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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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국제일반43%
미국/북미14%
인사일반11%
산업7%
국제정치7%
국제문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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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 반환’ 앞장선다…뉴욕 메트 미술관장 “150만점 예술품 불법 취득 여부 조사”

    “우리 미술관이 소장한 약 150만 점의 예술품 가운데 불법 취득된 작품이 없는지 샅샅이 찾아보고 있습니다.”전 세계적으로 약탈 문화재 반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적인 박물관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도 불법 소장품 반환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맥스 홀라인 메트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 시간)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는 작품을 ‘고향’으로 반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 뉴욕 메트 “투명하게 취득한 작품만 전시할 것”해마다 방문객 약 600만 명이 찾는 메트는 미 최대 사립 미술관이자 세계 5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홀라인 관장은 “메트는 뉴욕에 있지만 미국만의 미술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인의 미술관”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온 작품이 밀수나 약탈 등과 같은 불법적 취득에 관여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홀라인 관장은 지난해 ‘문화재 이니셔티브’를 출범한 뒤 메트의 소장품 출처 감사팀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최근 기원전 2900~2600년 작품으로 추정되는 고대 수메르 남성 청동상을 이라크에 반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메트 측은 “1955년부터 70여 년 동안 소장했던 유물”이라며 “출처 조사를 통해 이라크 문화재임을 확인해 주미 이라크대사관에 연락해 반환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밀매조직 등과 연관된 작품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22년 맨해튼 검찰은 메트 소장품 가운데 장물이 입증된 45점을 압수해 이집트와 터키 등으로 반환하기도 했다.홀라인 관장은 “‘세계의 미술관’으로서 각국 정부와 협력해 투명하게 취득한 ‘세계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한국의 유명 작가 이불에게 건물 정면에 놓일 작품을 의뢰해둬 기대가 크다”고도 덧붙였다. ● 반환 사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갈 길 멀어메트의 이런 노력은 최근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약탈 문화재 반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비교적 최근인 1870년 민간 미술관으로 설립된 메트보다 역사가 긴 유럽의 저명 박물관들은 식민지 유물 약탈 과거까지 더해져 문제가 더 크다. 19~20세기 제국주의가 한창일 때 서구 열강이 전세계에서 도굴해갔던 문화재 중 상당수가 영국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독일 신(Neues)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 약탈의 최대 피해국으로 꼽히는 이집트의 가장 대표적 약탈품들인 덴데라 신전의 천궁도, 로제타스톤, 네페르티티 흉상도 각각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박물관, 독일 신박물관에 있다. 그러다 2010년 한국과 이집트, 그리스 등 약탈 피해를 입었던 20여 개국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공동 대응을 공표한 ‘카이로 선언’ 이후 서구 박물관들은 본격적인 반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반환 문제가 외교적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그리스-영국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19세기 영국이 그리스 신전에서 뜯어가 영국박물관에 전시 중인 ‘파르테논 마블스’의 반환을 촉구하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돌연 회담을 취소해버린 것이다.하지만 약탈국들이 자발적으로 반환하지 않는 한 소송으로 반환 받기란 쉽지 않다. 구속력 있는 국제법이 마땅치 않은 데다가 역사적 혼란기에 ‘거래’가 아닌 불법으로 반출됐음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메트처럼 자발적 반환 사례도 늘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과거 식민지배 역사를 사죄하며 2022년 베를린 민속박물관에 있던 탄자니아의 고대 유물들을 영구 임대 형식으로 반환했다. 국제정세의 변화도 반환 움직임을 촉발하는 배경으로 제시된다. 옛날에야 피약탈국의 열악한 보존 환경을 내세워 서구 열강들이 반환을 거부했지만, 이들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마냥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루브르박물관 등에 있는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을 추진 중인데, 최근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이 커지자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개선해 이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2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박물관은 현재 4개 국가와 반환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대표적 문화재인 로제타스톤은 논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정작 주목도가 높은 유물의 자발적 반환은 아직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1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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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 강제매각법 美의회 통과… 바이든 ‘Z세대 표심’ 놓치나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시키는 법안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에서도 통과했다. 미국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 문제가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미국 상원이 앞서 20일 하원을 통과한 ‘안보예산 패키지 법안’을 찬성 79표 대 반대 18표로 가결했다고 전했다. 이 패키지에는 틱톡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총 360일) 안에 미국 내 틱톡 지분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담겨 있다. 바이트댄스가 매각을 거부하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이 사실상 금지된다. 앞서 미국 정치권 내 대중국 강경파들은 중국공산당이 틱톡을 통해 미국 선거와 여론 형성에 개입하고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다며 이 법안을 추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내 책상에 당도하는 대로 서명할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곧바로 발효되면 이르면 내년 강제 매각이 실현될 수 있다. 다만 미 NBC뉴스는 바이트댄스가 소송을 통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발효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중국 정부 뿐 아니라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11월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약 1억7000만 명이 사용할 만큼 틱톡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하원의원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틱톡 사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민주당에게 이 법안은 실수”라고 지적했다.실제로 지난달 말 CNBC방송이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틱톡 매각 및 금지에 찬성한 비율은 47%로 절반이 채 안됐다. 특히 공화당원의 60%가, 민주당원은 이보다 적은 40%만이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는 “틱톡이 많은 표심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의 미적지근한 반응이 경합주에서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재임 시절 틱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이번 법안에 반대 입장을 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 등은 그 배경으로 공화당 ‘큰손’ 제프 야스를 꼽았다. 친(親)기업, 보수 성향 정치 기부 단체 ‘성장클럽(Club for Growth·CFG)’의 주요 자금줄인 억만장자 야스는 바이트댄스의 지분 15%를 갖고 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스와의 회동 후 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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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학 反戰시위, 경찰 진압에 격화… 분노한 2030 대선 변수로

    “밀리지 마세요. 자기 자리를 지키세요!” “뉴욕대 학생 여러분, 해산하길 바랍니다.” 어느 한쪽 물러서지 않는 대치는 결국 충돌로 이어졌다. 22일 오후 9시경 미국 뉴욕 맨해튼 워싱턴스퀘어 인근 뉴욕대(NYU).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을 외치던 학생 수백 명이 경찰과 맞서다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진압에 나선 경찰이 일부 학생들을 연행하자 학생들은 더욱 거세게 저항하며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이날 시위는 NBC 등 미 주요 방송들도 생중계하며 심각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미 대학가가 반(反)유대주의 논쟁을 촉발시킨 데 이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의 무대가 되고 있다.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시위대 108명이 경찰에 체포된 뒤 대학 시위는 미 전역으로 거세게 번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유대주의를 경계한다”는 성명과 함께 차분한 대응을 요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층이 등을 돌리고 있어 집권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찰 강경 진압에 격해지는 시위대 이날 오전 미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경찰은 “예일대에서 시위대 60여 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 시위대 체포 4일 만이다. 이들은 19일부터 예일대 총장실 인근 바이니키광장에 텐트를 치고 농성 중이었다. 피터 샐러베이 예일대 총장은 성명을 통해 “대학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위대 체포를 허용했다”며 “예일대는 유대인, 무슬림 및 기타 커뮤니티 구성원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모든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예일대 캠퍼스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한 건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강경 대응은 오히려 시위 확산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시위에 참여한 법대생 말라크 아파네는 뉴욕타임스(NYT)에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용기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대학들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유대인 명절 ‘유월절’ 첫날인 22일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유월절을 맞아 거리로 나온 양측 지지 세력이 자칫 심각한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버드대 역시 비슷한 이유로 중앙 광장인 ‘하버드 야드(Yard)’의 출입을 26일까지 통제했다. 해당 구역에서 사전 허가 없이는 텐트 등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난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는 다음 달 예정됐던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했다. 친이스라엘 단체들이 “해당 학생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무슬림”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탓이다.● 등돌리는 2030… 美 대선 변수로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대학가에 들불처럼 일어나는 시위는 난감한 문제다. 한쪽을 편들 수도 없거니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무작정 비난하기도 곤란하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이 이런 정부의 태도를 이스라엘 편향적이라고 보는 건 다가올 대선에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는 29%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26%)보다 불과 3%포인트 앞섰다. 미 뉴욕에 사는 프레드 맥널티 씨(30)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진보 성향인 젊은 세대에게 중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부모 세대와 달리 우린 세계대전이나 나치에 대한 기억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압박이 더 생생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컬럼비아대 대학원생도 “이스라엘에 대한 찬반과 별개로, 경찰이 대학 캠퍼스에 진입해 학생들을 끌고 가는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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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운전자 액셀조작 실수, AI기술로 막는다

    올 2월 29일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7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가속페달 조작 의심 사고로 순식간에 다른 차량과 시민을 덮쳐 연신내 시장에서 매일 폐지를 줍던 한 노인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지난해 3월 4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던 전북 순창군 농협 조합장 투표소 사고 역시 1t 트럭을 운전하던 74세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실수였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이처럼 가속페달 오조작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굿 모빌리티’ 기술 도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 368만 명에서 2023년 474만 명으로 3년간 약 29% 증가했다. 2030년은 725만 명, 2040년에는 1316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2025년 전후로 고령 운전자가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도 매년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추돌사고는 연평균 14.4%씩 늘었다.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정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신기술을 통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가속페달을 갑자기 끝까지 밟을 경우 자동으로 속도 제어를 해주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운전 능력이 저하된 일부 고위험 고령 운전자 대상 또는 농어촌 차량 등에 한해서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띠리릭! 시동 정지”… 실수로 풀액셀 밟자 알아서 급제동 〈1〉 교통약자 보호 ‘굿 모빌리티’AI 등 활용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급격한 가속-4500RPM 초과 등… 운전실수로 가속페달 밟으면 멈춰日, 제어장치車에만 ‘고령층 면허’… ‘걸음마’ 韓, 이제야 R&D 수요 조사 “띠리릭! 띠리릭!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시동이 정지됐습니다.”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동아일보 기자가 시험장 차량을 타고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3초 넘게 꾹 밟았다. RPM(분당 회전수)이 4500으로 치솟으며 차량이 앞으로 튀어 나가다 금세 자동으로 멈춰 섰다. 차 안에선 경고음이 울리며 빨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어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멈췄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실수로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상황을 가정한 실험이었다.이 장치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한 종류다.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급가속했을 때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로 2년 전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장내 기능차량에 설치됐다. △급격한 가속페달 조작 △4500RPM 초과 △전방 범퍼 충격 등의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차량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태지원 과장은 “연습생들이 당황하거나 긴장해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제어 장치가 작동하는 사례가 이곳에서만 하루 4, 5건씩 발생한다”며 “제어 장치 도입 덕분에 급가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애물 3m 내 급가속 시 자동 제어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선 일찍이 이 같은 제어장치 지원 정책을 실시하며 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특히 상대적으로 인지 능력이 감소한 고령 운전자를 중심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화재의 연령대별 사고 접수 건수에 따르면 2020~2023년 20, 30대는 연평균 추돌사고가 4.1% 줄었지만 65세 이상은 같은 기간 14.4% 늘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파악한 2018~2022년 국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0.2%가 60세 이상 운전자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출력이 세고 가속이 빨라 페달 오조작 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AI와 초음파,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 감지) 센서, 영상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작동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 다이하쓰 자동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차량 외관의 초음파 센서가 전후방 3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한다. 차량 출발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너무 세게 밟으면 차량이 오조작을 인지해 급출발을 억제해 준다.이 외에도 운전자의 달라진 주행 패턴이 발생하면 제어 기술이 작동하거나, 인지 센서가 내부 소음이나 페달 작동 속도를 감지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AI 기술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보행자, 차량 단독 상황 등을 인지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경근 수석연구원은 “급가속이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것인지 운전자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전자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전자의 표정과 페달 오조작을 연계해 위험 상황을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령자 대상 보조금 지급이 같은 장치가 가장 보편화된 일본은 200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서포트카S’ 인증 차량에 한해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또 고령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구입하면 최대 4만 엔(약 35만 원)을 보조해 준다. 유로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NCAP)도 2026년부터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가속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페달 오조작 방치 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운전면허시험장 외에 찾기 어려웠다. 올해 1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기술 연구개발(R&D) 수요 조사를 막 시작한 단계다.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적용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이미 200개가 넘는 차종에 방지 장치가 설치됐다”며 “화물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부터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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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 휠체어, 사람 다가오자 멈추고 장애물 피해 가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의 도로 위 사고 위험을 낮추는 자율주행 휠체어 등이 ‘굿 모빌리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건물 안에서 국내 스타트업 ‘하이코어’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휠체어를 체험해 봤다. 자율주행 휠체어에 탑승해 반대편 엘리베이터 앞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니 휠체어가 자동으로 출발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니 자동으로 멈춰 섰고, 장애물도 안전하게 피해 도착했다. 2시간 충전하면 40km를 이동할 수 있다. 안전상 속도는 시속 3km로 제한됐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이동이 편리했다. 이 자율주행 휠체어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동취약계층은 2024년 기준 1635만6000명이다. 한국 총인구 5188만8000명의 31.5%다. 향후 5년간 매년 2.2%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율주행 휠체어는 실내뿐만 아니라 차량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휠체어를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좁은 차량에 무거운 휠체어를 싣고 타기가 어렵다 보니, 도로에서 휠체어를 타다가 휠체어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하이코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가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제작 중이다. 이 차량은 이동 경사로가 나와 휠체어가 좌석에 자동 탑승하도록 돕는다. 탑승석에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하이코어는 현대차그룹, KT, 한진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를 제작하고 있다. 원래 합성모터 기술을 활용한 전기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2020년 현대차그룹이 이 기술을 활용해 휠체어를 개발할 것을 제안해 자율주행 휠체어 회사로 탈바꿈했다. 2022년 12월부터는 KT와 협업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율주행 휠체어 40대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탄 휠체어가 진료 순서에 맞게 해당 진료실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지갑에 있던 4급 장애인증을 보여줬다. 유도 선수였던 그는 학창 시절 운동을 하다가 손목과 다리를 다쳐 출퇴근 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박 대표는 “평생 휠체어를 타 누구보다 이동취약계층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고령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휠체어의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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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영 23명, 금지약물 양성에도 도쿄올림픽 출전”

    2021년 일본 도쿄 올림픽 당시 중국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중국 수영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걸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규정 위반으로 판명 날 경우 중국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딴 메달들을 무더기로 박탈당할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 시간) 미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왐을 인용해 “도쿄 올림픽 여자 8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땄던 중국 선수들이 도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수영 대표팀 중 23명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이들은 여자 200m 접영 등에서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해당 선수들이 복용한 약물은 체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이다. 중국 수영의 간판이던 쑨양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등이 복용해 징계받은 약물로 유명하다. NYT는 “중국과 WADA는 올림픽 이전에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인지했으나 출전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조사관들은 개최 몇 주 전 WADA에 “선수들이 트리메타지딘 극소량을 섭취했지만, 별도 조치는 필요 없단 결론을 내렸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WADA는 일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출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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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유럽서 삼성페이 등 타사 결제 허용한다

    유럽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아이폰에서 삼성페이 등 타사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사용자들만 해당되지만, 향후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여파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 “EU 규제 당국이 애플이 아이폰에서 자사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 외에도 삼성페이 등 경쟁사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방식을 허용하겠단 제안을 조만간 승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선제적으로 경쟁사 결제 방식 허용을 제안하고 나선 건 EU가 “애플페이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은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이 한발 물러서 합의의 손을 내민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EU가 애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최근 4년간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애플은 상당한 벌금을 피해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허용이 승인돼도 EU 회원국을 제외한 나라에선 타사 결제 시스템을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 EU는 지난달부터 애플과 구글, 메타 등 빅테크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한 규제 법안인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고 있다. DMA에 따르면 경쟁을 제한하고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사실이 증명되면 세계 연간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으로 물릴 수 있다.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이 비율이 20%까지 올라간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했다”며 18억4000만 유로(약 2조7060억 원)를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미국 법무부 역시 지난달 애플을 상대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며 빅테크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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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도쿄올림픽 수영 메달 박탈 위기…“23명 금지약물 양성”

    2021년 일본 도쿄올림픽 당시 중국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중국 수영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걸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규정 위반으로 판명날 경우 중국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딴 메달들을 무더기로 박탈당할 수 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 시간) 미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웜을 인용해 “도쿄올림픽 여자 8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땄던 중국 선수들이 도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수영 대표팀 중 23명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이들은 여자 200m 접영 등에서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해당 선수들이 복용한 약물은 체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협심증 치료제인 ‘트레메타지딘’이다. 중국 수영의 간판이던 쑨양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등이 복용해 징계받은 약물로 유명하다. NYT는 “중국과 WADA는 올림픽 이전에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을 인지했으나 출전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조사관들은 개최 몇 주 전 WADA에 “선수들이 트리메타지딘 극소량을 섭취했지만, 별도 조치는 필요 없단 결론을 내렸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WADA는 일부 전문가들 반대에도 출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WADA는 이에 대해 “중국 보고서를 신중히 검토하고 전문가들과 상의한 결과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트래비스 타이가트 미 도핑방지위원장은 “중국 수영의 도핑 혐의는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여자 800m 계영 메달을 박탈당하면 당시 2위였던 미국이 금메달을 받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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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서 ‘꾸벅꾸벅’ 트럼프에… “그 체력으로 대통령 어떻게 하나” 조롱

    올해 미국 대선이 ‘초고령 매치’로 불리고 있는 가운데, 15일(현지 시간) 미국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조는 모습이 포착되자 ‘그 체력으로 대통령은 어떻게 하냐’는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외신들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판에서 꾸벅꾸벅 졸았다고 일제히 전했다. NYT는 “판사가 변론을 듣고 변호사가 자신에게 메모를 전달하는 와중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느라 입이 벌어지고 고개가 가슴팍까지 떨어졌다”고 묘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점심시간 이후 배심원단 선정 절차가 시작됐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꺼풀이 계속 감기자 변호인단이 그의 잔에 음료를 채워주고, 어색한 눈빛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간 82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sleepy·졸린) 조’라고 부르며 그의 고령을 공격해왔단 점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자신도 법정에서 졸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로 바이든 대통령과 4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다만 이날 공판은 TV로 중계되지는 않아 일부 취재진만 현장을 참관했다.민주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케이트 베딩필드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붙였던 별명에 빗대 “슬리피 돈(Sleepy Don)”이라고 조롱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임고문을 지낸 댄 파이퍼는 “트럼프가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깨어있기 조차 힘들 정도로 늙고 약하다면 (대통령이 된 후) 상황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겠냐”고 꼬집었다.한편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걸려 있는 4건의 형사재판 중 유일하게 11월 대선 전에 열리는 재판의 첫 공판일이었다.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였던 스토미 대니얼스가 자신과의 불륜 관계를 공개하려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용 돈을 건넨 뒤 이를 기업 회계장부에 반영해 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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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집권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내달 15일 퇴임”

    200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리셴룽(李顯龍·72) 싱가포르 총리가 다음 달 15일 퇴임하겠다고 밝혔다. 2년 전 그의 후계자로 낙점됐던 로런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52)이 리 총리의 뒤를 잇는다. 리 총리는 15일 성명에서 “다음 달 15일 총리직을 사임하고 같은 날 웡 부총리가 차기 총리로 취임할 것”이라며 웡 부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웡 부총리는 동영상을 통해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총리 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오래전부터 “70세가 되는 2022년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하자 감염병 대응 등을 이유로 퇴임을 미뤘다. 하지만 장기 집권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고조된 데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퇴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9만2000달러(약 1억2700만 원)로 그의 집권 동안 약 3배로 늘었다. 중국의 직접 통치 강화로 서구 자본이 속속 이탈하고 있는 홍콩과 달리 ‘아시아의 금융허브’ 위상도 굳혔다. 다만 경제 성장과 별개로 리 총리 일가의 세습 및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비판은 상당하다. 리 총리의 부친은 초대 총리 리콴유(李光耀·1959∼1990년 집권)다. 리 총리의 전임자 고촉통(吳作棟·1990∼2004년 집권) 전 총리 또한 리 전 총리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이를 감안할 때 리 총리가 아들 리홍이(李鴻毅·37)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전 웡 부총리에게 일종의 ‘징검다리 총리’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72년생인 웡 부총리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미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 및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리 총리의 보좌관을 지내며 그의 눈에 들었고 국가개발장관, 교육장관 등으로 출세 가도를 달렸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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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2개 언론 “바이든-트럼프, 대선 후보 토론 반드시 참석하라” 촉구

    미국 언론계가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토론 참여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4건의 형사 기소와 다양한 민사 소송에 직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 반대파로부터 고물가와 외교정책 실패 등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모두 토론 참석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을 두고 “대선 후보의 토론 참여는 유권자에 대한 의무”라며 참석을 강하게 요구했다.뉴욕타임스(NYT), AP통신, CNN, 폭스뉴스, 공영 라디오 NPR 등 미 12개 언론사는 14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선 토론은 1976년부터 지난 50년 간 모든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며 “완주 의사가 있는 대선 후보라면 대선 토론에 대한 참여 의지를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양극화된 시기에 미국인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이번 선거의 위험성이 유난히 높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후보자들이 서로 토론하고 국민 앞에서 미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놓고 토론하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10월에 총 세 차례로 예정된 대선 토론에 참석을 거부하면서 이를 주관할 미 대선 토론위원회(CPD)가 공정한 토론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각각 2020년, 2023년 대선 토론 일정을 취소한 이력이 있어 참석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CPD는 오는 9월 16일 텍사스주에서 대선 후보간 1차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후 10월 1일 버지니아주, 같은 달 9일 유타주에서 토론회를 추가로 개최한다. 부통령 후보간 토론회는 9월 25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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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 17~18일 G20때 개최 조율 중”

    오는 17, 18일 양일간 미국 워싱턴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참여하는 사상 최초의 한미일 3국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주요 안건은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이며 올 상반기 중 3국 산업장관 회의 또한 개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교도통신에 따르면 3국은 17, 18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간에 맞춰 한미일 3국도 첫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기획재정부 또한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의 개최 시기, 장소, 의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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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전례없는 보복” 이란 “더 강한 대응”… 美, 확전 막기 안간힘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이란의 사상 첫 직접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이 보복 대응을 예고하면서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리는 ‘5차 중동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반격하면 “더 강한 대응으로 맞서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주해졌다. 이스라엘이 섣불리 재보복을 했다가 이란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기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를 지원하는 군사 강대국이다. ● 이 “전례 없는 대응” vs 이란 “더 큰 대응 할 것”이란군은 앞서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가 소유한 조디액그룹 소속의 화물선 ‘MSC 에리즈’를 나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 선박 나포를 군사 공격의 ‘신호탄’으로 보고 군 경계 태세를 발동했다. 전국에 대국민 행동지침 및 휴교령도 내렸다. ‘진실의 약속’ 작전이라고 명명해 무인기(드론), 탄도·순항 미사일 300여 기를 동원한 이란의 공습은 이날 오후 11시경부터 약 5시간 동안 이어졌다. 공습이 끝난 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정부가 이번 공격에 맞서 전례 없는 대응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가 헤즈볼라의 군사 구조물 표적을 공격했다”며 보복 공격에 나섰음을 발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반격과 향후 미국의 개입에 강하게 경고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란 국영TV에 “이스라엘의 보복 시 우리 대응은 오늘(13일) 밤의 군사 행동보다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며 “미국이 추후 공격에 가담한다면 미국 기지와 인력도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추가 공격은 계획하고 있지 않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바게리 참모총장도 “이번 작전은 종료됐으며 계속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 美, 이스라엘 지지 동시에 확전 방지 안간힘 미국은 13일 이란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자마자 긴박한 대응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란의 공격이 끝난 뒤엔 이례적으로 다시 회의를 열었다.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우려하고 있다. 그간 양국은 수십년간 앙숙이면서도 서로 직접 공격을 하진 않았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ironclad)같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이 통제에서 벗어난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지하지 않으며, 미국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14일 오후 회의를 열어 이란에 보복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복 공격 안건을 철회했다. NYT는 두 이스라엘 관료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이 안건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다만 제러미 보언 영국 BBC 방송 국제 에디터는 “이스라엘 극우들이 이란에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것으로 끝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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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쇼핑몰서 ‘흉기 난동’ 6명 사망… “범인 정신건강에 문제”

    호주 시드니 교외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에서 대낮에 40대 남성의 ‘흉기 난동’으로 무고한 시민 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다. 흉기를 들고 달려드는 범인을 총을 쏴 진압해 대형 참사를 막은 여성 경찰은 ‘영웅’으로 떠올랐다. 호주 공영방송 ABC 등은 “13일 오후 시드니 동부에 있는 본다이정션 웨스트필드쇼핑센터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여성 5명 등 6명이 숨지고 9개월 영아 등 1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시드니 동부 해안 인근으로 부유층과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사건 발생 당시에도 쇼핑센터에 많은 사람들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난동으로 현장은 도망가거나 몸을 숨기는 시민들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개월 여아의 어머니가 목숨을 잃은 뒤 일부 시민이 다친 아이를 보호했다”고 전했다.범인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경찰 당국은 “용의자는 퀸즐랜드 출신 40세 조엘 카우치”라며 “전과는 없으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hate crime)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BC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6명 가운데 5명이 여성이고, 부상자도 12명 중 10명이 여성”이라며 “경찰 당국은 해당 범죄가 여성을 표적으로 삼았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기 소지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호주는 이 같은 난동 사건이 흔하지 않다. NYT는 “2017년 마약을 복용한 운전자가 차를 몰고 돌진해 6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 이래 호주 최악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현장에서 범인을 사살 제압한 여성 경찰 에이미 스콧은 우리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스콧은 사건 당시 흉기를 들고 달려드는 범인을 혼자 맞닥뜨렸고, 망설임 없이 총을 쏴 사살했다. 이후 바닥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들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CPR)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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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의 도시’ 파리도 섹스리스… ‘로맨스 불황’에 출산율 타격 [글로벌 포커스]

    “낭만적인 프랑스 파리마저 ‘섹스리스(sexless)’ 문화가 번지고 있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의도적이건 아니건 프랑스는 오랫동안 ‘사랑이 꽃피는 나라’로 여겨졌다. 20세기 로맨틱코미디의 아이콘이던 멕 라이언이 출연한 영화 ‘프렌치 키스’(1995년)처럼, 파리는 커플들의 성지로 불렸다. 하지만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는 기존 이미지와 달리 심각한 ‘로맨스 불황’을 겪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최근 “만 18세 이상 프랑스 성인 1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약 24%가 지난 1년간 성관계를 한 번도 갖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최대 수치로, 2006년만 해도 9%에 그쳤다. 성관계는 각자의 자유지만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선 출생률과 연관되는 중요한 문제다. IFOP의 프랑수아 크라우스 에디터는 “섹스리스 문화는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프랑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으로 인구 절벽 공포에 빠진 나라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텔레그래프는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일본도 기혼 부부의 60% 이상이 거의 섹스리스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의 약 30%는 1년 넘게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주목할 건 이런 섹스리스 풍조가 출산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 젊은 세대에서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 2월 미국 학술지 ‘성연구저널(JSR)’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10∼2018년 이탈리아와 그리스, 러시아 등 33개국 청년 18만 명을 조사한 결과, 성경험 숫자가 25개국에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섹스리스는 노화가 주원인이었다면 지금은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등이 큰 이유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심리학계나 의학계에선 환경적 요인이 청년들의 섹스리스를 야기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치솟는 물가와 대출 등 재정적 부담에 연애나 결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젠더 및 성생활 연구로 유명한 미국 인디애나대 킨제이 연구소의 저스틴 레밀러 선임연구원은 “우울, 불안과 돈 걱정 등이 젊은이들의 성욕을 감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범람이 성생활에 타격을 줬다는 의견도 있다. 프랑스 IFOP 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 부부 중에 절반가량이 “넷플릭스 등을 보기 위해” 성관계를 피한다고 답했다. 인디애나대 연구진도 “온라인의 성적 동영상이나 자극적 채팅 등에서 성적 즐거움을 찾는 청년이 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신경과학자인 오로르 말레 카라스 박사는 “최근 많은 상담자들은 ‘굳이 노력해서 실제 만남을 갖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는다”고 전했다. 사회가 발전하며 성평등 의식이 높아진 게 오히려 섹스리스 확산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에선 1981년 “원치 않는데 성관계를 가질 때가 있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이 76%에 이르렀으나, 올해 기준 52%로 떨어졌다. 크라우스 에디터는 “현대 여성은 남성의 성관계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과거의 그릇된) 의무감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며 “남성 역시 성욕이 적으면 남성성이 부족하다는 편견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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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견 탈락한 구조견, 대만 지진 영웅으로

    “로저는 대만의 자존심이다.” 3일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대만에서 수색구조견 ‘로저’가 대만의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고 중앙통신, 쯔유시보 등이 9일 보도했다. 가오슝 당국은 지진으로 실종되거나 숨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로저를 포함해 총 4마리의 수색구조견을 투입했다. 여덟 살 난 로저는 남부 가오슝 내 실종자와 희생자가 많았던 타로코 협곡 일대 낙석 더미 속에서 21세 여성의 시신을 찾아냈다. 천치마이(陳其邁) 가오슝 시장은 페이스북에 “로저가 바위 더미를 수색하던 중 특정 지점에서 멈춰 신호를 보냈다. 덕분에 구조 요원이 희생자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고 호평했다. 연한 갈색의 래브라도리트리버인 로저는 당초 관세청의 마약탐지견으로 키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남달리 활동적이고 발랄한 성향을 지녀 차분함이 요구되는 마약탐지견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2017년 받았다. 이후 구조훈련 센터로 옮겨진 뒤 훈련 끝에 수색구조견으로 거듭났다. 2018년 가오슝 일대를 강타한 규모 6.4의 지진 등을 포함해 7번의 구조 작전에 참여했다. 가오슝 소방서 구조견 부대의 천즈싼 대장은 미 CNN방송에 “마약탐지견은 지나치게 활달하거나 독립적이어선 안 되는데, 우리가 수색구조견에게 원하는 속성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는 이번 수색 현장에서도 기자가 구조대원을 인터뷰하기 위해 내민 마이크를 깨무는 등 특유의 성격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최근 천 시장이 준 장난감 선물을 곧바로 물어뜯어버린 사진도 퍼져 대만 국민들에게 잠시 웃음을 선사했다. 시 당국이 공개한 로저와 다른 수색구조견 사진에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털북숭이” “영웅 로저에게 더 많은 간식을 선물하라”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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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석더미서 女시신 찾은 구조견 ‘로저’…대만의 영웅으로

    “로저는 대만의 자존심이다.”3일 대만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후 남부 가오슝에서 21세 여성의 시신을 찾아낸 8살 짜리 수색구조견 ‘로저’가 대만의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고 중앙통신, 쯔유시보 등이 9일 보도했다.가오슝 당국은 지진으로 실종되거나 숨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로저를 포함해 총 4마리의 수색구조견을 투입했다. 로저는 실종자와 희생자가 많았던 타로코 협곡 일대의 낙석더미 속에서 이 여성의 사체를 찾아냈다. 천지마이(陳其邁) 가오슝 시장은 페이스북에 “로저가 바위더미를 수색하던 중 특정 지점에서 멈춰 신호를 보냈다. 덕분에 구조 요원이 희생자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고 호평했다.연한 갈색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로저는 당초 관세청의 마약 탐지견으로 키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남달리 활동적이고 발랄한 성향을 지녀 차분함이 요구되는 마약탐지견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2017년 받았다. 이후 수색구조견으로 거듭났다. 2018년 가오슝 일대를 강타한 규모 6.4의 지진 등을 포함해 7번의 구조 작전에 참여했다.로저는 이번 수색 현장에서 기자가 구조대원을 인터뷰하기 위해 내민 마이크를 깨무는 등 특유의 성격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최근 천 시장이 준 장난감 선물을 곧바로 물어뜯어버린 사진 또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슬픔에 빠진 상당수 국민에게 잠시 웃음을 선사했다는 호평이 나온다.시 당국은 로저와 다른 수색견들이 각종 장난감을 선물받으며 신나게 노는 사진 등도 공개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털복숭이’ ‘‘영웅’ 로저에게 더 많은 간식을 선물하라”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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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질오염에 사망”…덴마크서 열린 ‘피오르 장례식’

    “북유럽을 상징하는 자연경관 ‘피오르(fjord)’, 이곳에 잠들다.”덴마크에서 빙하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지형인 피오르의 생태계가 인간이 초래한 수질오염으로 파괴됐다며 사망을 선언하는 장례식이 열렸다.덴마크 공영방송 DR뉴스 등은 6일(현지 시간)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덴마크스포츠낚시협회가 덴마크 동부 바일레에서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피오르 장례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피오르는 빙하가 수만 년 동안 이동, 침식하며 만들어진 U자 계곡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만든 해안지형을 일컫는다. 주최 측은 “북유럽 일대의 고유한 경관인 피오르가 최근 폐수가 지속으로 유입되며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특히 농업 비료의 질소 성분으로 수중 동·식물이 거의 멸종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가 70시간 동안 피오르 수중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물고기가 단 한 마리만 포착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장례식은 실제 장례식처럼 치러졌다. ‘피오르 이곳에 잠들다’는 문구가 적힌 묘비가 세워졌으며, 참석자들은 피오르 바닷물이 담긴 투명관에 헌화를 하는 등 장례 절차를 밟았다. AFP통신은 “덴마크 전역에서 어업 등으로 생계를 꾸려온 이들이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피오르 일대는 과거엔 어종이 넘쳐났지만 물이 오염된 뒤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한 주민의 푸념을 전하기도 했다.덴마크 오르후스대의 스티커 마카거 교수는 “덴마크가 피오르를 되살리고 유럽연합(EU)이 규정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3년간 현 질소 유출량의 45%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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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 “가자 남부서 지상군 대부분 철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을 하루 앞둔 6일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민간인 살상과 오폭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여론 또한 고조됐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7일 “하루 전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만 남겨둔 채 대부분의 지상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남은 ‘나할’ 여단은 남부로 피신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중북부로 이동하는 것을 통제하기로 했다. 6일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총리 사퇴 및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민간인 인질들의 가족도 참여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인질 엘라드 카치르 씨(47)의 유해를 수습한 사실을 공개하자 인질 가족과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카치르 씨의 여동생 카르미트 씨는 “제때 석방 협상을 했다면 오빠가 구조될 수도 있었지만, 지도부의 정치적 셈법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네타냐후 정권을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지 기반인 극우 유권자를 의식해 하마스에 강경 일변도의 정책만 고집하는 바람에 인질들이 제때 풀려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또한 “총리의 퇴진이 없으면 이스라엘이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국제사회의 여론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으로 변했다.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원죄로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독일 정부는 5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국경 개방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국 집권 민주당 의원 37명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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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커버그, 3년만에 머스크 제치고 세계 3위 부자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약 3년 만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제치고 세계 3위 부자가 됐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때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전기차에 대한 열기가 AI로 옮겨간 현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매일 전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을 집계해 발표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저커버그 CEO의 순자산은 약 1870억 달러(약 253조 원)로, 약 1810억 달러를 보유한 머스크 CEO를 뒤로 밀어내고 3위를 차지했다. 저커버그가 자산 규모에서 머스크를 앞지른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메타는 지난해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 2’를 출시하는 등 AI 산업 최우선 방침을 밝힌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4일 한때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53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반면 전 세계적인 전기차 소비 둔화세를 피하지 못하면서 테슬라는 올해 주가가 34% 하락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전기차가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CEO인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등 다른 여러 사업들에 손을 뻗은 것도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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