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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뉴스분석]DJ계, 親盧와 결별하다

입력 2016-01-13 03:00업데이트 2016-02-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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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분신’ 권노갑, 더민주 탈당… 안철수 신당 조만간 입당할 듯
동교동계 80명-최원식도 탈당… 제1야당 호남축 사실상 무너져
“친노 패권으로 당 구겨져” 정치인생 첫 탈당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벽에 비친 ‘그림자’처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며 당을 지켰던 권 고문이 떠나면서 더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이 흔들리게 됐다. 권 고문은 이날 “당이 친노 패권으로 구겨졌다”며 문재인 대표 체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분신’으로 불리는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86)이 12일 탈당했다. 현 야당의 살아 있는 역사로 평가받는 그의 60년 가까운 정치 인생에서 첫 탈당이다. 이훈평 전 의원 등 다른 동교동계 인사 80여 명도 탈당계를 제출했다. 권 전 고문은 조만간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국민의당)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은 더민주당과의 호남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권 전 고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의 꽉 막힌 운영 방식과 배타성, 이른바 ‘패권’이란 말로 (당이) 구겨진 지 오래됐다”며 “그럼에도 분열을 막아 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회견문에는 ‘친노 패권’으로 돼있었지만 권 전 고문은 ‘친노’를 빼달라고 했다. 그는 분당을 막기 위해서는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권 전 고문은 지난주 탈당을 만류하는 문재인 대표를 만난 후 지인에게 “탈당 후 15일쯤 국민의당에 입당할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문 대표를 만난 뒤 오히려 ‘탈당 후 신당 입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당초 권 전 고문은 탈당 후 중간지대에서 야권 통합의 중심이 되겠다는 뜻을 피력해 왔다. 최근 자택을 찾은 기자에게도 권 전 고문 측은 이런 계획을 얘기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권 전 고문은 ‘중간지대’ ‘야권 통합’ 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 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만 했다. 현 상황에서 자신이 볼 때 정권 재창출이 가능성이 높은 세력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국민의당 합류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 천정배 의원 등 독자 신당 추진 세력과 국민의당 간 통합을 위해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권 전 고문이 입당하기로 했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독자 신당 세력과 함께 내달 2일 국민의당 창당 대회 때 합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대표는 “지금 우리 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당의 움직임들은 무척 아프다”며 “젊고 유능한 새로운 정당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권 전 고문의 탈당은 제1야당의 기반인 호남, DJ 진영과 친노(노무현 전 대통령)·운동권 진영의 결별로 받아들여진다. 야권 분열이 새로운 야당의 탄생으로 귀결될지, 과거처럼 단순 재결합으로 끝날지는 이제 시작된 더민주당과 신당 간 싸움에 달렸다. 최원식 의원 등 더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은 이날도 이어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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