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상대는 애있음 안되고 나는 되고?"

  • 입력 2005년 6월 10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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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자녀가 있으면서 상대는 자녀가 없기를 바란다면 절대 재혼할 수 없습니다. 제발 욕심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우리 사회에서 재혼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결혼정보업체 ㈜선우 이웅진 대표는 9일 주요일간지에 '재혼을 원하시는 분들께 호소드립니다' 라는 공개편지 형식의 광고를 싣고 재혼 희망자들의 의식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편지에서 “재혼 희망자들이 경제 등 제반 여건이 갖춰져 있음에도 재혼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혼 상대만큼은 자녀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스스로에게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이혼자의 70%는 자녀가 있기때문에 재혼때 자녀가 있는 상대를 만날 확률 역시 70%라고 봐야한다”며 “이런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재혼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녀문제에 관해서는 재혼 전에 합의가 이뤄져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양육원칙을 정해야 한다”며 “서로의 자녀들과 함께 동화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라”고 권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4월에는 ‘만혼풍조를 개선하자’며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같은 형식의 편지를 보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다음은 이웅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문 = 재혼이 막히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문제’ 때문이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재혼 희망자들은 자녀가 있다. 그러나 자신은 자녀가 있어도 상대방은 없기를 바란다. 1994년부터 매년 재혼 남녀들끼리 단체 미팅 등 다양한 연결을 주선해왔지만 정작 회원들은 자녀가 있는 상대는 만남조차 꺼린다. 그때마다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왔다.”

문 = 재혼 및 만혼, 독신주의 등 계속해서 우리사회 결혼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우리 사회는 재혼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방치돼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문제 제기 및 다양한 의견 교환, 아이디어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 = 신문에 광고 형식으로 공개편지를 쓰는 이유는.

“재혼 희망자들의 세대가 신문의 주요 독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문제점을 글로써 알릴 생각이다.”

문 = 재혼희망자의 ‘상대방자녀기피’ 에 대한 대안은.

“사회적으로 어떤 대책을 세우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자녀가 있는 배우자가 더욱 책임감이 있으며 결혼한 뒤에도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진정 재혼을 원한다면 생각을 바꿔야한다.”

문 = 앞으로 계획은.

“재혼 문제는 독신주의, 만혼에 이은 세 번째 ‘결혼위기극복’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느끼는 우리사회의 결혼문화에 대한 문제점과 모순을 꾸준히 지적할 계획이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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