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쓸려간 이대호의 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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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21호포 노게임으로 무효… KIA 로페즈 10승 공동선두

선취점이 중요한 날이었다. 기상청이 10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에 폭우를 예보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5시 전까지 대구(삼성-두산) 대전(한화-넥센) 등 남부지방은 이미 비로 경기가 취소된 상황.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을 향해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잠실, 문학경기가 시작됐다.

언제든지 경기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에서 타자들의 마음은 급했다. 이날 LG와 KIA 타자들은 잠실에서 3회까지 안타 1개밖에 치지 못했다. KIA 선발 로페즈와 LG 주키치는 성급한 타자들을 변화구로 요리했다.

선취점을 얻은 쪽은 KIA였다. 4회 볼넷으로 출루한 안치홍이 김상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0으로 앞섰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5회 강우콜드게임을 의식한 LG 박종훈 감독은 심판에게 경기 중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급해진 LG 타자들은 4회부터 6회까지 삼자 범퇴로 물러나며 계속 끌려 다녔다.

반면 비의 압박에서 벗어난 KIA는 7회부터 5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김상현은 8회 프로 통산 100호 홈런(55번째)을 날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LG는 7회 조인성의 2점 홈런을 날렸지만 3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비의 심리학에서 우위를 점한 KIA의 6-2 승리. KIA는 선두 삼성에 0.5경기 차로 앞섰지만 승률에서 2리(0.002) 뒤져 2위에 머무는 보기 드문 상황을 연출했다.

KIA 로페즈는 7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벌이는 등 8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10승(3패 1세이브)을 챙기며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반면 문학에서 SK와 만난 롯데는 비 때문에 승리를 날렸다. 롯데는 3회 이대호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리는 등 2-0으로 앞섰다. 하지만 곧바로 폭우가 쏟아져 시즌 첫 노게임 선언을 지켜봐야 했다. 이대호의 21번째 홈런도 무효가 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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