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채권은행이 칼들어 부실기업 도려내라"

입력 2000-09-28 18:56수정 2009-09-22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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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 이는 그동안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정책당국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구조조정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에 투입될 공적자금을 당초 20조∼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늘린 것이 단적인 예다.

무엇보다 정부는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연결돼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고 다시 신용경색이 확산돼 기업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이 성공할 경우 200조원이 넘는 단기부동자금이 건전한 은행이나 투신사로 흘러 들어가 채권매수 세력이 확충되면 채권 및 주식시장도 서서히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무엇보다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채권은행에 워크아웃, 법정관리중인 기존 부실기업은 물론 정상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1∼60대 그룹의 계열기업의 옥석을 가려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은행부실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잠재부실을 숨기려는 잘못을 더 이상 범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숨기더라도 시장은 진실을 곧 알게되기 때문이다. 비록 정상기업으로 알려져있더라도 향후 부실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과감하게 솎아내야만 2년여 동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당장 부닥치는 난관도 적지않다. 우선 공적자금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국회동의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또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기업이 퇴출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의 자금사정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유가불안과 반도체가격의 하락 및 대우차 매각 불발 등도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완료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최대한 앞당기는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각 경제주체들도 이 과정에서 겪게될 또 한차례 고통을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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