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terview]남태희, 골맛에 푹 빠진 코리아 메시 “런던 꼭 가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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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7일 07시 00분


카타르 리그에서 물오른 감각을 보이고 있는 남태희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해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 전에 출전한 남태희. 스포츠동아DB
카타르 리그에서 물오른 감각을 보이고 있는 남태희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해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 전에 출전한 남태희.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 핫 아이콘
홍명보호 막둥이
카타르 레퀴야의 킬러


지난해 말 카타르리그에 둥지를 튼 남태희(21·레퀴야)가 요즘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2일(한국시간) 2012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오만과의 경기에서 킥오프 15초 만에 벼락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행을 이끈 주인공. 12일 리그 우승의 향방이 결정되는 알 사드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37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카타르 언론은 남태희에게 ‘한국의 메시’라는 수식어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남태희가 작년 11월 카타르로 이적할 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프랑스 1부 리그 소속의 발랑시엔에서 뛰던 유망주가 급이 낮은 중동 클럽으로 이적했기 때문. 그러나 그는 레퀴야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최근 10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며 레퀴야의 선두 질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4일 저녁 카타르 현지에 있는 남태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오만전 벼락골 뒤 부상으로 교체 아쉬움
홍명보 감독님께 더 보여줬어야 했는데…

카타르서 최근 10경기 6골…팀 1위 일등공신
이정수 형-조용형 형 잘 챙겨줘 적응 큰 도움

올림픽팀과 A대표팀? 막내라서 똑같아…
목표요? 일단 프랑스 찍고, 빅리그 안착


○우승 도전하는 ‘한국의 메시’

-알 사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소감은?

“2011∼12시즌 리그 1위 레퀴야와 2위 알 사드의 대결이었다. 카타르에서는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경기였다. 알 사드는 지난 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이었고 (이)정수형이 뛰는 팀이다.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운 좋게 결승골을 넣을 수 있어 매우 기뻤다.”

-카타르 현지 언론에서 ‘한국의 메시’로 소개했는데.

“그 기사를 직접 봤다. 기분이 좋았다. 더 분발하고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7일 AFC챔피언스리그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골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경기력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단계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

-오만 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고 들었는데.

“아직 통증이 남아있다. 정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부상이 심한 것은 아니어서 테이핑하면 경기를 뛰는 데 지장은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고 있다. 팀과 잘 맞나?

“소속팀에 녹아드는 것이 우선이다. 경기 내적인 부분과 선수들 간 호흡을 맞추는 것이 제일 큰 부분이다.”

○카타르와의 얄궂은 인연

-2014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와 한 조가 됐는데.

“월드컵 진출을 위해 카타르와 붙는 건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카타르 현지 반응은 어떤가.

“훈련장에서 반응은 장난 아니다. 친한 카타르 선수들은 제가 드리블을 시도하면 거친 파울을 내겠다고 장난삼아 얘기했다. 대결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로 발탁돼 카타르 전에서 골을 넣는다면.

“대표팀에 일단 뽑혀야 할 것 같다. 발탁 전에 그런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다.”

-카타르대표팀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카타르는 이중국적 선수들이 많다. 저희 팀에는 5∼6명의 이중국적 선수가 있다. 무하메드 라자크라는 공격수가 있는데 가나 출신의 이중국적 선수다. 기술이 굉장히 좋고 골 결정력도 수준급이다. 이중국적 선수들은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대표팀을 꿈꾸다

-지난 달 오만과의 경기에서 올림픽 팀에 데뷔했다. 분위기는 어땠나?

“오랜만에 단합된 분위기를 느꼈다. 중요한 경기라서 선수들끼리 자주 미팅을 가졌다. 주장인 (홍)정호형이나 다른 형들이 많이 챙겨주셨다. 팀에 처음 들어오면 힘든 걸 잘 아니까. 친구인 (백)성동이나 (장)현수가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올림픽 팀에 선발되기 전인 2월초 사우디아라비아 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을 찾았는데.

“홍 감독님께서 예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하실 때 한 차례 소집된 적이 있다. 당시 실력 발휘를 못해서 선발이 안됐다. 홍 감독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에 열심히 했다. 감독님께서 올림픽 팀을 맡으셨고 저와 제 또래 형들이 나갈 수 있는 대회라 감독님을 찾아 뵀다. 올림픽 팀에 꼭 뽑히고 싶었다.”

-홍 감독 눈에 뛴 것 같나? 올림픽 본선 합류 자신하나?

“골을 넣어서 흐뭇하긴 한데 아쉬움이 많다. 후반전을 뛰다가 상대 선수의 킥에 눈을 맞았다. 아프기도 했고 보이지 않아 교체됐다. 경기를 더 뛸 수 있었는데 아쉽다. 올림픽 팀 합류 여부는 잘 모르겠다. 자신이 없다. 오만 전 한 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소속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카타르 이적이 각급 대표 승선을 위한 목적도 있나.

“생각 못 했다. 선수라면 대표팀에 뽑히고 싶은 마음이 당연하다. 제가 프랑스에 있으면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하니까 저를 원하는 팀에 가고 싶었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카타르라고 하지만 가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올림픽 팀에 뽑힌 것을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올림픽 팀과 국가대표 모두 거쳤는데 느낌은.

“두 대표팀에서 모두 막내였기 때문에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나라를 위해서 뛰는 만큼 부담감은 있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한다.”

남태희가 절친한 팀 동료인 담 트라오레(오른쪽 두 번째), 바카리 코네(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훈련장 입구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지쎈
남태희가 절친한 팀 동료인 담 트라오레(오른쪽 두 번째), 바카리 코네(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훈련장 입구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지쎈


○까까머리 청년

-해외생활 한 지 오래됐는데.

“어렸을 때부터 영국에서 유학해 크게 힘든 점은 없다. 해외 생활이 잘 맞는 것 같다. 혼자 있어도 심심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는 성격이다. 특별한 노하우는 없고 오래 생활하다보니 익숙해진 것 같다.”

-같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정수와 조용형과는 연락하나?

“자주 통화하고 만나고 있다. 형들이 계셔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형들이 한국 음식을 잘 챙겨주신다. 물론 형수님이 하셨겠지만. 알 사드 경기가 끝나고 정수형이 발목보호대를 선물로 주셨다. 감사드린다.”

-부모님과 자주 연락하나?

“아버지는 지금 같이 계신다. 2주 정도 됐다. 육체나 정신적으로 많은 의지가 된다. 아버지와 함께 놀러 다니고 싶은데, 훈련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다.”

-트위터를 활발하게 하는데.

“친구들과 연락도 하고 팬들과 소통한다. 아직 (지)동원이나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팬들이 많지는 않지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그러진 얼굴을 찍어 올린 매체 사진에 장난 섞인 글을 트위터에 남겼는데.

“팬들과 교류하면서 장난삼아 적어봤다. 외모에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 일그러진 얼굴이나 그런 것들에 불만은 없다. 경기 뛰는 사진은 어떤 모습이든 환영한다.”

-롤 모델은?

“(박)지성이형을 좋아한다. 창조적인 플레이도 그렇고 팀에 헌신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최종 종착지는?

“일단 카타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유럽에 진출하는 게 꿈이다. 프랑스 리그 팀이었으면 좋겠다. 프랑스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프랑스에 가서 재도전을 하고 싶다. 당연히 성공해 빅 리그에 나가고 싶다.”

▲생년월일 : 1991년 7월3일 (경남 진주)-신체조건 : 175cm 73kg
▲포지션: 포워드
▲학력 : 현대고
▲소속팀 : 레퀴야SC(카타르)
▲데뷔 : 2009년 발랑시엔(프랑스 1부 리그)
▲대표경력: A대표팀(7경기), 올림픽 팀(1경기 1골)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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