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1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이 관리하는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시위 및 폭동과 관련해 해당 도시들이 연방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3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최근 연방 요원들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민 2명을 잇따라 사살해 집권 공화당과 자신의 지지층에서조차 비판이 이어지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관련 범죄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민주당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7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백인 여성 러네이 니콜 굿(37), 같은 달 24일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이 백인 남성 간호사 앨릭스 프레이(37)를 살해했을 때만 해도 “요원들의 정당한 임부 수행”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공분을 샀다. 이후 전국적으로 거센 반(反)트럼프 시위가 일어나고 공화당에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서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을 이끈 책임자 대신 톰 호먼 백악관 국경차르를 미네소타주에 긴급 투입했다. 또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통화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강세 지역의 시위에 연방정부가 섣불리 개입하지 않겠다는 ‘유화 제스처’까지 내놓은 것이다.
다만 그는 시위대 등이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시위대를 “고액의 보수를 받는 미치광이, 선동가, 반란자”로 지칭하며 “이들로부터 공격받는 모든 연방건물을 강력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방요원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 연방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치는 행위, 연방 요원들에게 돌이나 벽돌을 던지는 행위 등을 거론하며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사람들은 동등하거나 그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를 것”이라고도 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얼핏 보면 연방정부의 개입 자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향후 문제가 생기면 책임의 초점을 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속셈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제기된 다. 향후 일부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로 인해 치안이 악화하면 민주당 소속 주지사나 시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동시에 자신이 혼란을 수습하는 모습을 선보여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8일 보낸 내부 지침을 입수해 ICE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요원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려 한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체포 영장 발부 전 도주 가능성이 있는 불법 이민자만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었지만 해당 인물이 특정 가능 장소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체포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