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장광규/용기와 열정이 혁신 낳는다

  • 입력 2001년 4월 20일 18시 35분


'지식이 무엇입니까?' 얼마 전 이메일로 받은 질문이다. 메일을 보낸 사람은 요즈음 유행하는 지식경영이니 지식사회니 하는 주제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알고 있던 터라 약간 놀라웠다. 요즈음은 지식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지식을 배양하고 활용하는 것이 요즘 기업경영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성과 혁신을 낳는 것이 지식입니다.' 지식사회를 예견했던 피터 드러커의 설명을 인용해 답을 했다. 생산성은 전보다 더 잘하는 것, 혁신은 지금까지 없던 방법으로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라고 드러커는 설명한다. 사회는 생산성과 혁신에 의해 유지되며 지식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지식을 얻을 수 있을까? 두 가지 일화가 있다. 19세기 말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장의사를 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 도시의 전화 교환원이 자기와 경쟁하는 장의사를 좋아한다고 의심했고 장의사를 찾는 전화가 오면 자기에게 연결시키지 않고 경쟁자에게만 연결시킨다고 생각했다. 질투와 사업상의 경쟁심에 불탄 이 장의사는 교환원을 거치지 않고 전화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기계식 전화교환기를 만들어 냈다. 시골의 작은 장의업을 지키기 위해 열정을 쏟은 한 사람에 의해 개발된 전화교환기는 굉장한 기계가 됐다. 당시 늘어나는 전화 수요를 감당하자면 언젠가는 전 미국의 여성을 모두 교환원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였다니 이 장의사가 교환기를 만들지 않았으면 교환원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을 것이다.

로렌쪼라는 아이가 있었다. 그는 몸이 점점 말라 오그라드는 병에 걸렸다. 이 병은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모르는 병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두고 도서관 의사 화학자 등을 찾아 다니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아들의 죽음을 물리치기 위해 연구와 실험을 거듭했다. 어느날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다가 지쳐 잠든 아버지는 꿈에 본 이미지에서 실마리를 얻어 병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약을 개발해 냈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따 로렌쪼 오일이라고 이름 붙였다. 실화 영화 로렌쪼 오일 의 이야기이다.

위의 두 일화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 맞서는 용기와 그 해결을 간절히 바라는 열정, 그리고 자기 전부를 내던지는 헌신과 몰입을 통해 지식이 얻어지며 그 결과인 생산성과 혁신의 변화가 가능해지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덕목들은 흔히 리더십의 요소라고 알려져 있으며 오래 전부터 가치 있게 여겨져 온 것들이다.

새로운 지식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리더십을 발휘해 온 사람들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의 많은 부분은 불굴의 노력으로 지식을 개발해온 리더들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지식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 시대에,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지식을 낳는 원천인 열정과 용기, 헌신, 그리고 몰입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장광규(㈜이랜드시스템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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