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 위기]은행 정상영업 가능할까?

  • 입력 2000년 7월 9일 18시 26분


11일 금융노조의 파업이 시작될 경우 각 은행의 업무는 어느 정도나 가능할까. 은행측은 정상영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불가능하다고 맞서 혼선이 일고 있다.

정부-노조간 1차 협상이 결렬된 뒤인 7∼9일 한빛 외환 등 10여개 은행과 금융노조측은 열띤 ‘성명발표전(戰)’을 벌였다. 정부를 앞세운 은행권과 노조가 파업 돌입을 코앞에 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파업효과를 반감 또는 극대화하려는 기세싸움에 매달린 것이다.

은행측은 “일부 업무차질은 예상되지만 기본 입출금 업무 외에 외환, 기업어음거래 등 모든 영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측도 즉각 “입출금 외에는 업무마비가 뻔한데도 금융감독위가 은행들을 부추겨 근거 없는 성명을 내고 있다”고 맞섰다.

금융노조 윤태수홍보위원장은 “총파업 중에 정상영업이 가능하다면 파업참가 조합원은 모두 ‘잉여인력’이란 말이냐”며 파업효과를 자신했다.

조흥은행은 9일 ‘1지점 5인 근무체제’로 파업상황을 돌파하기로 했다. 전체 464개 지점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청원경찰을 포함해 5명으로 계산할 때 필요한 인원은 2320명. 차장급 이상 비노조원 868명, 계약직원 1300여명, 기존 퇴직사원 100여명 등 2732명으로 정상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창구업무는 계약직원이 업무를 계속할 것이며 청원경찰도 파업시 핵심역할을 할 자동입출금기(ATM)의 사용법을 교육받았다”며 ‘정상업무’를 자신했다. 한빛은행 등 다른 은행들은 특히 최근에 퇴직한 여행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개별 접촉에 나섰다.

노조측은 “차장급 이상 비노조원은 실무를 떠난 지 오래돼 입출금 업무 외에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은행권 정규직원 6만5000명 가운데 80%가 조합원이고 비정규직 3만명 가운데 파업참가의사를 밝힌 1만2000여명이 실질 창구업무 담당자인데 정상영업이 가능하겠느냐는 논리다. 노조는 특히 전산분야에서 파업의 공백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인력이 투입돼도 은행마다 컴퓨터 환경이 워낙 달라서 정상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은행측의 자신감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성명서 발표 경쟁이 ‘이미지 손상’을 막기 위한 일부 은행의 선언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주요 시중은행 파업시 영업정상화 대책
은행대책
국민-부점별 필수업무인력 및 영업점 직원의 최소 50% 사전확보
-여성동우회 통한 퇴직여직원 1000명 확보
한빛-차장급 이상 직원 1300명 등 비조합원 2900여명
-퇴직여직원 1000여명, 자회사 직원 500여명 확보
외환-비노조원(42.3%) 이용
-미국 달러화를 제외한 기타통화 조기환전 유도
-외환결제기능 고려, 외국계 코레스은행과 긴밀한 협조
-대고객 혼란방지 위해 Help Desk 운영
주택-퇴직직원 용역업체 파견근로자 1000명 확보
-본점직원 500명 선발
조흥-영업점 비노조원 계약직원 1800명
-본점 비노조원, 임시직 500명
-휴직 퇴직직원 2000명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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