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강대 이상일총장…『학생위주 경영』선언

  • 입력 1997년 2월 3일 20시 07분


<<서강대 李相一(이상일·50)신임총장이 서강대의 르네상스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달 9일 취임하자마자 서해안지역에 5백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고 『모든 대학행정을 「고객」에 해당되는 학생 위주로 바꾸고 조직개편 등 대학운영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대학내 권위주의를 없애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자신의 집무실 책상을 일반 교직원과 같은 것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서강대의 대대적인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이총장을 만나 구체적인 구상을 들어봤다.>> ―취임 후 한달 가까이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전반적인 업무 파악 때문에 매일 오전 한두시에 퇴근합니다.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총학생회 사무실과 학생들 동아리방을 둘러본 것이었지요. 그러나 책상 하나 변변치 못한 것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이래선 안된다고 봅니다. 학생과 가까이하고 학생을 위주로 하는 대학, 학생을 모실 줄 아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요즘 기업에서 유행하는 「고객감동」의 대학경영을 해나가겠습니다』 ―학생중심 운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우선 학생회 사무실이나 동아리방의 내부 인테리어를 학생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겠습니다. 또 교수들의 강의도 교수 일방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정서에 맞게 학생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갈 겁니다.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는 이제 내용이나 방식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봅니다. 또 관리직 직원들이 학생들에게 반말을 쓰는 풍토도 없애겠습니다』 ―취임사에서 교수 연구활동 강화, 사무자동화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학장 실장 처장 등 보직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강화하도록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모든 교수들이 좋은 학생 모셔오기, 좋은 논문 발표하기, 좋은 프로젝트 개발하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할 방침입니다. 교수들의 연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연구하지 않는 교수들은 도태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관리직 직원의 경우 과장급 이상은 안정적으로 업무를 해나가도록 전문성을 부여하고 그 이하 직급은 팀제 등을 도입해 그때 그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경영개념의 도입, 학생중심 대학으로의 변신, 업무 간소화 등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서강대는 그동안 가톨릭 인생관을 지닌 선량한 시민을 양성한다는 건학이념에 맞춰 학생들을 양성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독재정권에 의해 비교육적인 교육정책이 횡행했고 대학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그 뒤를 쫓아가는데 급급했지죠. 이제는 본래의 건학이념에 기초해 세계화 국제화 경제전쟁 등 급변하는 현실에 대처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서해안 제2캠퍼스 계획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흔히 대학의 세계화하면 미국화(化), 영어 잘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언어는 일부에 불과하죠. 경제적 사회적인 면 등 입체적인 세계화여야 합니다. 서해안 제2캠퍼스건설도 이같은 맥락입니다』 충남 서해안 5백만평의 부지에 세워질 제2캠퍼스의 건설계획은 「서강르네상스」를 구체화하는 핵심 사업이다. 『저는 그동안 산학협동체제를 통해 과학분야에서 최첨단 캠퍼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서해안 시대를 이끌어갈 첨단분야의 3,4개 학과를 신설하고 강의도 영어로 할 예정입니다. 또한 세계 각국의 문화관을 유치해 학생들이 한개 국가를 선택,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할 겁니다. 아울러 승마 골프 요트장도 건설해 학생들이 국제적인 놀이문화에 익숙하도록 돕겠습니다. 현재의 서울캠퍼스는 석박사 중심으로 바꿔나갈 생각입니다』 전북 장수에서 태어난 이총장은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 78년6월 예수회 사제가 됐고 83년 로마교황청 성서대학원 성서학 교수과정을 마친 뒤 줄곧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성서학중 시편을 전공, 영성신학의 대가로 알려진 이총장은 외국어에도 능통해 15개국어를 익혔으며 이중 7개국어는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또한 서강대에서 가장 책이 많은 교수중 한 사람으로 알려질 만큼 왕성한 독서량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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