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가는길]월드컵조직위원장의 위상과 무게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30분


“월드컵 대회조직위원장은 어느 정도 직급입니까. 총리급이 맞습니까.”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조직위원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런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외부에서 생각하는 조직위원장의 위상이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기 때문.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의 스포츠 행사의 하나인 월드컵은 개최국으로서는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으로 한국조직위원회의 조직위원은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유력인사 6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이동찬 박세직씨 등 정재계의 유력 인사가 조직위원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를 보면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인사의 직분은 사회적으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94미국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인 알렌 로덴버그였다. 미국의 경우 변호사는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직업 중의 하나로 사회 지도층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로덴버그위원장은 ‘축구 불모지’에서 열린 미국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98프랑스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마르세유축구협회장이었던 사스트르와 축구스타 출신 플라티니가 공동으로 맡았다. 지방 축구협회의 회장이었던 사스트르는 말할 것도 없고 플라티니 역시 프랑스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은 아니었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대회조직위원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들은 너무 거물급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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