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A에서 메이저리그로의 승격. 그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필자가 90년 미국에 있을 때 목격했지만 한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면 마이너리그의 동료 팀 관계자 팬은 그의 앞날을 축하해주면서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마라”는 즐거운 농담을 한다.
조진호의 첫 등판을 보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눈에 많이 띈다. 스피드와 결정구, 주자가 있을 때의 투구동작 등인데 아직 한창 나이임을 감안하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그에겐 이런 결점을 상쇄할 수 있는 뛰어난 제구력과 대담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작 지금부터 걱정되는 것은 언어소통 문제, 눈에 보이지 않는 텃세, 장거리 여행과 시차에 따른 피로 극복 등일 것이다.
박찬호도 지난해 시즌 초반까지 고생했지만 뭐라고 꼬집어 얘기하기 힘든 라커룸의 묘한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진호에게 윈델 김이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