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자본과 인력 앞세운 中, 반도체 시장서도 韓 맹추격[글로벌 포커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8일 01시 40분


중국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으로
HBM 품귀 현상에 틈새시장 공략
“中과 대적할 압도적 기술력 필요”

중국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AI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CXMT는 올해 D램 생산 능력을 연간 30만 장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CXMT는 이 중 20%인 6만 장가량을 4세대 HBM인 ‘HBM3’에 할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HBM3를 대량 양산해 납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곳뿐이었다.

CXMT는 미국 제재로 첨단 반도체 장비 수급에 난항을 겪으면서도 자체 기술력을 키워 HBM3의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HBM은 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안팎이나 그 미만의 미세 공정으로 제작되는 D램을 여러 겹 쌓아 만든다.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는 노광장비와 D램을 연결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식각, D램에 얇은 박막을 입히는 증착 등 첨단 공정에 맞는 장비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재로 인해 첨단 장비를 구할 수 없는 중국 업체들은 구형 장비를 활용하거나 자체 장비를 개발해 왔다.

중국 업체들이 만든 HBM은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HBM 품귀’ 현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빅3’의 생산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CXMT의 틈새 시장 공략이 가시화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HBM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CXMT는 먼저 화웨이의 AI 칩에 탑재될 HBM3를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수 시장에서 화웨이와 바이두 등 중국 거대 AI 기업들의 수요를 우선 소화하면서 양산 능력을 점점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양산이 계속되면 수율이 높아지고,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중국 반도체 업계의 복안이다.

이 때문에 한국 메모리 기업들에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진 상태다. CXMT는 올해 HBM3 양산에 돌입하며 2023년 HBM3 양산을 시작한 한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3년으로 줄였다. 앞서 한국과 중국의 HBM 기술 격차는 4년 정도로 여겨져 왔다. 한국 기업들이 올해 최신 제품인 HBM4(6세대)를 양산 출하하는 등 아직은 격차가 있지만, 구형 제품에 한해 빠르게 그 간격이 좁혀지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의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 품귀 현상이 해소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제품과 직접 경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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