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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7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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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중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2년, 좌완 투수 윤혁은 청룡기중학교야구대회 결선에서 충장중을 상대로 퍼펙트에 성공했다.
투수들에게 퍼펙트는 ‘신이 주는 기록’이다.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단 한명도 성공하지 못했고, 고교와 대학 야구에서도 각각 1975년과 1971년 이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체 뭐가 다르다는 걸까.
윤 과장은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지역예선이 아닌 전국대회 결선이었다는 점. 장소는 물론 동대문운동장이었다. 둘째가 더 기막히다. 윤 과장이 퍼펙트로 돌려세운 충장중 타선에는 김기태 정회열 이호성 염경엽 등 훗날 프로야구를 주름잡은 예비 스타들이 즐비했다.
다행히 목격자가 같은 팀에 버티고 있다. 원주중 1학년이던 안경현(38)이 다음 경기를 기다리다 윤 과장의 투구를 직접 지켜본 것이다. 안경현은 후배들이 윤 과장의 말을 안 들을 때마다 딱 한 마디를 던진단다. “너희가 이 분이 어떤 분인지 몰라서 그래. ‘야구왕’이었다니까, ‘야구왕’!”
배영은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