 경북 포항시로 출장을 떠나 화를 면했고, 배 변호사와 같은 사무실을 쓰는 김모 변호사(57)와 직원 5명이 천 씨의 방화로 사망했다. 이날 배 변호사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어떤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2022-06-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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