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클리닉]그립 쥐기

  • 입력 2001년 1월 2일 19시 46분


스윙 중에 채의 그립이 손 안에서 "노는" 현상은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그립이 손 안에서 회전하는 경우로서, 임팩트 순간에 공이 타면의 정중앙(sweet spot)을 비켜서 접촉하는 것이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이른바 손이 "풀리는" 경우, 즉 채의 그립과 손의 밀착 상태가 끝까지 유지되지 못하고 스윙 도중에 손의 일부분이 채의 그립에서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립과 손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립을 느슨하게 쥐기 때문이 아니라, 그 정반대로 그립을 너무 세게 쥐기 때문입니다. 그립을 쥘 때 힘을 주면 줄수록 팔과 손목이 더욱 더 뻣뻣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스윙궤도나 헤드의 가속을 방해하며, 손의 일부는 더욱 더 그립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오른손의 힘이 강할 때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가능한한 그립을 "가볍게" 쥐도록 합니다. Interlocking grip이냐 cross-finger grip(ovelapping grip)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정도 "가볍게" 쥐어야 하는가는, 초보 운전 시절과 지금의 자동차 핸들(steering wheel)을 쥐는 힘을 생각해보면 될 것입니다. 휘니시(finish) 때 채가 손에서 빠져나가서, 공보다 채가 오히려 더 멀리 앞으로 나가지 않을까 하고 걱정될 정도로 "가볍게" 쥐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채가 빠질 정도로 "느슨하게" 쥐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립을 가볍게 쥐려면, 먼저 손의 악력이 강해야 합니다. 체력이 강한 사람은 무거운 물건도 가볍고 사뿐히 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다음으로는 채의 그립과 장갑이 미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장갑은 헐렁거리지도 않고 꽉 죄지도 않고 손애 잘 맞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드레스 때 채의 그립에 접하는 손의 모든 부분이 그립에 완전히 밀착되어, "느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 새끼손가락에 너무 힘을 주는 바람에 엄지쪽이 들뜨거나, 오른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왼손보다 오른손의 힘이 강하거나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채의 그립과 손 사이가 완전히 밀착되면서도(느슨하지 않으면서도) "가볍게" 쥐되, 오른손을 더욱 가볍게 쥐도록 합니다.

다음으로 스윙 도중에는 힘을 더 넣거나 하여 "불연속" 동작이 되지 않도록 합니다. 스윙 동작은 처음(takeaway)부터 끝(finish)까지 하나의 "연속" 동작으로 완결되어야 합니다. 스윙은 "힘"의 가감이 아니라 왼쪽 어깨의 선회 동작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박지은처럼 임팩트 직전에 힘을 한번 더 넣으면, 스윙궤도가 망가져서 공이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40대 초반에 몸이 유연성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백스윙 폭의 크기와 시원한 훨로스루(follow-through)는 별개의 문제로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시원한 훨로스루가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몸이 굳어서라기보다는, 다운스윙에서 채를 꽉 붙들거나 팔을 억지로(힘을 주어) 주욱 펴러고 하거나 왼쪽 어깨를 움추리기기(역시 힘을 넣어서)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윙 도중에는 손이나 팔의 힘을 가감하지 말고, 왼쪽 어깨도 움추리지 않아야, 팔도 저절로 펴지고, 채도 시원하게 휘둘러질 것입니다. 힘을 주면 줄수록 팔과 어깨는 오그라들고 손목은 뻣뻣해 지며 손은 그립에서 떨어집니다.

한편 골프는 운동이라고보다는 "게임"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골프의 기랑이 향상되려면 평소의 체력 단련이 필요합니다. 헬스클럽에까지 나가지는 않더라도, 매일 아침 저녁 15분 정도의 맨손체조만으로도, 몸이 굳는 것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악력기나 아령은 악력과 왼력을 기르는데 좋을 것입니다.

언제나 즐거운 골프가 되시기를 !

이무기 reemk@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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