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이전부터 허재 감독 화나게 한 中의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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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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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환 기자 phootlim@donga.com
임진환 기자 phootlim@donga.com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허재 감독이 아시아선수권대회 공식 기자회견 도중 화를 내며 자리를 뜬 해프닝이 며칠째 화제다.

특히 중국 언론에서 관련 동영상을 함께 보도하면서 기자회견 장면을 직접 보게된 우리나라 농구 팬들도 허 감독 못지않게 인터넷상에서 분노를 터뜨리는 상황이다.

허 감독이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화를 참지 못한 이유는 사실 경기 시작 전부터 중국이 국제 대회의 관례마저 깨며 홈 코트의 이점을 극대화하려 했기 때문이다.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준결승은 중국에서 열리긴 했지만 밝은 색 유니폼을 입는 홈팀은 한국이었다.

따라서 선수 소개나 국가 연주 순서는 '중국-한국'의 순서가 돼야 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에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한국-중국의 순서로 선수 소개를 하고 국가를 연주하겠다"는 뜻을 알려온 것이다.

중국 선수를 먼저 소개하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중국 홈팬들의 함성이 경기 시작까지 이어지지 않고 한국 선수 소개 시간에 묻히기 때문에 아예 순서를 바꾸겠다는 속내였다.

가뜩이나 중국은 경기 시작 전에 선수들이 원형으로 빙 둘러 어깨동무를 하고 빙글빙글 돌며 한 선수는 그 사이에 들어가 파이팅을 외치는 특유의 '의식'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띄우는 것으로 유명한데 선수 소개, 국가 연주 등에서도 계속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었다.

우리 선수단은 "원래 하던 대로 하자"는 뜻을 밝혔지만 조직위원회에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선수 소개와 국가 연주를 한국 다음으로 미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 한국 선수들의 자세가 다소 흐트러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자들이 경기가 끝난 뒤 "오늘 패배도 판정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라거나 "왜 한국 선수들이 중국 국가가 나오는데 자세가 흐트러져 있었느냐"라는 질문을 계속하자 허 감독은 더 이상 화를 참기 힘들었던 것이다.

디지털뉴스팀

▲동영상=허재, 무례한 中기자에 “X발, 진짜 짜증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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