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 “절친 찬호 일본서도 성공할 것”… 다저스 시절 옛 동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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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8일 07시 00분


스포츠동아 전영희 기자(왼쪽)가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 넥센 캠프에서 ‘박찬호 도우미’로 이름을 떨쳤던 개리 셰필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 전영희 기자(왼쪽)가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 넥센 캠프에서 ‘박찬호 도우미’로 이름을 떨쳤던 개리 셰필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박찬호(38·오릭스)의 최고 전성기는 단연 LA 다저스 시절이다. 당시 개리 셰필드(43)는 박찬호 도우미로 한국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셰필드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위치한 넥센의 스프링캠프를 종종 방문하고 있다. 넥센이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오도록 다리 역할을 한 인연 덕이다. 셰필드로부터 박찬호와의 인연과 방한 계획, 그리고 그의 야구관을 들었다.

● 박찬호와의 추억

원정때 옆자리 찬호가 갈비 추천해줘
찬호 도우미? 에이스 였기에 더 집중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와 동료였다. 어떤 사이였나?

“좋은 친구였다. 원정경기를 갈 때, 비행기를 타면 바로 옆자리에 앉아 많은 대화를 나누곤 했다. 박찬호가 내게 코리안 바비큐(갈비)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게 기억이 난다. 한국에 올 기회가 된다면, 그것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했다. (넥센 관계자는 선수단이 식사때 먹었던 갈비의 여분을 셰필드에게 싸 줬는데 아주 좋아하더라고 전했다.) 베로비치에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러닝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함께 아주 많이 달렸다.(웃음)”

-다저스 시절,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항상 더 힘을 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나?

“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점점 내가 찬호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더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유를 묻자) 찬호는 당시 LA 다저스의 에이스였다. 에이스는 상대방의 에이스와도 자주 맞붙는‘큰 경기’를 자주 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찬호도 내게 고맙다는 말을 종종 전했다. 그 덕에 내가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갔다는 얘기도 오늘 들었다. 영광스럽다.”

-박찬호가 일본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놀라면서) 아 그런가? 지금 처음 들었다. 작년에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것까지는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일본을 포함해서) 아시아야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 야구는 국제적인 스포츠가 됐다. 아시아선수들이 미국에서 뛰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내 친구도 대만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인 만큼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

● 조만간 공식은퇴 발표


현역 아듀…다음주 내로 은퇴 발표
여름 내한 빅리그 유망주 발굴계획


-한국에 올 계획이 있나?

“그렇지 않아도 올 여름 2주 정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넥센의 훈련을 보며, 한국선수들이 충분히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일단 한국선수들은 기본기가 뛰어나다. 넥센에서도 유격수와 클로저가 눈에 띄더라. 나는 앞으로 선수들의 매니지먼트와 어드바이저를 하고 싶다. 한국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더 많이 찾아 볼 계획이다. 물론 넥센의 경기도 지켜볼 것이다. 시구는 시켜주면 해 보겠다.(웃음)”

-그러면 이제 새 팀을 구하지는 않을 것인가?

“그렇다.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에 은퇴를 공식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넥센에서 뛰기를 바라는 팬들은 좀 아쉬워하겠다.

“돈을 많이 준다면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다.(웃음)”

-한국 타자들의 훈련을 지켜보니, 냉정하게 어떤 점이 부족하던가?

“앞으로 몸이 쏠리면서 타격을 하는 경향이 다소 있는 것 같다. 이치로(시애틀)처럼 실전에서 앞으로 나가면서 치는 타자조차도 연습타격 때는 중심을 충분히 뒤에 둔다. 뒷다리에 힘을 모아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

● 타격폼 유래 & ML 성과

흔들흔들 타법은 나만의 타격 노하우
500홈런 보다 WS 우승반지 더 소중


-배트헤드를 앞뒤로 흔드는 독특한 타격준비 동작은 한국팬들도 익히 알고 있다. 선수들은 실제로 그렇게 치면 어렵다고 하던데?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루키 때 완성된 나만의 폼이다. 무작정 흔드는 것이 아니라, 투수가 릴리스를 할 때 투수 쪽으로 배트 헤드를 찍는 데서부터 스윙을 시작한다. 그리고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떠나는 곳에 박스를 그리고 공을 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면 타이밍이 잘 맞더라. 사실 중요한 것은 스윙을 시작하는 단계부터지, 그 전까지는 타자가 가장 편한대로 하면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특히 몸쪽 공에 상당히 강했던 타자로 기억하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손(스윙)이 빨랐다. 그 부분은 어쩌면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 그래서 타격을 할 때 몸쪽은 머리 속에서 비워뒀다. 가운데부터 바깥쪽에 포인트를 두고, 공을 봤다.”

-500호 홈런과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중 하나를 고른다면?

“야구는 팀이 하는 경기다. 물론 오랜 기간 동안 노력해 거둔 개인기록도 소중하지만, 내게는 챔피언반지가 더 가치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야구는 결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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