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빼고 안정환 투입…‘아드보 마술’ 통했다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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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질주한국의 ‘신형 엔진’ 박지성이 후반 9분경 토고 문전으로 질주하자 상대 수비수 장폴 야오비 아발로(오른쪽)가 반칙을 하고 있다. 한국은 이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멋지게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프랑크푸르트=김동주 기자
박지성 질주
한국의 ‘신형 엔진’ 박지성이 후반 9분경 토고 문전으로 질주하자 상대 수비수 장폴 야오비 아발로(오른쪽)가 반칙을 하고 있다. 한국은 이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멋지게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프랑크푸르트=김동주 기자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에 이어 딕 아드보카트의 마법도 통했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이 13일 토고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에 이어 딕 아드보카트의 마법도 통했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이 13일 토고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0-1로 전반을 마친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은 수비수 김진규(주빌로 이와타)를 빼고 스트라이커 안정환(뒤스부르크)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전반전에 너무 안정적으로 가다 1골을 내줬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다. 이런 아드보카트 감독의 판단은 옳았다. 결국 안정환이 해냈다.

한국은 안정환이 최전방의 조재진(시미즈S펄스)보다 약간 뒤로 처져 공격에 가담했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재진 안정환 이천수(울산 현대)가 사실상 포 톱을 형성해 공격을 펼친 것과 다름없었다. 수비에는 김영철(성남 일화)과 최진철(전북 현대)만 지키고 미드필드까지 모두 하프라인을 넘었다.

역시 ‘공격이 최선의 방어’였다. 한국은 후반 9분 동점골을 낚았다. 박지성이 아크서클 쪽을 파고들자 장폴 야오비 아발로가 뒤에서 발을 거는 바람에 프리킥을 얻어 냈고 이천수가 그림같이 차 넣어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 반칙으로 아발로가 퇴장당하는 바람에 한국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수적 우위는 중앙에서 플레이를 펼치는 조재진과 안정환에게 여유를 갖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이어 중앙과 좌우를 오가던 안정환은 후반 27분 상대 수비가 조재진에게 달라붙자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며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을 날려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전반엔 너무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김진규-김영철-최진철을 투입해 포백보다 안정적인 스리백을 세우고도 중앙에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이호(울산 현대)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운 것은 지나치게 경기를 수비 지향으로 만든 셈이 됐다. 양쪽 사이드에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송종국(수원 삼성)까지 합치면 수비진이 무려 7명이나 되는 꼴이 됐다. 이을용이 중앙에서 경기를 리드하며 볼 배급을 했지만 그는 원래 수비 지향적인 스타일이었다.

이러다 보니 아드보카트 감독은 조재진을 중앙 공격수, 왼쪽에 이천수, 그리고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던 박지성을 오른쪽 공격수로 투입해 골 사냥에 나섰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비에서 미드필드 라인까지 수비 지향적인 성향이 많은 선수들이 차지하다 보니 공격 때 자주 맥이 끊겼다. 볼을 빼앗아 이천수와 박지성, 조재진이 토고 골문으로 향할 때 뒤에서 받쳐 주는 선수가 없어 기회를 잃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반 31분엔 수비의 허점 탓에 실점을 했다. 김영철과 최진철이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를 제대로 막지 못해 중앙이 뚫렸고 쿠바자는 아프리카 특유의 빠른 스피드로 오른쪽을 파고 들며 선제골을 잡아냈다.

프랑크푸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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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스위스戰도 해볼만하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그러나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하는 그 역시 경기내내 무척 긴장한 듯했다. 그는 무척 조심스럽고 외교적인 수사로 답변을 했다.

그는 우선 “전반전에 한국의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후반전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정환을 투입해 투 톱 시스템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 교체는 효과가 있었고 안정환이 너무 멋진 골을 넣어 줬다”며 ‘이날의 선수’로 뽑혀 기자회견장에 같이 앉은 안정환을 치켜세웠다.

수비라인의 스리백 시스템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듯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와 스위스전에서도 스리백을 바탕으로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기회 때 슈팅을 하지 않고 공을 돌린 것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는 골을 넣어야 하지만 오늘은 이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오토 피스터 토고 감독의 사퇴와 복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입을 다물었다.

프랑크푸르트=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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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敗將 피스터 “대체로 만족… 기회는 또 있다”

실력 차가 난 경기는 아니었다. 한국은 빨랐지만 우리도 빨리 달렸고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다. 파울 이후 퇴장을 당해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경기는 만족스럽다. 한국엔 3, 4번의 기회가, 우리에게는 4, 5번의 기회가 있었다. 축구는 그런 것이다. 이기지 않으면 지는 것이다. 한국이 초반에 자만심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다음 경기에선 좀 더 열심히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에는 3점을 못 얻었지만 다음 경기에서 잘 하면 된다. 기회는 언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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