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유니폼 김현수 ‘왼손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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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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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AL 동부지구 특급 좌완은 몸값 2억달러 넘은 프라이스뿐
팀은 오른손 타자 중심이지만 좌완에 강하지 못해 유리한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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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사진)는 메이저리그의 엘리트지구로 통하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기량을 어느 정도 펼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정황을 감안하면 해볼 만하다.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과 한솥밥을 먹은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기본기와 훈련 태도에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쇼월터의 아들과 친했던 김병현은 애리조나 시절 귀가도 하지 않은 채 클럽하우스에서 먹고 자면서 훈련에 전념했던 연습벌레였다.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는 종종 같은 지구 라이벌전에서 갈린다. 2015년 2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토론토는 같은 지구에 있는 볼티모어, 뉴욕 양키스, 보스턴, 탬파베이 등과의 전적에서 42승 34패로 가장 좋았다. 볼티모어가 그 뒤를 이어 39승 37패, 양키스 38승 38패, 탬파베이 36승 40패, 보스턴 35승 41패였다. 라이벌전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 싸움들이었다. 올 시즌 81승 81패 반타작 승부를 한 볼티모어는 중부지구와 서부지구 팀들에 각각 15승 18패로 밀려 승률을 쌓는 데 실패했다. 볼티모어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22승 23패를 기록했다. 오른손 타자 중심의 타선에도 왼손 투수에게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왼손 타자 김현수에게는 구장의 이점뿐 아니라 동부지구에 특급 왼손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 점도 매력적이다. 최근 보스턴과 자유계약(FA) 대박(7년 2억1000만 달러)을 터뜨린 데이비드 프라이스 정도다. 팀별로 봤을 때도 그나마 보스턴의 왼손 투수들이 강한 편이다. 프라이스와 함께 22세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있다. 올해 신인으로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한때 특급 왼손 투수였던 양키스의 C C 사바시아(35)는 기량이 크게 떨어져 무늬만 왼손 투수가 돼버렸다. 지난 3년 동안 평균자책점이 한 차례도 3점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2016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경계해야 할 왼손 투수는 오히려 탬파베이의 맷 무어다. 2014년 4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후 올 후반기 12경기에 출장해 2016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술 전 시속 157km(98마일)의 빠른 볼을 구사했다. 토론토에는 기교파 베테랑 마크 벌리가 있다.

김현수는 국내 리그에서 왼손 투수 상대로 타율 0.333, 홈런 7개, 타점 32개를, 오른손 투수 상대로 타율 0.330, 홈런 17개, 타점 74개를 각각 기록했다. 왼손 투수들에게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왼손 투수들이 왼손 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커트패스트볼은 공략하기 쉬운 구종이 아니다. 프라이스는 슬라이더에 요즘 들어 체인지업의 구사 빈도수를 높였다. 타격이 저조하면 플래툰시스템 대상이 되는 게 왼손 타자다. 텍사스 추신수도 올해 부진할 때 왼손 투수가 등판하면 결장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김현수#볼티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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