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남부서 지상군 대부분 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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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살상 규탄’ 여론 갈수록 악화
국내선 “네타냐후 퇴진” 수만명 시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을 하루 앞둔 6일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민간인 살상과 오폭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여론 또한 고조됐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7일 “하루 전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만 남겨둔 채 대부분의 지상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남은 ‘나할’ 여단은 남부로 피신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중북부로 이동하는 것을 통제하기로 했다.

6일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총리 사퇴 및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민간인 인질들의 가족도 참여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인질 엘라드 카치르 씨(47)의 유해를 수습한 사실을 공개하자 인질 가족과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카치르 씨의 여동생 카르미트 씨는 “제때 석방 협상을 했다면 오빠가 구조될 수도 있었지만, 지도부의 정치적 셈법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네타냐후 정권을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지 기반인 극우 유권자를 의식해 하마스에 강경 일변도의 정책만 고집하는 바람에 인질들이 제때 풀려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또한 “총리의 퇴진이 없으면 이스라엘이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국제사회의 여론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으로 변했다.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원죄로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독일 정부는 5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국경 개방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국 집권 민주당 의원 37명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민간인 살상 규탄#여론악화#네타냐후#퇴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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