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런 저지, 올스타 더비 신인 첫 우승
비거리최장 156m… 3개는 152m 넘어
NL 라이벌 벨린저도 가볍게 눌러
에런 저지(25·뉴욕 양키스)의 방망이에 맞은 공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자 TV 중계 해설가의 입에서는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해설자는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했다. 잠시 후 전광판에 측정된 비거리가 나타났다. 513피트. 약 156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함께 지켜보던 선수들의 입에서도 “Oh, my god”이 연이어 나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괴물 신인’ 저지가 차원이 다른 비거리를 과시하며 홈런 더비까지 접수했다. 신인이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단독 우승을 차지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11일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나온 전체 185개의 홈런 중 500피트(약 152m)가 넘는 홈런은 4개였다. 이 4개가 모두 저지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이날 저지는 2라운드와 결승에서 각각 내셔널리그의 ‘괴물 신인’ 코디 벨린저(LA 다저스)와 미겔 사노(미네소타)를 가볍게 넘어섰다.
키 201cm에 몸무게 128kg인 저지는 특유의 부드러운 어퍼 스윙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개폐식 구장인 말린스파크 천장을 때리는 공도 나왔다. 그는 “모든 게 환상적인 날이었다”고 말했다. 사노는 “그는 짐승이다. 마치 괴물 같았다”고 말했다.
흑백 혼혈인 그는 태어나자마자 백인 부부 교사 가정에 입양됐다. 고교 시절 야구는 물론이고 미식축구에서는 와이드 리시버, 농구에서는 센터로 팀을 이끌었다. 여러 대학에서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입학을 추천했으나 야구를 택했다.
프레즈노 캘리포니아주립대 졸업 후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양키스로부터 1순위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으나 타율 0.179에 4홈런에 그쳤다. 그는 부진했던 지난해 타율 0.179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요즘도 경기 전 이 숫자를 보면서 각오를 다지는 걸로도 유명하다.
올해 풀타임 첫해를 맞은 저지는 전반기에 30홈런을 때려내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를 달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4∼6월 3개월 연속 ‘이 달의 신인’에 선정됐고 6월에는 ‘이달의 선수’까지 휩쓸었다. 2001년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이후 16년 만에 리그 MVP-신인왕 동시 수상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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