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은 다승왕, 상금왕 등을 동시에 거머쥐며 새로운 KLPGA 여왕이 됐다. 스포츠동아DB
기록으로 본 2011 프로골프 루크 도널드, PGA-유러피언투어 동시 상금왕 LPGA ‘US 오픈’ 한국인끼리 연장승부 짜릿 KLPGA 시즌 3승 김하늘…흥행카드로 우뚝
2011 프로골프도 다사다난했다. 눈에 띄는 기록을 정리해본다.
● 유난히 많았던 첫 상금왕
올해 전 세계 프로골프 투어에서는 새로운 상금왕의 탄생이 두드러졌다. 미 PGA 투어에서는 잉글랜드 출신의 루크 도널드가 첫 상금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도널드는 유러피언투어 상금왕까지 차지하면서 세계 양대 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오르는 진기록을 썼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는 배상문이 첫 상금왕으로 등극해 2년 연속 한국인 상금왕을 배출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선 시즌 3승을 기록한 김하늘의 세상이었다. 신지애-서희경-이보미에 이어 새로운 여왕의 자리에 오른 김하늘은 올해 KLPGA 투어 인기를 주도한 최고의 흥행카드가 됐다. 이 밖에 미야자토 아이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여자오픈 2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상금왕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이 곧 상금여왕을 결정지었다. 미 LPGA 투어에서도 청야니가 첫 상금왕으로 등극하면서 새로운 여제를 맞았다. ● 529홀 No 3퍼트
루크 도널드의 기록은 대단했다. 미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 동시 상금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타이거 우즈 이후 혼잡했던 세계랭킹 1위 다툼에서도 왕좌는 그의 차지가 됐다. 이런 대기록 뒤에는 보이지 않는 기록들이 숨어 있다. 특히 올해 529홀 동안 이어온 연속 ‘No 3퍼트’는 그가 올해 얼마나 대단한 플레이를 펼쳤는지 보여준다. ● 트리플 보기 하고도 메이저 우승
올 PGA투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키건 브래들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주인공이 됐다. 애틀란타 어슬레틱 골프장 15번 파3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 우승이 멀어지는 듯 했던 브래들리는 16번과 17번홀에서 기적 같은 버디를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갔고, 연장전에서 제이슨 더프너를 꺾고 우승하는 기적 같은 드라마를 펼쳤다.
루크 도널드는 미 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 동시 상금왕, 529홀 ‘No 3퍼트’ 등 보기 드문 진기록을 달성했다. 스포츠동아DB
● 한국선수들끼리 US여자오픈 연장전
US여자오픈에서는 유소연과 서희경이 연장전을 치르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기상 악화가 이어지면서 대회 정상 진행이 되지 못했던 이번 대회는 나흘째 경기에서 서희경이 1위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유소연은 일몰로 3홀을 끝내지 못하고 하루 뒤인 월요일 오전 남은 홀을 마저 플레이했다. 결과는 동타로 끝났다. 결국 연장에 들어갔고 3홀로 승부를 가리는 US오픈 경기 룰에 따라 마지막 16, 17, 18번 홀에서 연장전이 치러졌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유소연은 이 3홀에서 바로 전에 경기를 끝냈고, 서희경은 하루 만에 다시 이 코스를 밟았다. 승자는 운 좋게도 같은 날 같은 코스에서 경기한 유소연에게 돌아갔다. 버디-파-버디를 기록하며, 파-보기-파로 끝난 서희경을 꺾고 US여자오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유소연에게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서희경에게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연장전 패배라는 기록이 남았다. ● 케빈 나 한 홀서 16타 악몽
케빈 나는 한 홀에서만 무려 16타를 치는 악몽을 경험했다. 4월 발레로 텍사스오픈 1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숲 속으로 들어갔고, 이 때부터 재앙이 시작됐다. 경기 뒤 그조차도 “몇 타를 쳤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가 기록한 타수는 16타였다. 다행인 건 PGA 투어 역대 최다타 불명예 기록을 갈아 치우진 않았다. 존 댈리는 케빈 나보다 2타가 더 많은 18타의 기록 보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