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병현 “선발 OK”…시애틀에 4이닝 5K 호투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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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사실상 선발 진입을 확정지었다.

김병현은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일레트릭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왼손타자만 7명을 포진시킨 좌타군단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아내며 2안타와 4사구 2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위력을 뽐냈다.

고교야구 타격왕 출신인 김병현은 지난해 자신을 ‘한국의 홈런왕’ 출신이라고 소개했다가 동료들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김병현은 이날 2회말 2사후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려 왕년의 타격솜씨까지 과시했다.

이로써 김병현은 7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 이후 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였고 첫 등판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2이닝 3실점으로 치솟은 평균자책을 2.70으로 끌어내렸다. 나흘 만에 2경기 연속 4이닝을 던져 체력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씻어냈고 투수도 타격을 해야 하는 내셔널리그에서 방망이 실력을 인정받아 선발 경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에 오른 점도 고무적이다.

반면 김병현에 이어 5회에 등판한 제5선발 경쟁자 미구엘 바티스타는 3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4실점(2자책)하는 등 3경기에서 6이닝 11안타 9실점(5자책)을 기록해 평균자책이 7.50까지 치솟았다. 4선발 후보인 신예 존 패터슨은 3경기에서 7이닝 9안타 4실점으로 평균자책 5.14.

따라서 김병현으로선 15일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최악의 투구만 하지 않는다면 선발 테스트 통과가 확실한 상태. 16일 이후의 시범경기 선발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밥 브렌리 감독은 이때부터 시즌에 대비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이치로 대신 8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시애틀의 추신수는 3회초 김병현으로부터 볼넷, 7회에는 바티스타에게 안타를 뽑아내는 등 2타수 1안타에 4사구 2개를 얻어내며 3득점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승부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6-6 무승부. 이날 경기에선 6회초 바티스타가 브렛 분의 왼쪽 팔을 맞추자 곧이은 6회말 제프 넬슨이 루이스 곤살레스의 등을 맞추는 보복성 빈볼을 던져 시범경기치곤 드물게 양팀 선수가 모두 뛰어나오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봉중근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마무리로 등판해 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찬호, 랜디 존슨과 선발대결 무산

한편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와 랜디 존슨(40·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첫 선발 대결이 무산됐다. 박찬호는 10일 팀 수비훈련중 타구에 왼쪽 무릎을 스쳐 맞으면서 타박상을 입었다. 부상은 그리 심하지 않지만 러닝때 약간의 통증을 느끼는 상태. 이에 벅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의 12일 애리조나전 등판 일정을 취소했다. 그러나 투구에 큰 지장이 없다는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의 의견을 듣고 마이너리그 선수들 중심으로 펼쳐지는 자체 청백전에 투입하기로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병현 관련 말말말

▽김병현=마운드에선 항상 내가 왕이라는 생각으로 던진다. 좌타자가 많이 나와 걱정이라는 얘기는 자꾸 들으니까 짜증이 난다. 요즘 체인지업과 투심, 싱커가 좋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2회 2루타를 친 것은 직구였다. 추신수는 참 좋은 타자다. 선구안도 좋고 스윙이 부드러워 좋은 타자가 될 것 같다.

▽추신수=병현이 형의 공은 TV에서 보던 것보다 공끝이 훨씬 많이 움직였다. 볼넷을 골랐는데 삼진을 안 먹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열심히 해서 얼른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

▽밥 브렌리 감독=잘 던질 줄 알고 있었다. 체인지업이 기가 막혔다. 2경기 연속해서 많은 왼손타자를 상대한 것은 앞으로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왼손타자를 상대할 때 문제가 있었는데 체인지업으로 말끔히 해결한 것같다.

김병현 시범경기 성적
날짜상대이닝안타삼진4사실점평균자책투구
3일화이트삭스2422313.5040
7일애너하임412100.0042
11일시애틀425200.0052
1079532.70134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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