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일화 신감독 웃게 만든 ‘몰리나 희생정신’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19일 07시 30분


18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의 K리그 28라운드. 성남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다”며 콜롬비아 출신 몰리나(29)를 칭찬했다. 몰리나는 3일 강원과의 K리그 경기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 득점포(7일 FA컵 4강전 포함)를 가동 중이다.

그러나 신 감독이 높게 평가하는 건 비단 이런 기록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초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도 적응이 안 돼 골을 좀 못 넣었을 뿐 원래부터 매 경기 골을 넣을 자질이 있는 선수였다”는 게 신 감독이 말.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희생정신이 사령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 감독에 따르면, 몰리나는 올 여름 입단 당시 ‘한국 문화에 빨리 적응하겠다’ ‘튀는 행동은 안 하겠다’ ‘팀 전술의 큰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겠다’ 등 3가지를 먼저 약속했다. 개인플레이를 최대한 자제해 팀 조직력에 해가 되는 행동은 삼가겠다는 의미.

몰리나의 이런 태도는 팀 내 다른 외국인 선수 라돈치치와도 쉽게 비교된다. 라돈치치는 강한 파워와 대포알 같은 슈팅력 등 뛰어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로 시즌 내내 신 감독을 애태웠다. 11일 광주 원정 때 아예 출전명단에서 빠진 것도 자극을 주기 위한 신 감독의 노림수였다.

그러나 몰리나는 이렇듯 밀고 당기면서 관리할 필요가 없는 선수라는 것. 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팀이 지든 이기든 개의치 않고 자기플레이만 신경 쓰게 마련인데 몰리나는 다르다”며 흡족함을 나타냈다. 벤치의 이런 신뢰를 알았을까. 몰리나는 이날도 선제골에 이어 두 번째 골의 시발점이 된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신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성남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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