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현대총수일가 실권주인수 방안 유력

  • 입력 2000년 5월 2일 12시 24분


현대투신 경영정상화 방안은 현대투신의 4000억원 추가증자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일가의 실권주(失權株) 인수라는 묘수(妙手)에서 찾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정부측이 이 방안을 현대측에 권고하고 있는데다, 현대측도 이 방안 외에는 시장을 납득할만한 조치들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2일 그룹차원에서 현대파동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측은 현대측에 '시장을 납득시킬만한 성의표시'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노동절 연휴로 3일을 쉬고 첫 개장한 2일 증시에서 현대 계열사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현대측은 당초보다 '강도를 한단계 높힌 자구책'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실권주 인수방식으로 정리될 듯

이같은 상황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현대투신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우선 대주주 입장에서 경영부실의 일단을 책임질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질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입장에서 볼때도 '사재출자 강요'라는 부담감을 떠안을 필요가 없는 묘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투신의 대주주인 현대전자(지분 27%)와 현대증권(지분 24%)이 4000억원에 달하는 현대투신의 3차증자분을 모두 소화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들 기업의 소액주주들도 상당한 반발을 보일것이라는 점은 불문가지다.

따라서 이사회 특별결의를 통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증자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대주주인 정 명예회장 일가가 인수할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 당국 관계자는 "이 방안이 성사될 경우 현대 총수 일가는 형식적으로는 실권주 인수를 통해 증자에 참여하는 형태지만 사실상 개인 재산을 출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 수뇌부 방안마련에 총동원

현대는 2일 현대투신 정상화방안을 마련하느라 그룹의 핵심라인들이 총동원됐다.

현대 정몽헌 회장은 이날 계동 사옥 집무실에서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이창식 현대투신증권 사장 등을 불러모아 현대투신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사재 출연이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는 상태"라며 "정부와 시장참가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묘안을 찾다보니 참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1일 금감위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대전자 현대건설등 현대투신의 대주주들이 추가로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과 후순위채 추가발행,2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를 올해안으로 완료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와함께 현대가 마련중인 경영정상화 방안에 현대투신이 경영정상화된 이후 대주주 이익의 사회환원을 강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원 <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