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맨’ 노수광·이홍구의 변화와 이적 효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05시 30분


SK 노수광-이홍구(오른쪽). 스포츠동아DB
SK 노수광-이홍구(오른쪽). 스포츠동아DB
트레이드는 누군가에겐 기회이고, 누군가에겐 아픔이 된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트레이드는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자는 대승적 의미가 포함된다. 구단에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선수들에겐 ‘터닝포인트’가 되곤 한다.

7일 SK와 KIA의 4대4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도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트레이드 직후 곧장 1군에 합류한 SK 외야수 노수광(27) 포수 이홍구(27), KIA 외야수 이명기(30) 포수 김민식(28)에겐 강한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노수광과 이홍구는 여전히 친정팀 KIA를 신경 쓰고 있었다. 이적 후 첫 선발출장 경기, 이홍구는 2타점 결승타로 의미 있는 신고식을 치렀다. 3시간58분간의 경기가 끝난 뒤 이홍구는 “KIA는 어떻게 됐어요? 이겼어요?”라는 말부터 꺼냈다. 여전히 KIA가 마음에 쓰이는 듯 했다. “5년이나 몸담았던 팀인데 어떻게 신경이 안 쓰이겠나”라며 웃은 그는 “이제 3일 됐는데 너무 잘해주셔서 적응이 좀 된 것 같다. 투수들과의 호흡은 시간이 좀 걸려도 빨리 해내겠다”고 밝혔다.

SK 이홍구-노수광(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이홍구-노수광(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이홍구는 이적 후 트레이드 상대였던 김민식을 탐나는 백업포수로 성장시킨 박경완 배터리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박 코치는 현역시절 배터리코치였던 조범현 전 kt 감독에게 배웠듯, 선수들을 ‘강훈련’으로 키우고 있다. 이홍구는 “코치님께서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다독여주시는 등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훈련량도 잘 알고 있다.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수광은 육성선수로 출발한 선수를 1군 선수로 만들어준 KIA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 KIA 김기태 감독과는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러나 빠르게 마음을 다잡고,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상의 끝에 타격 시 오른발을 드는 식으로 폼을 바꿨다. 8일 문학 NC전서 이적 첫 안타를 날렸고, 9일에는 리드오프로 나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는 “작년 시즌 초반에는 발을 들고 쳤는데, 찍어놓고 치는 걸로 바꾼 뒤 결과가 좋아졌고, 그 폼을 유지했다. 시즌 막판에는 ‘이거다’ 싶은 느낌이 왔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작년 같은 감이 아니었다. 개막 후에도 좋지 않아 변화를 줘야겠다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적 후 새 소속팀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다. 노수광은 “전부터 안 좋았는데 SK에 민폐를 끼칠 순 없었다. 작년에도 안 좋으면 바꾸고, 내 것을 계속 만들고 있다”며 “자기 것을 고집하는 선수도 있지만, 선배님들 중에서도 계속 새로운 걸 찾아 좋은 결과를 내는 분들이 있다. 위험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겐 지금 당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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