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어스 후폭풍…인터넷선 이미 보안은 사라졌나

  • 입력 2005년 9월 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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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용산 미8군부대, 알카에다 군사기지, 북한 태천비행장, 백두산 천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구장, 삼성 이건희 회장 자택.

얼마 전 미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www.google.com)이 세계 곳곳의 인공위성 사진을 서비스 했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구글의 사진을 돌려보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형 포털 사이트 다음의 ‘구글 어스 정보 나눔터 카페(Google Earth User Cafe)’ 는 개설된 지 한 달여 만에 회원수 9735명을 기록했고, 하루 방문자 수가 794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카페는 세계의 유명 도시 사진과 함께 ‘구글 어스 사용법&팁’ ‘함께 찾아요’ ‘여긴 어디?’ 란 게시물을 통해 회원들끼리 관련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도 최근 구글 어스에 관련된 3개의 카페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들은 구글에서 찾아낸 사진자료들을 공유하고 서로 사진설명을 붙여가며 돌려보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북한의 태천비행장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자세한 정보나 사진 속 비행기 기종을 아시는 분은 댓글을 부탁합니다”고 했고, 곧 질문자가 바라는 답이 속속 올라왔다.

유학생 오정민(26) 씨는 “구글 어스에 푹 빠져 사진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훌쩍 간다”며 “청와대와 미국 국방성, 이집트 탱크기지, 일본 요코하마 항구, 삼성의 이건희 회장 자택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봤다”고 흥분했다.

검색사이트 역시 ‘구글 어스에서 사진 보는 법을 알려 달라’는 누리꾼들의 질문과 이에 대한 구체적 답변이 잇달고 있고, ‘구글 어스 다운로드’가 인기검색어 1위로 올랐다.

하지만 구글 어스에 대한 관심과 함께 보안 및 테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구글 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은 보안과 관련해 국내 관련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고, 군사 분야 전문가들도 “국가 보안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도 “해외 상업위성의 인터넷 서비스를 국내법으로 막을 수는 없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미국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서도 구글 어스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세계의 유력 언론들은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최근 호주의 언론사 ‘ABC’와 ‘시드니모닝헤럴드’는 각각 인터넷판을 통해 ‘보안우려를 부추긴다’, ‘테러리스트를 도울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안보문제를 제기했고, 싱가폴의 뉴스사이트 ‘IT 아시아원’에서, 남아프리카의 법일간지 ‘Legalbrief’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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