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점]체급경기 체중감량 『목숨건 전쟁』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굶기, 마지막 한방울까지 땀빼기, 약물복용, 먹은 것 토하기, 피뽑기…. 복싱 유도 레슬링 등 체급경기 선수들의 목숨을 건 체중줄이기가 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레슬링선수인 제프리 리즈(21)는 지난 9일 증기실에서 여러겹의 훈련복을 입고 격렬한 운동을 하며 체중을 줄인 뒤 곧바로 동료들과 훈련을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리즈는 쓰러지기 직전 동료들에게 머리가 멍하고 숨이 가쁘다고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을 담당한 브래드 카진 박사는 16일 『몸의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신장과 심장의 기능이 순식간에 떨어져 뇌세포가 급격히 파괴되었다』며 『부상이나 질병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체중감량을 위해 땀을 너무 뺀 게 사망 원인이라는 것. 국내에도 이미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었다. 지난해 3월 유도국가대표 65㎏급 정세훈(22·당시 용인대 4년)이 체중감량을 위해 조깅 후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빼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으로 가던 길에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심폐기능 중단. 정세훈은 당시 4, 5일간 굶다시피 하며 12, 13㎏을 한꺼번에 줄였었다. 체급경기선수들은 위장병 등 소화기관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대부분 감량에서 오는 불규칙한 식사와 체중감량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 특히 성장기의 중고선수들은 잦은 감량으로 발육부진을 겪는 경우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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