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제의 전쟁’ 최고의 추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5시 45분


박인비(사진)와 리디아 고가 23일(한국시간) 끝난 2015년 미 LPGA투어 마지막 대회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영광을 나눠 갖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박인비(사진)와 리디아 고가 23일(한국시간) 끝난 2015년 미 LPGA투어 마지막 대회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영광을 나눠 갖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2015 LPGA 투어 결산

세계랭킹 1위·상금왕 등 놓고 치열한 경쟁
김세영 등 한국낭자들 역대 최다 15승 합작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뜨거웠던 한 해를 마감했다. 한국여자골프는 최나연의 개막전 우승을 시작으로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과 명예의 전당 가입, 김세영의 신인상 수상까지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뜨거웠던 1위 쟁탈전

골프여왕 자리를 두고 펼쳐진 리디아 고와 박인비의 경쟁은 2015시즌을 뜨겁게 달궜다. 둘은 올 시즌 내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렀다. 불을 지핀 건 리디아 고다. 개막전 코츠골프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며 박인비를 밀어내고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박인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데뷔 후 2년도 지나지 않은 리디아 고에 비해 박인비는 세계랭킹 포인트 산정에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3월 HSBC위민스 챔피언스 맞대결에서 우승, 6월엔 리디아 고가 프로 데뷔 처음 컷 탈락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4개월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아 왔다. 그러나 리디아 고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10월 말 대만에서 열린 타이완챔피언십에서 먼저 시즌 5승 고지를 밟은 리디아 고가 다시 박인비를 끌어내렸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사진)가 23일(한국시간) 끝난 2015년 미 LPGA투어 마지막 대회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영광을 나눠 갖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박인비와 리디아 고(사진)가 23일(한국시간) 끝난 2015년 미 LPGA투어 마지막 대회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영광을 나눠 갖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그리고 베어트로피(최저평균타수상) 경쟁 역시 시즌 내내 치열하게 전개됐다. 시즌 초반은 팽팽했다. 리디아 고는 2월 호주에서 열린 호주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먼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박인비는 2주 뒤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첫 승을 올렸다. 2승 고지도 리디아 고가 먼저 밟았다. 4월 마지막 주 열린 스윙잉스커츠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자 박인비는 바로 다음 주 노스텍사스 슛아웃 우승을 차지하며 리디아 고를 추격했다. 6월 들어서 박인비가 앞서나갔다. 박인비는 KPMG 위민스 챔피언십과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멀리 달아났다. 하지만 시즌 막판 리디아 고의 반격이 거셌다. 4월 이후 우승 소식이 끊겼던 리디아 고는 8월 말 캐나다여자오픈을 시작으로 9월 에비앙챔피언십, 10월 푸본 타이완챔피언십까지 3승을 추가하며 올해의 선수와 상금, 베어트로피 부문에서 모두 1위로 올라섰다. 박인비도 11월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에서 5승을 차지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을 내주고 베어트로피만 손에 쥐었다.

한국낭자 역대 최다승 합작

한국여자골프는 역대 최고인 15승을 합작하며 LPGA를 태극기로 물들였다. 특히 루키 김세영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여자골퍼들은 최나연의 개막전 우승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루키 김세영은 두 번째 대회인 바하마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김세영의 활약은 시즌 내내 이어졌다. 4월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샷 이글을 폭발시키며 2승째를 따냈고, 10월 블루베이 LPGA에서 3승째를 신고하며 신인왕을 확정지었다. 뿐만 아니라 김세영은 ANA인스퍼레이션(공동 4위)과 KPMG 위민스 챔피언십(2위) 등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톱5에 이름을 올리며 루키 답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3승을 거둔 김세영은 박인비(5승)에 이어 한국선수 중 두 번째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최나연이 2승을 더했고, 양희영(혼다 타일랜드), 김효주(JTBC파운더스컵), 최운정(마라톤클래식), 전인지(US여자오픈), 안선주(토토재팬클래식)가 1승씩을 거두며 최다승 신기록에 동참했다.

● 올림픽 출전권 레이스

2016년 최대 관심사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다.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되는 건 1904년 이후 112년 만이다. 한국은 최대 4명까지 자동출전이 유력하다. 그러나 출전을 보장 받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최종 명단은 7월11일 마무리되는 올림픽랭킹(세계랭킹과 동일)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세계랭킹 2위 박인비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의 자리를 두고 유소연(5위)과 김세영(7위), 양희영(8위), 전인지(9위), 김효주(10위), 장하나(14위), 이보미(16위)가 경쟁하고 있다. 유소연부터 이보미까지의 랭킹 포인트는 약 2점에 불과해 3∼4개 대회 성적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 초부터 불이 붙을 전망이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보미는 올림픽을 위해 내년 초 LPGA투어 원정 출전까지 계획하고 있다. 누가 출전하더라도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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