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양 정통부장관 발언에 통신시장 오락가락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5분


“IMT―2000서비스를 비동기식으로 한 것은 잘못이다.” “동기식 사업자에게는 출연금을 낮춰줄 수 있다.”

양승택(梁承澤) 신임 정보통신부장관의 잇단 발언이 파문을 던지고 있다. 양장관의 발언은 ‘통신구도 재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관련업계는 물론 정책 당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양장관이 기술자 관점에서 동기방식을 편애(偏愛)할 수는 있지만 전임장관 시절 결정된 비동기식 사업자 선정에까지 ‘원천무효성’ 발언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신정책 혼선〓

양장관은 26일 취임과 동시에 IMT―2000사업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임 안병엽 전장관은 동기식와 비동기식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2개 비동기식 사업자, 1개 동기식 사업자’를 카드로 내놓아 이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을 비동기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양장관은 “비동기식 IMT―2000사업자 선정은 애초부터 잘못됐고 동기식을 집중 육성해야 통신산업을 키운다”며 ‘소신성’ 발언을 했다. 양장관의 발언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바탕으로 해야 국제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

정통부 공무원들은 “양장관의 발언대로라면 IMT―2000출연금 삭감은 물론 지금까지 마련된 IMT―2000사업자 선정 방식과 기준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통신업계 재편문제〓

양장관은 공개적으로 “LG를 향후 선정될 동기식 사업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LG텔레콤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나타냈다.

양장관의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삭감과 LG관련 발언은 ‘역차별’과 ‘형평성’ 시비를 낳고 있다. 공교롭게도 남용(南鏞)LG텔레콤 사장은 양장관이 취임하기 하루 전 “정부가 출연금 삭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한다면 IMT―2000사업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오해받을 만한 발언이었던 것.이미 IMT―2000사업자로 선정된 SK텔레콤의 서종렬(徐鍾烈)상무는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삭감이 지나치면 비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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