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구조조정의 달인' 웨인 샌더스 킴벌리클라크회장

  • 입력 2001년 4월 2일 18시 40분


“해고는 구조조정의 필수과정이 아닙니다. ”

웨인 샌더스 킴벌리 클라크 회장(54).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알려진 ‘냉혹한 카리스마’의 최고경영자(CEO)로 생각한 선입견은 한시간여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완전히 깨졌다. 저음에 굵고 느린 목소리, 193㎝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사진기자의 요구대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는 친절함, 자신을 인터뷰한 기자와 찍은 사진을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소개하는 샌더스 회장의 인상은 마음씨 좋은 아저씨였다.

‘크리넥스’ ‘하기스’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킴벌리클라크는 150개국에서 제품을 팔고 41개국에서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다국적기업. 티슈, 개인용품, 보건용품 등 3개 핵심사업에 집중, 작년 매출만 140억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를 이끄는 샌더스 회장은 최근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뽑은 ‘올해의 우수 경영자 25인’으로 선정됐고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 샌더스 회장이 한국의 합작회사인 유한 킴벌리를 방문하기위해 방한한 틈을 타 지난달 28일 그를 만났다.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인식한 듯 그는 “일반인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은 틀린 것”이라고 강조하고 “구조조정은 투자수익률의 관점에서 모든 사업을 다시 한번 검토해서 재구성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해고가 수반될 수 있고 오히려 종업원을 더 고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1개국 151개지역에 흩어진 합작기업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상상이 되지않아 “글로벌화된 다국적 기업의 경영을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는 “권한이양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짧게 말했다.

그는 부연해서 “해외법인은 대부분 현지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본사는 해외법인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갖는다”며 “한 법인에서 채택한 아이디어가 성과가 있을 경우 이를 전 세계의 법인들이 공유하는 것이 다국적 기업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경영인과 신뢰하고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또 경영비법과 관련 “경영은 리더십이 본질”이라고 강조하고 “리더십을 구성하는 요소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의 경영자들도 주가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말하자 샌더스 회장은 “경영자가 주가를 의식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10년간 미국의 경영자들은 다음분기의 경영실적을 걱정할 정도로 너무 단기업적만을 쳐다보고 있다”며 “진정한 경영자는 장기와 단기를 같은 비중으로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전이 없는 기업은 발전이 없다는 것이 그의 철학. 샌더스 회장은 92년3월부터 킴벌리클라크 그룹을 이끌고 있다.

킴벌리클라크의 유명한 ‘환경경영원칙’에 대해 묻자 샌더스 회장은 “킴벌리의 환경경영 수칙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유한킴벌리’의 환경경영은 그 이상”이라며 “다른 해외법인들이 유한 킴벌리의 환경 경영을 배우게할 참”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회장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있는 미국경기와 관련, “하반기중에는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들이 너무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경영계획을 마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미국경기와 밀접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경제 역시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는 말로 받아들여졌다.

샌더스 회장 약력

△69년 시카고 일리노이 공과대학 졸업, 73년 마키대 경영학 석사

△75년 킴벌리클라크 입사.

△81년 킴벌리클라크 전략기획담당 부사장

△90년 킴벌리클라크 소비재용품 사업담당 사장

△92년 킴벌리클라크 회장 취임

△쿠어스 양조회사,

JP 모건 체이스 이사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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