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볼’ 두산 ‘스몰볼’ 7구단…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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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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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SK 따라하기’ 혹독한 겨울훈련 준비
두산은 “휴식-재충전… 재미있는 야구로 승부”

두산 김경문 감독
두산 김경문 감독
올해 프로야구를 두고 ‘SK와 일곱 난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SK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내년에도 1 대 7 싸움이다. 1인자 SK를 따라잡기 위한 나머지 7개 팀의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화두는 역시 SK 따라하기다. 혹독한 훈련과 정신력 강화를 앞세운 SK를 배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02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올라본 적이 없는 LG는 남해와 진주 캠프에 이어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다.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전패했던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난해 우승팀 KIA는 남해에 이어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다. 한화와 넥센 등 하위권 팀들도 약한 전력을 보강하는 방법은 훈련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롯데 역시 양승호 신임 감독 체제에서 많은 훈련을 예고하고 있다. 모두 SK ‘이기는 야구’의 벤치마킹이다.

하지만 단 한 팀 두산만은 또 다른 1 대 7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이기는 야구에 앞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야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팬들에게 통 큰 야구를 선보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도 우승이라는 정점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 더 치밀하게 준비해 내년에는 재미있는 야구로 SK를 넘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점점 스몰볼 경향이 짙어지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SK의 대척점에 섰던 두 팀은 두산과 롯데였다. 두 팀은 올해 희생번트에서 최소 1,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던 로이스터 감독이 떠나면서 이제 빅 볼을 구사하는 팀은 두산만 남게 됐다.

10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 마무리 캠프를 차리는 김 감독은 “다른 팀처럼 강 훈련을 실시하기보다는 시즌 중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과 체력 보충 위주의 훈련을 주로 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산의 1 대 7 싸움은 내년에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몰볼, 빅볼::

스몰볼(Small Ball)은 홈런이나 안타 등 강공에 의존하는 대신 번트와 도루, 희생타, 히트앤드런 등 세밀한 작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빅볼(Big Ball)은 그 반대다. 올 시즌 SK가 번트와 작전 구사가 많은 스몰볼을 활용한 반면 두산과 롯데는 홈런 등을 앞세운 공격적인 야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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