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 센추리클럽 가입 ‘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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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委 ‘K리그 넘버원’ 이견 없어…
9월 남미팀과 두차례 평가전 국가대표팀 승선 사실상 확정
100번째 A매치 출전 ‘―1’… 한국선수로는 9번째 영광 눈앞

이동국
1998년 5월 16일, 프랑스 월드컵 출전을 앞둔 한국과 자메이카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벌어진 서울 잠실 주경기장. 2-1로 한국이 앞선 후반 34분, 19세의 앳된 소년이 얼굴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훔쳐내며 그라운드 밖 대기심판 옆에서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포철공고 졸업 후 프로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컵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린 소년은 당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이자 자신의 우상이었던 황선홍(현 포항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황선홍과 교체된 소년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3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라운드 안으로 쏜살같이 뛰어 들어갔다.

‘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이 국가대표로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그 보름 전인 1998년 5월 1일, 이동국은 ‘차범근의 월드컵 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때 이동국의 나이는 만 19세 1일. 이동국이 세운 최연소 월드컵 대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후 지금까지 이동국은 A매치 99경기(30골)에 출전했다.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센추리 클럽’ 가입에 단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이동국이 한국 선수로는 9번째 센추리 클럽 회원이 될 기회를 잡았다. 이동국은 다음 달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갖는 대표팀에 선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성기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이고 있어 축구협회 기술위원들 사이에서는 선발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이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혀 장신 원톱 공격수는 이동국이 유일하다.

25일 발표하는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면 이동국은 무려 16년 4개월간 국가대표로 활약하게 된다. 1994년 3월 5일 미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2010년 8월 11일 나이지리아전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골키퍼 이운재(16년 5개월)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새 대표팀 감독이 부임한 후 10, 11월에 계획된 4차례 A매치에도 대표로 뽑히면 이동국은 황선홍(103경기 50골)의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이동국은 현재 K리그에서 10골 6도움으로 득점 1위, 도움 2위다. 축구 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35세의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나이 차이가 ‘띠동갑’인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이동국이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에서 상대 수비수를 깨물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A매치 9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루이스 수아레스(27·바르셀로나)는 한국과의 평가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동국#센추리클럽#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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