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아파트로 한밑천" 이제는 옛말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8시 31분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택구매의 패턴과 주택 소유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다.

우선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두는 풍조가 급속히 사라져 가고 있다. 한마디로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자들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면서 투자목적으로 40평형대 이상 중대형아파트를 장만하려는 수요자는 거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대형주택 메리트가 없다〓이제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는 어렵게 됐다. 실제 내년에 금리가 오른다면 주택구매력이 낮아지면서 당분간 수요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3년간 아파트 값은 급등할 가능성은 없으며 20∼30평형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연간 3∼4% 정도의 상승이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대형 아파트를 2채 이상씩 갖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격을 낮춰 실수요자에게 넘겨야한다. 지체한다고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임대수익이 없는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 없다. 전셋값 상승을 자세히 살펴보면 20∼30평형대에 국한된 얘기로 전세대란 속에서도 40평형대 이상은 전셋값이 오히려 떨어지는 곳이 많을 정도다. 즉 대형 아파트는 이제 임대수익의 메리트도 낮기 때문에 위험분산의 차원에서 입지여건이 좋은 곳을 제외하고 과감하게 매도해야할 것이다. 토지는 팔기 어렵고 아파트는 환금성이 높아 언제든지 팔 수 있다는 관념도 이젠 옛말이 됐다. 값은 유지되지만 큰 평수 아파트는 팔려고 내놓아도 막상 매수자가 없어 매물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무주택자는 월세에 유의〓무주택자는 주택임대시장이 월세로 전환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전세가 점점 사라지고 금리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싼 월세를 내고 살고 싶지 않다면 내집마련을 서둘러야한다. 그러나 집값의 30%가 넘는 무리한 대출을 받아가면서 내집마련을 해서는 안되겠지만 외곽지역에는 아직도 도심지의 반 값에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많다.

그러나 이처럼 서민들이 구입하기 쉬웠던 값싼 소형아파트의 소형 주택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소형평수 강세는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평균 평당 분양가가 50평대는 8백41만원이지만 20평대는 5백8만원밖에는 되지 않는다. 현재 1.5배 이상 차이나는 20평대와 50평대의 평당가격이 그러나 3년 후에는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서민들은 지금처럼 거래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아파트를 순수 투자대상으로 삼기 보다는 향후 월세부담과 소형주택 가격 상승에 대비해 내집 마련차원에서 소형주택을 타켓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주택공급량 부족으로 신도시건설이 논의되는 요즘 공급량 부족에 따른 주택가격급등설이 나오고 있어 무주택자에게는 더욱 위기감을 갖게하는 대목이다.

▽어떤 집을 사야하나〓향후 같은 단지내에서도 동호수별 가격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가격 차이는 나지 않더라도 같은 단지 내에 입지가 좋다면 그나마 시세차익을 노릴 수가 있다. 단지규모나 브랜드에 따라 일률적으로 매겨지던 가격이 이제는 살기에 얼마나 좋으냐에 따라 재편되어 가고 있는 것. 그러나 슬럼화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이 어려운 곳은 매각하는 것이 좋겠다.

<닥터아파트 곽창석기획실장>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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