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후 저층 주거지, 소규모 개발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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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새 정비모델 ‘모아타운’ 도입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 정책인 ‘모아주택’의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강북구 번동 일대.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 정책인 ‘모아주택’의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강북구 번동 일대. 뉴시스
서울 전체 주거지의 41.8%가 저층주거지(131km²)다. 이 중 약 87%가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곳으로, 마땅한 방안이 없어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에 서울시가 새로운 정비모델인 ‘모아타운·주택’을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주택 공급량 증가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 소규모 주택들 모아 공동 개발


‘모아주택’은 ‘모아타운’을 구성하는 단위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된 지역 내에서 대지면적 1500m² 이상을 확보하면 모아주택을 추진할 수 있다.

이웃해 있는 노후 주택의 개별 소유자들이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공동 개발하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방식을 이용한다. △20가구 미만의 집주인들이 2∼6개 필지를 통합 개량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 △1만3000m² 미만의 가로구역에서 기존 가로는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정비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이다.

8∼10년 걸리는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이 사업은 2∼4년만 소요된다. 정비계획 수립,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의 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이다. 김지호 서울시 모아주택팀장은 “소유자의 80% 이상이 동의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원주민의 재정착률도 50∼70%로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 층수 완화·용도지역 상향, 공공시설 지원까지


서울시는 소규모 정비사업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을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관리할 계획이다. 노후도 50% 이상, 면적 10만 m² 이내여야 한다. △층수 완화 △용도지역 상향 △공공시설 조성 △통합 지하주차장 설치 △공공건축가 지원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모아타운 내에선 최고 층수를 10층에서 15층으로 완화한다. 현재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대상지는 대부분 10층까지 올릴 수 있는 2종(7층) 이하 지역이다. 다만 가로 활성화를 위해 지하주차장을 설치하고 저층부에 도서관, 어린이집 등을 설치하거나 임대할 계획인 건물만 층수가 완화된다.

위치에 따라 인접 지역과의 용도지역 차이로 정비 효과가 떨어지거나 경관 저해가 예상될 경우 일반주거지역의 용도지역은 1단계 상향해준다.

공영주차장, 공원, 어린이집, 도서관 등 공공·기반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국비·지방비를 한 곳당 최대 375억 원까지 지원한다. 또 2개 이상의 개별 사업지가 통합된 지하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기본 설계를 할 때 공공건축가와 지원금 5000만 원을 지원해 건축 품질도 높인다. 올해는 10개 시범사업지를 정해 제공하며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을 모아타운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2025년까지 2404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업 후 번동의 가구 수는 약 3.5배(357가구→1262가구) 늘어난다. 주차장은 약 10배(129대→1344대) 증가하며 재정착률은 50∼75%다.

올해부터 자치구 공모와 주민 제안을 통해 매년 20곳씩 5년간 100곳의 모아타운을 지정한다. 올해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자치구 공모를 받아 3월에 선정한다.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공모 결과 발표일을 권리산정일로 고시할 예정이다.

이날 번동 시범사업 현장을 방문한 오 시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총 3만 채의 양질의 신축 주택을 공급하고, 방치돼 있는 노후주택 주거지들을 대단지 아파트 못지않은 곳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모아타운#모아주택#소규모 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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