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전쟁]디즈니 독무대에 폭스 도전장

  • 입력 1997년 12월 3일 08시 13분


할리우드의 메이저, 월트 디즈니와 20세기 폭스가 애니메이션 시장을 놓고 일대 격전을 벌이고 있다. 20세기 폭스는 최근 6천만달러(약7백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아나스타샤」를 미국전역에 내놓고 월트 디즈니의 독무대였던 애니메이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월트 디즈니는 이에 맞서 89년 미국서 첫선을 보였던 「인어 공주」를 재개봉, 「김빼기 작전」으로 맞섰다. 미국내에서의 1차전은 외견상 폭스의 승리로 진행되고 있지만 월트 디즈니의 「맞불 작전」 또한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미국내 2천5백개 극장에서 선보인 「아나스타샤」는 30일까지 3천1백70만달러(약3백80억원)를 벌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한편 바로 1주일전에 내걸린 「인어 공주」는 2천54개 극장에서 2천3백50만달러(약2백82억원)로 8위를 차지했다. 8년만에 재개봉한 작품으로 신작의 60% 이상 매출을 올린 셈이다. 두 메이저의 대리전이 우리나라에서도 곧 펼쳐진다. 20세기 폭스 코리아는 20일 「아나스타샤」를 개봉한다. 디즈니는 그보다 1주일 앞선 13일 「인어 공주」를 재개봉할 예정. 한국에서는 6년만이다. 폭스는 「아나스타샤」가 진짜같은 그림과 역사적 스토리로 애니메이션의 관객층을 어린이에서 20대까지 끌어올렸다며 디즈니 만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공주인 아나스타샤의 실제 이야기가 소재. 할리우드 메이저들이 이처럼 애니메이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히 수입 때문이다. 디즈니의 최대 흥행작 「라이온 킹」은 10억달러(1조2천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영화 매출에다 티셔츠 인형 등 캐릭터사업을 합한 이익이다. 그래서 폭스는 「아나스타샤」의 사전 홍보비용만 1천7백만달러(2백4억원)를 쏟으며 공을 들여왔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1억달러(1천2백억원)를 들여 애니메이션 전용 스튜디오를 건립한 폭스는 두번째 액션 애니메이션 「얼음 혹성」을 준비하는 등 애니메이션 시장 점유를 벼르고 있다. 〈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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