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닷컴|사회

“내 가슴 만졌다”…불법 카풀女, 신고당하자 “강제추행” 무고

입력 2021-11-29 14:18업데이트 2021-11-29 15:2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GettyimagesBank
불법으로 유상운송 행위를 하던 여성이 ‘카풀(승차 공유)’로 태운 남성에게 신고당하자 앙심을 품고 “장애인을 강제 추행했다”며 거짓 고소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8일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건사고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A 씨는 택시를 기다리는 남성 B 씨에게 “내가 카풀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차량에 태웠다.

목적지에 도착한 B 씨는 비용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해당 차량이 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불법영업 차량인 것을 알게 됐고, B 씨의 부친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자 화가 난 A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B 씨를 ‘장애인 강제추행’으로 신고했다. 실제 A 씨는 법적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었다. 그러나 센터는 “A 씨는 신체적으로 장애인일 뿐, 지적 장애가 없는 자로서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자”라고 지적했다.

당시 A 씨는 B 씨와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없었다. 그러나 A 씨는 경찰에게 “B 씨가 차량 뒷자리에서 윗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만져 강제로 추행했다”고 진술했다.

협박성 허위 문자…“법적 장애인이라는 점 이용”
A 씨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B 씨에게 협박성 허위 문자도 계속해서 보냈다.

그는 “네가 내 젖가슴을 주물러 치욕스러움에 잠을 못 잤다. 정신과병원 가서 치료해야지”, “어젯밤에도 네가 내 젖가슴을 주물러 치욕스러움에 잠도 못 잤다. 오늘은 C 기관에 가서 이 사실을 진술해야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전송했다.

센터는 A 씨가 특정 여성폭력 전문 상담기관까지 언급하며 허위 문자를 보낸 것이 “자신이 법적 장애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센터에서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진술하면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도 B 씨가 성추행범이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A 씨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일선 경찰서가 아닌 C 기관에서 DNA 채취 등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B 씨의 DNA는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블랙박스도 제출하지 않았다.

A 씨는 C 기관에서 상담받을 때 “유상운송 행위를 한 게 아니라 집으로 가던 길에 B 씨가 비를 맞고 택시를 못 찾고 있어 데려다주고 친한 지인을 만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센터는 이에 대해 “A 씨가 자신의 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을 숨기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C 기관은 A 씨의 진술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지 않은 채 B 씨를 강제추행 피의자로 조사했다.

담당 수사관 “진술에 신빙성 없어” 재조사 요청
그런데 해당 지역 경찰청의 담당 수사관이 B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C 기관 조사의 문제점을 인지하며 상황은 뒤집혔다.

수사관은 ▲A 씨가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각 B 씨는 계속 통화 상태였다는 점 ▲A 씨의 집이 B 씨의 집과 반대 방향이었다는 점을 봤을 때 “A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C 기관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사진=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이에 C 기관이 재조사를 한 결과 ▲A 씨의 신고 경위가 부자연스러운 점 ▲A 씨와 B 씨의 거주지가 전혀 반대 방향인 점 ▲중간에 만나기로 했다던 지인은 오래전부터 연락도 안 한 사람인 점 ▲B 씨의 DNA가 추출되지 않는 점 등에 따라 A 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B 씨는 A 씨가 추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각 당시 B 씨의 통화 내역, 계좌이체를 잘못해 3번 이상 오류가 난 내역 등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최종적으로 B 씨는 ‘증거 불충분’ 처분을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센터 측은 “국가공무원을 공부하던 B 씨는 장애인 강제추행 범죄자가 돼 꿈을 잃을 뻔했다”며 “수사기관은 A 씨의 무고에 대해 수사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아무런 형사 처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오늘의 추천영상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