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의 경마오디세이] 이동수단서 종 보전까지…말은 인간의 친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일 05시 45분


1. 인간과 말의 만남

통신용→농업용→교통수단 진화
지금은 200여국 즐기는 스포츠로


수 만 년 전 선사시대에도 말들은 존재했었다. 당시의 사냥꾼들은 야생의 말들을 잡아 고기와 가죽 등을 얻었다. 시간이 흘러 인간은 염소나 돼지, 양, 소 등을 가축으로 사육하기 시작했다. 이즈음부터 말을 잡는 기술도 함께 발달해 말을 산채로 잡아 가축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말은 여타 가축보다 예민하고 힘이 강해서 다른 가축과 달리 통제하기가 매우 어려워 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로 말을 가축화한 것은 유라시아 초원지대에 거주하던 유목민들일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엔 말을 이용해 짐을 나르는 수준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인간과 말에 대한 이야기 중 ‘사람이 말을 탄 것’이 먼저인지 ‘수레를 끌게 한 것’이 먼저인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 발굴된 말뼈의 이빨이 마모된 양상을 보면 약 5천 년 전부터 밧줄재갈 및 굴레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사람이 타기 시작한 것이 먼저라는 가설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 없어서는 안 될 친구가 된 말


인간이 말에 올라탈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의 활동범위는 크게 넓어지기 시작한다. 힘이 세고 빠른 말을 타고 지금껏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탐험이 시작되고 차츰 문명의 교류도 활발해진다. 또한 말은 훌륭한 통신수단이 되기도 했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인들은 광활한 제국전체에 황제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말에 탄 전령을 활용하기도 했다. 워낙에 넓은 제국이었으므로 왕의 메시지를 담은 편지나 칙령을 여러 마리의 말들을 갈아타면서 이어달리는 방식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필연적으로 말은 전쟁에 투입되기도 했다. 처음엔 전장에서 각종 병기를 나르는 임무를 담당했지만 기승술이 발달하면서 전사가 말에 탄 기마부대가 탄생하기도 했다. 8세기경부터 다양한 마구가 개발되어 말의 진정한 힘을 활용하기에 용이한 환경이 만들어지자 말은 농업용으로 활발히 사용되게 된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농경지에서 인간을 돕는 가축은 소가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말은 황소를 대체하는 동력원으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18세기 산업혁명 이후엔 급속히 발전하는 공업부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이 시기 광산이나 운하, 제분소 및 승객운송의 현장 어디에나 말이 있었다.

경마를 통한 ‘말’의 종 보전 노력 경주

아직까지 후진국에서는 농업에 말을 활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말을 이용한 스포츠인 경마와 승마가 활성화되어있다. 특히 경마는 전 세계 약 200여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했다. 경마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축약된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설 자리가 없어진 말들을 마음껏 달리게 해주는 ‘해방의 창구’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타의에 의해 달리도록 강요하는 ‘나쁜 스포츠’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경마시행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이토록 많은 말들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에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한국마사회처럼 경마시행체에서 자국의 토종 마종을 보존하고 부흥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경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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