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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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국제일반43%
미국/북미14%
인사일반11%
산업7%
국제정치7%
국제문화4%
중국4%
국제사고4%
국제인물4%
국제정세2%
  • ‘펠리니의 뮤즈’ 伊 배우 산드라 밀로, 별세…향년 91세

    이탈리아의 영화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1920~1993)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연해 ‘펠리니의 뮤즈’로 불린 배우 산드라 밀로가 29일(현지 시간) 91세로 수도 로마 자택에서 숨졌다. 1933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태어났고 1955년 영화계에 데뷔했다. 펠리니 감독의 대표작 ‘8과 2분의 1’ ‘영혼의 줄리에타’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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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에 800만원…美기자, 최고급 서비스 갖춘 산후조리원에 놀라

    “한국은 출산율은 세계 최저이면서도 최고의 산후 조리 서비스를 가진 나라다.”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자사 기자가 한국에서 직접 출산한 뒤 ‘산후조리원’을 경험한 체험담을 소개했다.로레타 찰턴 NYT 서울지국 에디터는 28일 ‘서울 산모를 위한, 조리원(Joriwon)에서 3주간의 보살핌’이란 기사에서 아이를 낳은 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고급 산후조리원에 머물렀던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삼시 세끼 식사는 물론이고 양육법 교육과 산모 마사지 서비스가 제공된다”며 “산모가 자녀와 있고 싶을 때를 제외하면 간호사들이 24시간 신생아를 돌본다”고 소개했다.찰턴 에디터는 자신이 머문 산후조리원이 “마사지 비용을 빼도 2주 동안 8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많게는 수천만 원씩 드는 곳도 있다”며 “그런데도 경쟁이 치열해 임신이 되자마자 조리원 예약부터 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엄마와 아기 모두 부유층과 인맥을 쌓기 위해 최고급 산후조리원에 가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하면 산후조리원에 드는 돈은 아주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위와인구연구소는 각국이 자녀 1명을 만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3억6500만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나라라고 발표했다.찰턴 에디터는 한국이 산후조리원을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주변에 도와줄 조부모가 없으면 산후조리원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맞벌이 신혼부부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57.2%를 기록했다. 베이비시터 고용 비용은 월 200만 원 중후반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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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전 꺼리던 바이든, 미군사망에 “보복”… 트럼프 “너무 약해” 공세

    《친이란 무장단체 공격에 미군 3명 사망… 바이든 ‘보복’ 시사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가 27일(현지 시간) 요르단 미군기지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해 미군 3명이 숨지고 최소 34명이 다쳤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이를 처벌할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그간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벌여온 바이든 대통령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의 유약함과 굴종의 결과”라고 맹공했다.》“미국은 반드시 대응한다(We shall respond).” 28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친이란 무장단체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숨진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의 죽음을 애도하며 보복을 천명했다. 다음 달 3일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교회를 찾은 그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그들의 헌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중동전쟁이 미국의 직접 개입 및 이란과의 교전 가능성이라는 새 분수령을 맞았다. 전쟁 발발 후 첫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확전을 막는 데 힘써 온 바이든 행정부가 무장단체의 배후에 있는 이란에 대한 대응까지 포함해 강한 보복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당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벌써부터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주문하고 있다. 11월 미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이 뻔뻔한 공격은 (이란에 대한) 바이든의 유약함과 굴종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 美 “이란, 전쟁 원치 않을 것”이라 했지만… 미군 중부사령부는 28일 “지난밤 요르단 북동부 ‘타워 22’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격 주체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이슬람저항군(IRI)’은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부상자가 ‘외상성 뇌 손상’ 증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과 미군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복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란이 확전의 의도를 가지고 계획한 일인지를 조사 중이다. 일단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은 ABC뉴스에 “이란이 미국과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공격을 주도한 IRI에 대한 보복을 단행해도 그간 이들을 지원해 온 이란과의 직접 교전은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은 이번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파니코프 국장은 이란의 암묵적인 승인 없이 일개 무장단체가 미군 사망자를 낳은 공격을 감행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란 개입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이란이 루비콘강을 건넜는지 바이든 행정부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더타임스도 “이란이 중동 갈등이 심화될 경우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요르단 등 주변 국가들에 물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면서 이란의 계산된 긴장 고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바이든 굴종 탓”… 진퇴양난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이 언제, 어떤 식의 보복에 나서느냐가 중동전쟁에는 물론 미 대선 판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1월 대선에서 재대결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집권 당시 “이란은 약하고 파산한 나라였다”며 공세의 계기로 삼았다. 그는 집권 당시 이란과의 핵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후 핵협상 복원을 이유로 이란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이란이 이 돈을 “중동 전역에 유혈 사태를 일으키는 데 썼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도 한목소리로 이란 직접 공격을 주문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바이든이 이란을 대하는 태도가 약하지 않았다면 이란이 미국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든 힘을 다해 보복하라”고 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란 수도) 테헤란을 목표로 삼으라”며 이란 혁명수비대 내에서 해외 무장단체 지원을 담당하는 쿠드스군을 타격하라고 적시했다. 이 와중에 집권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간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무슬림 단체들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을 우려해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공격의 보복 수위와 중동정책 방향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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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마저 “난민 몰리면 국경폐쇄”… 美대선 뇌관 된 ‘불법이민’

    올 11월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리턴 매치’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불법 이민자 문제가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2021년 취임 첫날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던 바이든 대통령은 밀려드는 망명 신청자로 각 주(州)정부가 몸살을 앓자 국경 폐쇄가 가능한 ‘국경법’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이 우리를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가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했다.● 바이든, 유색인종 지지율 하락에 ‘우클릭’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성명에서 “국경에 난민이 많이 몰리면 국경을 폐쇄할 수 있는 긴급 권한을 가진 새로운 국경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5∼7일간 평균 불법 이민자 수가 4000∼5000명을 넘어서면 난민 심사를 중단하고 국경을 폐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측이 불법 이민자 문제를 중심으로 결집하자, 바이든 행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음을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인 ‘성난 백인들’의 표심을 얻고자 불법 이민자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 최근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가 200만 명을 넘자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유세에서 “바이든 탓에 대형 테러가 100%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 정책을 ‘우클릭’한 배경에는 최근 경고등이 켜진 유색인종 표심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2월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에서 흑인 성인 50%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2021년(86%)보다 36%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주도 컬럼비아를 찾은 것도 유색인종의 표심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1000만 명의 인구 중 21.5%가 흑인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이곳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대선 후보가 됐다. ● 트럼프 “국경이 美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법을 촉구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문제로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국경법은) 또 다른 재앙이다. 나쁜 국경 협상은 안 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무조건적인 국경 폐쇄를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은 “국경이 우리를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가 됐다”고 엄포를 놓았다. 공화당 대선 경선의 잇단 압승을 바탕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위험도 현실화되고 있다.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6일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명예훼손 위자료 8330만 달러(약 1112억 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기준 2억9400만 달러의 현금 또는 현금 등가물을 갖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자산도 수십억 달러를 보유해 배상금을 감당하는 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이 외에도 벌금 3억7000만 달러를 더 내야 할 수도 있다는 건 상당한 부담이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에 해당 벌금을 부과하고 뉴욕주에서 트럼프 그룹의 사업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 민사 재판 결과도 몇 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산을 과시하면서도 지금까지 관련 소송에 전혀 자기 돈을 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줄줄이 이어지는 재판들의 변호사 비용 등을 정치자금 모금 창구인 정치활동위원회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고 한다. NYT는 “하지만 이번 배상금부터는 정치자금 계좌로 감당이 어려워 자기 주머니에도 손을 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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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 ‘문화관광 강국’ 꿈꾼다… “2036 올림픽 노려”

    지난달 5일(현지 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을 찾았다. 아랍의 전통 그릇을 본딴 외관으로 유명하며 1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열리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의 주경기장이다.당시 루사일 스타디움에는 아시안컵을 한 달여 앞두고 잔디 관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열사의 땅’ 중동에 있는 카타르 날씨는 12월이었음에도 한국의 화창한 초여름과 비슷했다. 경기장 곳곳에 에어컨도 보였다. 카타르 관계자는 “2022년 월드컵 당시 에어컨 근처에 앉은 일부 주요 인사가 춥다고 했을 만큼 에어컨이 잘 작동된다”고 자랑했다. 다만 그는 “중앙 냉난방 체계라 특정 구역의 에어컨만 끌 수 없어 해당 에어컨 위에 테이프를 붙였다”고 테이프 자국을 보여줬다.카타르는 중동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내친 김에 2036년 여름올림픽까지 유치하겠다는 야심도 가지고 있다. 천연가스와 원유 부국 카타르가 이처럼 스포츠 대회 개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드컵을 ‘카타르 전시장’으로…행사·관광 허브 노려카타르의 국토 면적은 약 1만1437㎢로 경기도와 비슷하다. 하지만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14%를 보유해 러시아, 이란에 이은 세계 3위 천연가스 보유국 겸 1위 수출국이다. 이처럼 막대한 ‘천연가스 머니’를 바탕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스포츠, 문화예술, 미디어, 교육 산업을 적극 육성했다. 과도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 천연가스 고갈 이후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이제는 대형 스포츠 행사까지 모조리 개최해 각종 전시, 행사, 관광업을 아우르는 ‘컨벤션 산업’의 강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340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330만 명)보다 많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소프트파워 지수’에서 2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실제로 지난해 카타르는 월드컵 자체를 하나의 큰 자국 문화 ‘전시의 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세계적 건축가들을 초청해 단순히 예쁜 경기장이 아닌 ‘아랍 전통 상징물’을 본따 경기장들을 지은 것이다. 기자가 방문한 루사일 스타디움은 아랍 전통 그릇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이라크계 영국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지은 ‘알자누브 스타디움’은 카타르 전통 범선의 ‘돛’ 형상을 취했다. 하디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건축가이기도 하다. 다른 경기장들도 유목민 전통 천막, 아랍 남성 전통 모자를 본따 건축했다. 이 때문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작은 사막 국가인 카타르는 국제사회에 이름을 더 알리고 싶어 했는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아직 올림픽은 개최한 적이 없지만 이미 도하에 올림픽 관련 각종 물품을 총망라한 ‘3-2-1 올림픽 스포츠 박물관’도 만들었다. 역대 모든 올림픽 성화봉, 메달, 마스코트 인형들을 전부 모아놓은 전시관이 인상적이다. 반드시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카타르의 열망을 엿볼 수 있다.● 주요 건축물 거장들 손에서 탄생…세잔·고갱 작품까지, ‘글로벌 문화강국’ 노려2008년 ‘소프트파워 문화강국을 세운다’는 국가비전을 수립한 카타르는 문화예술 인프라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셰이카 알마얏사 공주는 전후(戰後) 미술 경매 최고가, 생존화가 경매 최고가, 역대 경매 미술 최고가 기록을 세우며 폴 고갱, 폴 세잔 등의 최고가 작품들을 사들인 세계 미술계 큰 손이다. 가장 대표적인 박물관 두 곳은 모두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설계했다. 특히 카타르의 민족적 소재를 녹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을 만들어냈는데, 이 또한 카타르의 관광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도하의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했고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사막 모래가 뜨거운 지열에 엉켜 만들어지는 장미 모양의 결정체인 ‘사막 장미’를 형상화하기 위해 316개의 원반으로 건물을 올렸다. 독특한 외관 덕에 카타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이슬람예술박물관’은 중국계 미국 건축가 이오밍페이(貝聿銘·베이위밍)가 설계했다. 역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인을 형상화했다. ● 스마트 인공도시와 전통 이슬람문화 공존고유한 아랍 문화 및 자연과 사막 위에 만들어진 인공도시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도하 인근에 지어진 인공도시 ‘루사일시티’는 사막 위에 올려진 마천루로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전통 칼 모양을 본떴으며 초승달처럼 완전히 휜 곡선으로 유명한 ‘카타라 타워’. 루사일시티 곳곳에서 많은 외국인을 볼수 있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워터슬라이드를 설치한 ‘메리알 워터파크’가 아시안컵과 함께 문을 열었다. 특히 카타르의 천연가스 및 석유산업의 역사를 상징하는 모양을 하고 있는 슬라이드들은 한국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화제가 됐다.반면 도하를 대표하는 전통 시장 ‘수크 와키프’(Souq Waqif)에 가면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더운 나라답게 낮보다 밤이 더 붐비는 이곳에서는 여러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도하에서 약 60km 떨어진 곳에는 사막과 페르시아만이 만나는 ‘내해’(Inland Sea)가 위치해 있는데, 모래사장과 바다가 공존하는 천혜의 풍경을 자랑한다. 도하=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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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6 올림픽 유치에 올인”… 중동의 ‘컨벤션 허브’ 꿈꿔 [글로벌 포커스]

    지난해 12월 5일(현지 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 인근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을 찾았다. 아랍의 전통 그릇을 본뜬 외관으로 유명하며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열리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의 주경기장이다. 당시 루사일 스타디움에는 아시안컵을 한 달여 앞두고 잔디에 물을 주는 등 각종 관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열사의 땅’ 중동에 있는 카타르 날씨는 12월이었음에도 한국의 화창한 초여름과 비슷했다. 경기장 곳곳에 대형 에어컨도 보였다. 카타르 관계자는 “2022년 월드컵 당시 에어컨 근처에 앉은 일부 주요 인사가 춥다고 했을 만큼 에어컨이 잘 작동된다”고 자랑했다. 다만 그는 “중앙 냉난방 체계라 특정 구역의 에어컨만 끌 수 없어 해당 에어컨 위에 테이프를 붙였다”고 테이프 자국을 보여줬다. 카타르는 중동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내친김에 2036년 여름올림픽까지 유치하겠다는 야심도 가지고 있다. 천연가스와 원유 부국 카타르가 이처럼 스포츠 대회 개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만 남았다”… 행사·관광 허브 노려 카타르의 국토 면적은 약 1만1581㎢로 경기도와 비슷하다. 하지만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14%를 보유해 러시아, 이란에 이은 세계 3위 천연가스 보유국 겸 1위 수출국이다. 1971년 영국에서 독립할 때 진주 채취가 주소득원이었던 카타르가 50여 년 만에 세계적 부국이 된 것도 이에 기인한다. 카타르는 막대한 ‘천연가스 머니’를 바탕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스포츠, 문화예술, 미디어, 교육 산업을 적극 육성했다. 과도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 천연가스 고갈 이후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중동 대표 언론 알자지라 또한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미국 코넬대, 카네기멜런대, 조지타운대 등 명문대 8곳의 국제캠퍼스도 유치했다. 이제 카타르는 대형 스포츠 행사까지 모조리 개최해 각종 전시, 행사, 관광업을 아우르는 ‘컨벤션 산업’의 강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소프트파워 지수’에서 24위를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340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와 별도로 140만 명이 추가로 카타르를 방문했다.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은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관문으로 꼽힌다. 카타르는 도하에 올림픽 관련 각종 물품을 총망라한 박물관도 만들었다. 역대 모든 올림픽 성화봉, 메달, 마스코트 인형들을 전부 모아 놓은 전시관이 인상적이다. 반드시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카타르의 열망을 엿볼 수 있다. 도하 인근에 지어진 인공도시 ‘루사일시티’도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전통 칼 모양을 본떴으며 초승달처럼 완전히 휜 곡선으로 유명한 ‘카타라 타워’. 루사일시티 곳곳에서 많은 외국인도 볼수 있었다.● 주요 건물, 모두 건축 거장이 설계 카타르는 문화예술 인프라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 건축가들에게 랜드마크 건물의 설계를 맡겼다. 도하의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했고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사막 모래가 뜨거운 지열에 엉켜 만들어지는 장미 모양의 결정체인 ‘사막 장미’를 본뜬 건물이다. 316개의 원반으로 사막 장미를 형상화했다. 독특한 외관 덕에 카타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이슬람예술박물관’은 중국계 미국 건축가 이오밍페이(貝聿銘·베이위밍)가 설계했다. 역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인을 형상화했다. 이라크계 영국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지은 ‘알자누브 스타디움’은 카타르 전통 범선의 ‘돛’ 형상을 취했다. 누벨, 페이, 하디드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다. 세 거장은 서구에서 활동했지만 모두 카타르의 민족적 소재를 녹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을 만들어냈다. 이 또한 카타르의 관광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도하=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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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년 금주국가’ 사우디에 첫 주류 판매점… 빈 살만 개혁 가속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지켜 아직까지도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금주 국가’로 남아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주류 판매점이 등장했다. 1952년부터 주류 소비를 금지해 온 사우디에선 72년 만이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탈(脫)석유’와 ‘산업 다각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개혁 정책 ‘비전 2030’ 계획의 일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 등은 24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 내 외교단지에 각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하는 주류 판매점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만 21세 이상이며 이슬람 교도가 아닌 사람만 술을 구입할 수 있고, 월별 구매량도 정해져 있다. 구매 가능자에게는 한 달에 240포인트가 주어진다. 1L 기준 증류주는 6포인트, 와인은 3포인트, 맥주는 1포인트가 차감되는 식이다. 술의 종류 또한 제한적이다. 당분간 일부 와인, 맥주, 증류주 등만 판매된다. 이 매장을 방문한 한 익명의 외교관은 AP통신에 흥미로운 방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 매장이 각국 유명 공항의 면세점에 있는 고급 주류 매장 같았다”면서도 “매장 직원들이 외교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또 술을 둘러보는 동안 휴대전화를 가방 안으로 넣으라고도 했다”며 완전히 자유로운 쇼핑은 아니었다고 했다. 휴대전화로 촬영한 술 사진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외부에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 이념인 ‘와하비즘’의 본산이다. 인근의 같은 수니파 왕정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은 허가를 받은 식당 및 가게에서 비(非)무슬림 외국인에게 오래전부터 술을 판매했지만 사우디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해외 국적기가 자국 영공에 진입했을 때도 주류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강요할 정도로 금주 규정이 엄격했다. 2017년 집권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2030년 사우디를 경제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 2030’에 따라 각종 금기를 하나씩 허물고 있다. 이에 따라 금주 못지않게 제한이 엄격했던 여성 운전 등 각종 억압 조치를 철폐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남녀 분리 정책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 이에 해외 유명 가수의 콘서트가 개최되고 영화관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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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북극한파’ 물러가자 폭우… “3700만명 홍수 위험 노출”

    일주일 넘게 미국을 얼렸던 ‘북극 한파’가 물러가자마자 폭우와 진눈깨비가 닥치면서 미 전역에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북극 한파로 인한 겨울 폭풍이 불어닥치면서 항공기들이 줄줄이 결항됐다. 22일(현지 시간) 미 기상청(NWS)은 캐나다에서 북극 기단이 더 이상 남하하지 않아 기온이 오르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북서부와 오대호 연안, 텍사스, 미시시피강 하류에 폭우 및 진눈깨비가 쏟아지면서 홍수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CNN은 NWS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5일까지 미 걸프만 연안과 남동부 지역 주민 약 3700만 명이 폭우와 홍수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텍사스 남부 전역에는 이미 이날 오전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직 추위가 남아 있는 오클라호마주와 아칸소주, 미주리주 등 북부 지역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폭우로 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NWS는 아칸소주와 오클라호마주에 얼음 돌풍 경보를 발령하고, 도로 이용 시 결빙으로 인한 사고를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CBS뉴스는 지난주 영하 20도∼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지는 이례적인 한파로 인해 미 전역에서 최소 90명 이상이 저체온증, 낙상 및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럽에도 북극 한파로 인한 겨울 폭풍이 몰아쳤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21일 최대 시속 160km 강풍을 동반한 폭풍 ‘이샤’가 영국을 강타하면서 국내선 비행기가 인근 프랑스와 독일 공항으로 회항해 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주 독일 전역에서도 폭한과 폭설로 인해 항공편 약 1000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이번 유럽 한파의 원인으로는 제트 기류와 엘니뇨 현상이 꼽힌다. 기후위기로 인해 북극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극지방의 냉기를 가두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결과 이상 한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엘니뇨 기간 동안 북유럽이 더 춥고 건조해질 수 있다고 봤다. 맷 패터슨 옥스퍼드대 대기물리학 연구원은 “20∼30년 전에는 현재 같은 한파가 훨씬 더 흔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추운 날씨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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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북극 한파’ 물러가자 폭우 덮쳤다…3700만명 홍수 위험

    일주일 넘게 미국을 얼렸던 ‘북극 한파’가 물러가자마자 폭우와 진눈깨비가 닥치면서 미 전역에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북극 한파로 인한 겨울 폭풍이 불어닥치면서 항공기들이 줄줄이 결항됐다.22일(현지 시간) 미 기상청(NWS)은 캐나다에서 북극 기단이 더 이상 남하하지 않아 기온이 오르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북서부와 오대호 연안, 텍사스, 미시시피강 하류에 폭우 및 진눈깨비가 쏟아지면서 홍수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CNN은 NWS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5일까지 미 걸프만 연안과 남동부 지역 주민 약 3700만 명이 폭우와 홍수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텍사스 남부 전역에는 이미 이날 오전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직 추위가 남아 있는 오클라호마주와 아칸소주, 미주리주 등 북부 지역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폭우로 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NWS는 아칸소주와 오클라호마주에 얼음 돌풍 경보를 발령하고, 도로 이용시 결빙으로 인한 사고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이날 CBS뉴스는 지난주 영하 20∼30도 아래로 떨어지는 이례적인 한파로 인해 미 전역에서 최소 90명 이상이 저체온증, 낙상 및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전하기도 했다.유럽에도 북극 한파로 인한 겨울 폭풍이 몰아쳤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21일 최대 시속 160㎞ 강풍을 동반한 폭풍 ‘이샤’가 영국을 강타하면서 국내선 비행기가 인근 프랑스와 독일 공항으로 회항해 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주 독일 전역에서도 폭한과 폭설로 인해 항공편 약 1000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이번 유럽 한파의 원인으로는 제트 기류와 엘니뇨 현상이 꼽힌다. 기후위기로 인해 북극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극지방의 냉기를 가두는 제트 기류가 약해진 결과 이상한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엘니뇨 기간 동안 북유럽이 더 춥고 건조해질 수 있다고 봤다. 맷 패터슨 옥스퍼드대 대기물리학 연구원은 “20~30년 전에는 현재같은 한파가 훨씬 더 흔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추운 날씨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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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독주에… 부통령 후보들 ‘눈도장’ 경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대세론’에 탄력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고르기에 한창이다.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59), 미국 내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관한 의회 청문회 과정에서 하버드대 등 명문대 총장에게 압박 질문을 펴 잇단 낙마를 이끌어낸 체코계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40),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백인 저소득층의 심리를 잘 분석한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 저자 J D 밴스 상원의원(40) 등이 거론된다. 세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23일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를 잇달아 찾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부통령 후보에 관한 질문을 받자 “사람들이 놀랄 만한 인물은 아니다”라며 “매우 좋은 사람이고 표준적인 인물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 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향후 두달 내에 결정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지역구를 둔 스콧 의원에 대해선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고향도 이곳이다. 40세 여성인 스터파닉 의원은 고령의 남성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보완해줄 여지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NBC 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진을 인용해 만찬 자리에서 스터파닉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저격수(She’s a killer)”라고 호평했다고 전했다. 명문대 총장 낙마 사태에서 보듯 주요 이슈에 대한 뉴스를 주도하는 능력이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한 밴스 당시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이를 통해 밴스 후보는 초반 열세를 딛고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1기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결별했다. 이에 트럼프 캠프 측이 부통령 후보 발탁 때 ‘충성심’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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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입서 유색인종 우대 사라지자…“자소서에 트라우마 팔아야”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6월 대학 입시에서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후 미 주요 대학 입학 원서에 인종 기입란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유색인종 학생들이 오히려 인종 때문에 겪었던 역경을 자기소개서에 강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대법원 판결이 유색인종 학생들로 하여금 입시를 위해 트라우마를 꺼내보이도록 장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올해 대학에 지원하는 흑인 학생 트리니티 파커(16)는 판결 전 썼던 에세이 초안에 버스 운전사였던 돌아가신 할머니를 언급했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후 입시 상담사가 트리니티에게 “인종에 대한 명확한 암시가 빠져선 안 된다”고 조언함에 따라, 할머니가 시카고 최초의 ‘여성 흑인 운전자’였음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과 할머니의 피부색에 대한 묘사를 추가했다고 말했다.또 다른 학생 드셰인 컬리는 판결 전만 해도 에세이에 자신이 원주민이라는 사실을 적지 않았지만, 판결 이후 자신의 집이 원주민 보호구역에 있다는 사실을 추가했다고 털어놨다. 드셰인의 어머니이자 입시 상담사이기도 한 질라는 “우대 정책이 있을 때조차도 원주민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일은 힘든일이었다”며 선택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흑인 혼혈인 지엘 홀링스워스 또한 원래는 자신이 열정을 쏟아부어온 ‘체스’에 관한 내용으로 에세이를 채웠지만, 판결 이후 인종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내용으로 주제를 바꿨다.어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합격을 위해 인종 때문에 겪었던 역경, 트라우마를 원치 않게 고백하게 되면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트리니티는 “흑인이란 점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감이 들었다”며 “이미 답이 정해진 에세이를 쓰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브라질 혼혈 델피 리라(18) 또한 “이전에는 단순히 내가 해당되는 인종에 체크표시만 하면 됐지만, 판결 이후 오히려 어떻게든지 나의 인종을 더욱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판결이 불러온 모순을 지적했다.지난해 대법원은 1961년 이후 대학 입시, 공공기관 채용 등에서 비(非)백인을 우대해 온 어퍼머티브 액션을 두고 62년 만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평가위원들이 지원자들의 인종 및 민족을 알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게 됐다. 하지만 NYT는 해당 판결이 인종을 근거로 합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금하면서도, 동시에 “지원자들의 에세이에서 보여지는 ‘인종에서 비롯된 경험 및 성격’을 고려할 순 있다”고 판시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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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해산 발표…60년 고착된 파벌 정치 막 내리나

    최근 일본에서 논란이 된 자민당 주요 파벌의 ‘비자금 조성 의혹’ 여파로 60년 넘게 이어져온 일본 정치계 ‘파벌정치’가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집권 자민당 주요 파벌 절반 이상이 해산을 선언하며 일본 정치 지형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일본 공영방송 NHK는 19일 “비자금 스캔들의 중심이었던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가 이날 파벌 해산 방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베파는 모리 요시로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등 2000년대에만 무려 4명의 총리를 배출한 막강 파벌이다. 지금도 98명의 의원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계파인 아베파 등이 후원회에서 모금한 정치자금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나눠준 혐의가 드러나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대대적 수사에 나선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날 “자민당 내 주요 파벌 6곳 중 절반인 아베파와 기시다파, 니카이파의 회계책임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18일 “해산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다음날인 이날 오전 “정치 신뢰 회복을 위해 기시다파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아베파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알려진 뒤 기시다파에서도 3년간 약 3000만 엔(약 2억9000만 원)이 보고서에 기재되지 않은 혐의가 드러났다. 국민적 비판이 커지자 기시다 총리가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가 회장을 지냈던 기시다파는 자민당 내 네 번째 파벌로 의원 46명이 소속돼 있다. 1957년 설립됐고 자민당 내 주요 파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정권을 지지해온 아소파(의원 56명)와 모테기파(53명)에서 기시다 총리의 해산 발표를 두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총리 발표 뒤 다섯번째 파벌인 니카이파(38명)도 해산을 선언했다.한편 이날 도쿄지검 특수부는 자민당 주요 파벌들의 회계책임자는 기소했으나, 실세인 파벌 회장이나 사무총장은 입건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검찰이 용두사미로 수사를 끝내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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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선거인단 총 538명… 270명 확보하면 승리

    한국을 포함한 세계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이 직접 최고지도자를 뽑는다. 미국 대선은 직선제와 간선제를 혼합한 독특한 체계다. 우선 미 50개 주(州) 유권자는 11월 5일 대선일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에게 투표한다. 이 1차 직선제 투표에서 이긴 측이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선 승자가 된다. 이 270명을 ‘매직 넘버(magic number)’라고 부른다. 모든 주의 개표가 끝나지 않아도 상대 후보가 매직 넘버를 확보하면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관례다. 형식적이지만 538명의 선거인단이 12월 17일 사전에 지지 의사를 밝혔던 후보에게 투표하면 대선의 모든 일정이 끝난다. 이 같은 선거인단 제도와 승자독식 체계는 특성상 많은 사표(死票)를 발생시킨다. 일각에서는 ‘더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이긴다’는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2016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2000년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전체 득표 수에서 앞섰지만 선거인단이 많이 배정된 주에서 승리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당시 클린턴 후보와 고어 후보는 상대 후보보다 각각 약 287만 표, 약 54만 표를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에서는 각각 77명, 5명씩 뒤졌다. 특히 클린턴 후보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주 등 선거인단이 많은 주에서 패했다. 주별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인구로 정한다.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는 전체 538명의 10%가 넘는 54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다. 이어 텍사스주(40명), 플로리다주(30명), 뉴욕주(28명), 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주(각 19명) 순이다. 델라웨어, 와이오밍, 알래스카주 등은 각 3명뿐이다. 올해 대선부터는 2020년 기준 인구 통계가 적용된다. 4년 전과 주별 선거인단의 수가 많이 달라져 양당의 유불리 계산이 한창이다.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는 선거인단이 2명 늘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뉴욕주는 각 한 명씩 줄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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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민을 ‘침공’ 표현”… CNN, 승리연설 중간에 끊어

    “우리는 수백만, 수천만 명이 미국으로 몰려드는 ‘침공(invasion)’을 겪고 있다. 나는….” 15일 미국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연설을 중계하던 미 CNN방송의 화면에 갑자기 앵커 제이크 태퍼가 끼어들었다. 10분 가까이 연설이 중계되고 있었는데, 돌연 현장 중계 소리를 대폭 줄여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들리지 않게 한 뒤 논평을 시작한 것이다. 태퍼 앵커는 “시청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反)이민 발언을 반복하는 것을 들으실 수 있다”고 비판적으로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행렬을 ‘침공’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언급하고 있었다. 미 NBC방송의 뉴스 전문 채널 MSNBC는 승리 연설이 시작되려고 하자 아예 현장 화면을 앵커 레이철 매도가 있는 스튜디오 화면으로 전환했다. 매도 앵커는 “연설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알려드리겠다”고 운을 뗀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언론이 거짓을 보도하는 데는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결정은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좋아하는 결정도 아니다”라며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CNN, MSNBC 등의 보도 방식에 대해 논란도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지 불법 이민 문제를 다룬다고 연설 중계를 끊은 것은 옳지 않다”거나 “해당 방송들은 국민들이 스스로 보고 판단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두 언론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에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CNN을 눈엣가시로 여겨 이 회사 소속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을 금하거나 출입을 막아 논란을 불렀다. 다만 보수 성향 폭스뉴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을 중단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연설에서 부정선거 주장을 펼치자 당시 앵커는 중계를 끊고 “그의 발언은 거짓이 많다. 2020년 대선은 조작되거나 도난당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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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승리 연설 끊은 일부 美언론…이유는 ‘반(反)이민 발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했지만 CNN, MSNBC 등 일부 언론이 그의 승리 연설을 중계하지 않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대폭 줄여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언론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이민자를 향한 막말을 퍼붓고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허위 주장을 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언론의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MSNBC는 이날 1위를 확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는 수백만, 수천만 명이 미국으로 몰려드는 ‘침공’을 겪고 있다”며 반(反)이민 발언을 시작하려 하자 중계를 끊고 앵커 레이철 매도우가 등장하는 화면으로 전환했다. 매도우 앵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지 않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언론이 거짓을 보도하는 데는 비용이 따른다. 이에 그의 연설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이 결정은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좋아하는 결정도 아니다”라며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CNN 또한 같은 발언 당시 제이크 태퍼 앵커가 방송에 끼어들게 했다. 화면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대폭 줄여 사실상 발언이 들리지 않게 했다. 태퍼 앵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이민 발언을 반복하는 것을 들으실 수 있다”고 비판적으로 논평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두 언론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에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CNN을 눈엣가시로 여겨 이 회사 소속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을 금하거나 그의 출입을 막아 논란을 불렀다.다만 보수 성향 폭스뉴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을 중단한 적이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서 연설을 갖고 부정선거 주장을 펼치자 중계를 중단했다. 당시 폭스뉴스 앵커는 “그의 발언은 거짓이 많다. 2020년 대선은 조작되거나 도난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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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칼라’ 보수층 맘 돌렸다…트럼프 지지율 급반등 비결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게 회의적이었던 화이트칼라 공화당원들이 마음을 돌린 것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반등의 비결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기존 지지층인 블루칼라(생산직 육체노동 종사자) 보수층 외에 고등교육을 받은 공화당원들까지 포섭했다는 것이다.NYT는 14일(현지 시간)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은 부정선거” “헌법을 폐지해야 한다”와 같은 터무니 없는 말을 쏟아내 화이트칼라 공화당원들의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것이다.실제로 2022년 11월 중간선거 직후에만 해도 미 서퍽대와 USA 투데이가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학을 나온 공화당원의 76%는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를 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달 같은 기관이 시행한 조사에선 이들의 60%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변한 것. 마찬가지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대학을 나온 백인 공화당원들의 트럼프 지지율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2배가 올라 현재 60%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지층이 화이트칼라 공화당원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트럼프의 경쟁자들이 최근 변변치 못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이 영향이라고 설명했다.NYT는 이같은 변화가 이번 대선 뿐 아니라 트럼프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P보트캐스트가 유권자 1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뽑지 않았던 공화당원은 9%였다. 선거 전문가들은 “같은 선거에서 민주당원의 4%만 조 바이든 대통령을 뽑지 않았던 것에 비해 거의 2배나 이탈한 것은 분명 트럼프에게 패배 요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당시 이탈했던 공화당원의 절반이 넘는 56%가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다만 이 매체는 대학교육을 받은 공화당 유권자 24명과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트럼프의 극렬 지지층으로 불리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돌아선 것은 아니며, 다른 공화당 후보들을 물색했지만 현 정치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후보가 대선에 나가면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거나, 사표가 될 것을 우려해 마음을 바꾼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아이오와주의 은퇴한 간호사 루스 앤 체니(65)는 “원래 드샌티스 후보를 지지했지만 그의 선거운동이 엉망이라 포기했으며, 비벡 라마스와미도 고려했지만 그가 너무 경험이 부족해 바이든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잇따른 트럼프의 법적 기소도 보수세력을 결집시킨 것으로 보인다. 은퇴한 부동산중개인 욜란다 구티에레즈(94)는 “당에 더 젊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드샌티스를 고려했었지만, 민주당이 트럼프를 수감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는 지금은 트럼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전직 대통령 중 최초로 기소되기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50%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기소 나흘 만에 50%를 넘겼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했다.불안한 국제정세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린다 패러(72)는 “니키 헤일리 후보를 좋아하지만, 당장은 국가안보가 중요하다”며 트럼프의 대(對)중국 강경 발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원조 반대 기조도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동안 경제 사정이 좋았다”거나 “국경 문제에 대한 우려” 등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로 언급됐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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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불똥 튈라… 이라크 총리 “미군 철수해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라크에서는 자국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자는 주장이 거세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무장세력들이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거듭하고, 미국 또한 보복에 나서면서 이라크 땅이 양측의 분쟁터로 변하고 있다는 불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라크와 역내 안정을 깨뜨리려는 내·외부 세력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미국과의 관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적이 아니지만 현재 같은 긴장이 계속되면 양국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앞서 5일에도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의 영구 철수를 추진하겠다”는 성명을 내놨다. 현재 이라크에는 하라카트알누자바, 이슬람저항, 카타입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다양한 무장세력이 존재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이들은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자국 주둔 미군 기지를 속속 공격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한편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이에 맞서 4일 수도 바그다드 일부 지역을 공습해 하라카트알누자바의 고위 간부를 사살했다. 수다니 정권은 심각한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이후 미군 철수를 공론화했다. 이라크에는 현재 약 2500명의 미군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8일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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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인류 두번째 달착륙 2년뒤로 연기”

    ‘인류의 유일한 달 착륙’으로 역사에 남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반세기 만에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내려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2026년으로 미뤄졌다. NASA는 9일(현지 시간)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달 궤도로 보낼 예정이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2단계(아르테미스Ⅱ) 계획을 내년 9월로 미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72년 마지막으로 달을 밟은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는 3단계 계획도 2026년 9월로 연기됐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주비행사의 안전이 NASA의 최우선 과제”라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우주선에 탑승할 이들의 무사 안전을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우주 강대국 미국의 장기 달 탐사 프로젝트다. 2단계 달 궤도 유인비행과 3단계 달 착륙을 넘어 달에 기지를 건설해 화성을 탐사하는 전초기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2년 무인 우주선 오리온이 달 궤도를 비행하고 성공적으로 귀환하며 1단계를 완수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NASA는 “실제로 비행사가 우주에서 임무를 진행하려면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인도의 달 탐사선이 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에 착륙하며 인류의 달 탐사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AP통신은 “NASA의 이번 결정이 나온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NASA가 적극 지원했던 미 민간기업 애스트로보틱이 달 착륙선 ‘페레그린’의 실패를 공식 선언한 지 약 1시간 뒤에 연기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애스트로보틱은 8일 오전 2시 18분 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페레그린’ 발사에 성공했으나 최종 목표인 달 착륙은 이루지 못했다. 다음 달 23일 달 앞면 ‘폭풍의 바다’ 동북쪽 용암지대인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계획이었으나, 달 궤도에 진입한 뒤 태양광 패널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착륙을 시도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NASA는 민간기업을 활용해 달 탐사 비용을 절감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발사를 지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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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30년 걸친 남아선호 영향… 男 80만명, 韓여성과 결혼 못해”

    “한국에 곧 독신남 시한폭탄이 터진다.” 미국 통계학자가 한국의 1980∼2010년에 태어난 남성 가운데 70만∼80만 명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강한 남아선호사상 등이 초래한 성비(性比) 불균형이 약 30, 40년이 흐른 지금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들리 포스턴 미 텍사스A&M주립대 사회학 교수는 8일(현지 시간) 온라인 학술저널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1980년부터 30년간 한국의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여아보다 남아가 약 70만∼80만 명 더 태어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러한 예측을 내놓았다. 포스턴 교수에 따르면 자연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5∼107명이다. 미국도 2021년 출생아 성비가 105였다. 한국은 1950∼1980년엔 정상 범주였다. 그러나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1986년엔 111.7로 벌어졌고, 1990년엔 116.5로 급증했다. 성비는 2007년 107 미만으로 정상화됐다. 포스턴 교수는 성비 불균형의 원인으로 한국의 남아선호사상과 저출생을 지목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이 1960년 6명에서 2022년 0.78명으로 떨어지는 동안, 남아선호사상이 옅어지는 속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포스턴 교수는 “독신 남성의 증가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사회적 병폐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서 기혼 남성보다 독신 남성의 범죄율이 높아 사회·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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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T, 내신보다 학생능력 더 잘 평가”… 美 대입 논란 재점화

    미국의 표준화된 대학입학시험인 SAT나 ACT 점수가 고교 학점인 GPA보다 대학 진학 후 학점은 물론 취업과 같은 졸업 후 성과를 더 뚜렷하게 보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 명문대에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려면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SAT나 ACT 점수를 보는 게 내신 성적 격인 GPA 결과를 보는 것보다 확실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6월 미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비(非)백인계 학생을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폐지한 후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백인 학생의 평균 점수가 높은 SAT가 교육 불평등을 강화시킨다”고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하버드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표준화된 시험이 실제로는 학업 역량 측정을 위한 우수 지표임이 드러난 셈이다.● GPA보다 SAT 우수자, 대학 학점 높아 연구팀은 하버드대, 예일대 등 미 북동부 8개 명문대 ‘아이비리그’에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을 더한 미 12개 최상위 명문대 ‘아이비플러스(+)’에 2017∼2022년 입학한 학생의 GPA, SAT 및 ACT 점수와 이들의 대학 학점 간 상관관계(correlation)를 조사했다. 그 결과 SAT에서 1600점 만점을 받은 학생들은 1200점을 받았던 학생들보다 평균 약 0.43 높은 학점을 받았다. 반면 GPA 4.0 만점을 받은 학생과 3.2를 받은 학생의 대학 학점 차이는 0.10 미만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 이후 대부분의 미 대학들은 과거와 달리 지원자들에게 SAT 성적을 필수로 제출하지 않도록 했다. 이때 SAT 점수를 제출하지 않고 입학한 학생들의 대학 평균 학점은 약 3.3∼3.4였다. 반면 SAT 고득점자들의 학점 평균은 약 3.7이었다. 이 같은 경향성은 대학 졸업 후 성취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2010∼2015년 12개 명문대 학생들의 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SAT 만점자의 약 45%는 유명 기업에 취업했다. SAT 1300점을 맞고 해당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유명 기업 취업률은 30%에 못 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하며 ‘SAT 같은 표준시험이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를 걷어찰 것’이란 일각의 선입견이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대학입학 사정에서 SAT 비중을 줄이면 명문 사립고 학생만 체험할 수 있는 각종 과외 활동이 더 부각돼 우수한 저소득층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MIT “SAT, 공정성-다양성에 도움” 미 교육전문 웹사이트 ‘베스트칼리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백인 학생의 SAT 평균은 1098점이었다. 흑인(926점)과 172점이나 차이가 난다. 이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백인과 비백인 학생의 SAT 점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입학 때 SAT를 중시하면 비백인 학생이 불리해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상당수 대학들은 “SAT 점수가 학생들의 능력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믿으면서도 대중 일각의 이 같은 반발이 두려워 ‘SAT 의무 제출’ 등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 2021년에는 입학생의 SAT 점수를 의무 요구하지 않았으나 2022년부터 다시 의무화한 MIT 측은 “SAT가 학생 선발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여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입학한 MIT 1학년생의 31%는 흑인 및 히스패닉계다. 또한 1학년의 약 20%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연방정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데밍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SAT가 없으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명문고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라며 “SAT는 이들의 생명선(lifeline)”이라고 진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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