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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서른, 잔치는 시작됐다… ‘선발 체질’ 찾아낸 늦깎이 에이스

입력 2021-12-22 03:00업데이트 2021-12-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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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2022] 롯데 이인복
프로야구 롯데 투수 이인복(30·사진)에게 30대를 표현하는 단어는 ‘절실함’이다. 2014년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그의 20대는 초라했다. 총 23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33을 기록했다.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은 지난해 그는 환골탈태했다. 불펜의 한 축을 맡으며 47경기(45와 3분의 1이닝)에 나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커리어 처음으로 호투의 기준인 평균자책점 ‘3점대’ 기록을 남겼다. 2020시즌을 앞두고 20대 초중반 유망주들이 찾던 호주프로야구(ABL)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기르는 등 서른을 앞두고 절실한 땀방울을 흘린 그에게 서광이 비치는 듯했다.

하지만 최고들이 모이는 프로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올 시즌 전반기 이인복은 다시 20대 시절처럼 난타당했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이라지만 투심패스트볼 일변도의 투구 패턴은 이미 상대가 훤히 꿰고 있는 듯했다. 구원으로 나선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7.71까지 치솟았고 도쿄 올림픽 휴식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가 “선발 준비를 하자”는 구단의 권유를 받았다. 이인복은 “적은 나이가 아니어서 처음에는 선발 제안에 낙심했다. 2군에 선발로 던질 사람이 부족해 그 자리를 메우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약 두 달간 선발 수업을 한 뒤 9월 다시 1군에 복귀한 이인복은 마치 ‘새 전력’처럼 다른 선수가 됐다. 9월 12일 키움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6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그가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서 롯데는 7승 1패를 거두며 후반기 롯데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가 됐다.

롯데가 8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펄펄 나는 이인복의 모습에 팬들은 ‘희망회로’를 돌릴 수 있었다. 이인복은 “부담을 덜어내고 스플리터, 커브 등 연습 때는 연마했지만 실전에선 잘 안 던진 공을 자신 있게 던졌다. 선발로 규칙적인 생활을 한 것도 적잖은 나이에 몸을 준비하는 데 꽤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팀의 번듯한 전력이 된 이인복은 2021시즌이 끝나고 마무리캠프 뒤 열흘간의 짧은 휴가를 보낸 뒤 이달 초부터 개인훈련을 재개했다. 안방이 있는 부산 사직구장 근처에 머물 곳을 잡고 부지런히 훈련장을 오가며 2022시즌을 기약하고 있다.

선발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9, 10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4의 ‘특급’ 활약을 펼쳤기에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그에게 선발 한 자리가 주어질 확률이 높다. 이인복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비시즌을 나고 있다. “산전수전을 겪고 깨달은 게 많다. 서른이 되고부터 항상 ‘다음’은 없을 거라는 마음으로 절실하게 야구를 했다. 내년에는 시행착오 없이 시종일관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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