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소음으로 딴 중국의 ‘짝퉁 금메달’

  • 입력 2008년 8월 14일 23시 17분


2008 베이징 올림픽 양궁 여자 결승전에서 박성현(25·전북도청)이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109-110 1점차로 진 것은 중국 응원단의 상식 이하의 매너도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응원단은 자국 선수가 활을 쏠 때는 조용히 하다가 박성현이 활을 잡을 때마다 중국어로 고함을 치는가 하면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박성현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철저히 훈련을 했지만 도를 넘은 중국 응원단의 상식 이하의 행동에 흔들렸다. 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 요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응원단의 소음은 끊이지 않았다.

좀처럼 평정심을 잃지 않는 박성현은 4엔드 두 번째 화살에서 8점을 쏘고 말았다.

박성현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관중석의)소리에 개의치 않고 쏘려고 했지만 조금 신경이 쓰였다"며 "내가 컨트롤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양궁 테니스 등 정신집중이 필요한 경기에서 관중들이 중요한 순간에 조용히 해주는 것은 국제적인 매너로 통한다. 장쥐안쥐안의 양궁 금메달은 올림픽 개막식 불꽃놀이 컴퓨터 그래픽과 립싱크에 이어 관중과 선수가 하나가 돼 상대편 선수의 신경을 거슬린 대가로 얻은 '짝퉁 금메달'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성현이 마지막에 10점을 쏘는 등 불과 1점차 패배를 당한 것은 사실상 실력 및 정신력 면에서 박성현이 장쥐안쥐안을 크게 능가했다는 평가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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