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널뛰는 증시 개인투자자 대응요령

  • 입력 2000년 1월 12일 20시 04분


‘요즘 장세에서는 펀드매니저들도 좇아가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새해들어 주가변동폭이 극심해지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펀드매니저나 투자전략가들도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겠다며 푸념이다. 연초부터 강세장을 기대했던 개미군단들로서는 주가가 시시각각 춤을 추다보니 난감할 따름이다.

주가가 한번 올랐다하면 30포인트 이상 급등하지만 내리면 그 이상 폭락하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런 변덕장일수록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급등락장세에서 일반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미국 '감기'에 국내는 몸살

▽시장 변동성 커지는 장세〓미국증시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국내증시는 호들갑을 떤다. 시장체질이 허약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 금리인상여부가 결정되는 내달중순까지 조정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옵션시장 동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물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예컨대 12일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것도 옵션 1월물 만기 차익거래 청산물량 때문이다. 4000억원이상의 차익거래 청산물량이 대기, 시장에 큰 부담을 주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하는 듯한 투자 모습을 보여줬다.

◆기관은 만기물청산 급급

▽체질 허약한 기관투자가〓연초부터 기관투자가들은 보유 주식을 매도하느라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투신사들은 1조원을 훨씬 넘는 스폿펀드 만기물량을 청산해야 하는 입장이라 시종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이 기관 매도물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이같은 패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한국 대한 현대 등 3대 투신사들이 이달말까지 청산해야 할 스폿펀드 만기물량은 1조원 가량. 이중 주식편입비율을 40∼50%선으로 잡으면 실제 매물부담은 4000∼5000억원어치다. 강세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니지만 수급구조가 취약한 현 장세에서는 이마저도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대형 악재로 비쳐진다.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새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수급에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다.

◆주도주없어 냉-온탕 반복

▽당분간 급등락 장세 연출 예상〓올들어 주가가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3개월동안 주가상승폭이 컸기 때문. 조정받을 타이밍이 됐기 때문에 ‘변덕장세’가 나타난 것은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 이사는 “정보통신주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주도주가 없어지는 전형적인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1∼2개월은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 1000선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도 만만찮은 편이다. 구재상 미래에셋 상무는 “지수 1000선 근방에서는 주가변동폭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홀도 투자 절대금물

▽기대수익률을 낮추자〓지난해 폭등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게 사실. 올해는 개미군단들이 주식시장에서 차익을 거두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심지어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올라도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장동헌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 이상으로 시장흐름을 좇아가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목표수익률을 높게 잡는 것은 금물이라는 설명.

특히 주가차별화에 대응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동향을 더욱 주시해야하는 상황이다. ‘나홀로 투자’나 ‘묻지마 투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급등락장에서는 단기매매로 대응하고 매매를 빈번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 올해 이익을 많이 낼 내재가치 우량주를 장기투자하라는 것. 목표수익을 낮춘다면 뮤추얼펀드나 주식형수익증권 같은 간접투자 상품에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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