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또래살해’ 20대 여성, 고교생인 척 교복 입고 피해자 찾아가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6월 1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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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A 씨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집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20대 여성 A 씨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집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과외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20대 여성이 고등학생인 것처럼 교복을 입은 채 피해자를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부산 금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 씨는 지난달 26일 20대 여성 피해자 B 씨의 집에 찾아가면서 여고생 교복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범행 대상을 확정한 뒤 중고로 교복을 구해 입고 피해자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과외 아르바이트 앱에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하고 범행 사흘 전 “아이가 방문할 것”이라며 B 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 두 사람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B 씨는 자신의 주거지와 A 씨의 집이 멀다며 과외를 거절했으나 A 씨는 “맞벌이라 아이를 당신 집에 보낼 테니 과외를 맡아달라” “시범 수업을 해본 뒤 결정해달라”며 집 주소를 알려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범행 전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수사 전문 프로그램’ 등의 내용을 검색한 기록을 일부 확인했다. 또 범행 전 도서관에서 범죄 서적을 빌려 보고, TV 범죄수사물을 시청한 것으로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살인’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점을 보면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A 씨는 범행 후 집 근처 마트에서 흉기와 큰 비닐봉지, 구강청결제 등을 산 것으로도 전해졌다. 해당 마트 관계자는 채널A에 “형사들이 와서 상품을 찾아봤다. 영수증을 가지고 와서 (구매 날짜가 사건 당일) 그날이었다고 하는 것 같다. 피가 묻어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과외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A 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과외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A 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A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경 부산 금정구에 있는 B 씨의 집에서 B 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그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고립된 생활을 해온 A 씨가 불특정인에 대해 범행에 나섰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오래전 부모와 떨어져 조부모와 지냈고, 가까운 친구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 시한인 오는 5일까지 범행 동기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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