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D-3]‘보이지 않는 눈’ 24시간 감시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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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테네 국회의사당 앞의 무명용사 참전비에서 그리스 장병들이 근무교대식을 하고 있다. 벽에 쓰여진 ‘KOPEA(코레아, 그리스어로 P는 영어의 R로 발음됨)’는 한국참전을 나타낸다.-아테네=올림픽 공동취재단
9일 아테네 국회의사당 앞의 무명용사 참전비에서 그리스 장병들이 근무교대식을 하고 있다. 벽에 쓰여진 ‘KOPEA(코레아, 그리스어로 P는 영어의 R로 발음됨)’는 한국참전을 나타낸다.-아테네=올림픽 공동취재단
2004 아테네 올림픽의 최대 과제는 ‘테러 없는 올림픽’.

최근 아테네 아르하네스 지구의 한 운송회사 화장실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그래서인지 대회 개막을 나흘 앞둔 아테네는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한다. 육상은 물론 해상 공중경비도 삼엄하다.

이번 대회의 보안을 총괄하는 곳은 올림픽 선수촌보안사령부(OVSCC). 명칭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선수촌과 미디어빌리지, 각종 경기장 주변에 자동소총을 어깨에 둘러멘 보안요원은 무려 4만5000여명. 이는 시드니올림픽 때의 3배나 된다.

허리띠까지 풀어야 각종 시설 출입구마다 빠짐없이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다. 무심코 손톱깎이나 주머니칼을 가방에 담아뒀던 사람들이 곤욕을 치르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선수촌에선 바지의 금속버튼도 체크당하고 시계, 선글라스까지 벗어야 통과할 수 있다. 특히 훈련장과 경기장의 보안은 철저하다. 취재진은 입구에서 등록을 해야 하고 훈련장에서 이동하려면 에스코트 요원의 감시 하에 순환버스를 타야 한다. 절대 걸어서는 이동할 수 없다. 훈련장 출입도 선수단 감독이나 매니저의 허락을 받은 기자만 가능하다.

이번 올림픽 보안 시스템의 하이라이트는 ‘보이지 않는 눈’에 의한 감시체계. ‘C41’로 명명된 전자감시 시스템이 293개 카메라로 아테네시 전역을 24시간 샅샅이 감시한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고성능 마이크를 갖춘 비행선은 아테네 1.2km 상공에서 지상의 대화나 전화통화까지 녹음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에 입이 벌어진다.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는 인권단체들이 법원에 비행선 운영중단을 요구한 상태여서 과연 그리스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7일부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군함이 그리스 해역을 순찰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이 배치되는가 하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도 이미 가동 중이라고.

보안 문제가 아테네올림픽 최대의 과제로 등장하면서 풍광이 빼어난 그리스 해안 가운데 일부는 수영과 요트타기가 금지된 상태.

아직 대회 개막 전이어서 메인프레스센터의 출입통제와 검색은 다른 시설에 비해 그리 까다롭지 않은 편. 체크인 데스크의 안내요원은 음식물 반입이 원래는 금지돼 있지만 가방에 살짝 넣어 가져가면 될 것이라고 귀띔해줄 정도였다. 그러나 대회의 막이 오르면 메인프레스센터 통제도 더욱 삼엄해지리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그리스 정부가 이번 올림픽 보안 경비에 쏟아부은 돈은 무려 15억달러. 올림픽이 끝나면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테러와의 전쟁’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그리스 정부의 노력을 아테네 전역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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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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