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1주새 위중증 343명→409명… 英 초반보다 거센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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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일주일]하루 확진 5주만에 2000명대로

얀센 접종자 부스터샷 시작 8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자가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받고 있다. 얀센은 1회만 맞으면 되지만 2회 접종하는 다른 백신에 비해 돌파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얀센 접종자 부스터샷 시작 8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자가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받고 있다. 얀센은 1회만 맞으면 되지만 2회 접종하는 다른 백신에 비해 돌파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최근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하루 472명에 달한다. 이 기간에 하루 218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신규 코로나19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이 중증이거나, 중증 위험도가 높은 환자다. 한국은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방역 전환을 시작했다. 시행 일주일 만에 △사망자 수 △위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 등 중요한 방역 지표들이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다. 방역 완화 1단계에 불과한 만큼 적극적인 초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영국·싱가포르보다 거센 ‘초반 확산세’



한국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에 나선 국가들을 보면 대체로 방역 완화 2∼4주 후부터 환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전환 일주일 만에 각종 지표가 악화된 한국의 경우가 이례적이라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포르다. 올 8월 10일 방역 완화를 시작할 때 74명이던 싱가포르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3주 뒤 9월 1일 2배(141명)로 늘어났다. 10월 27일엔 5324명까지 말 그대로 폭증했다.


영국은 7월 19일 코로나19에 대한 ‘자유의 날’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2주 뒤부터 확진자 증가가 시작됐다. 그 사이에는 오히려 4만6688명(7월 20일)이던 확진자 수가 2만1855명(8월 3일)까지 줄었다. 결국 영국은 위드 코로나 시행 3개월 뒤인 10월 21일에서야 하루 확진자 수가 5만171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도 위드 코로나 이후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국회에 출석해 “일상 회복 1단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12월 13일 일상 회복 2단계, 내년 1월 24일 3단계 전환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 돌파감염, 추운 날씨도 ‘악영향’

하지만 방역 관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돌파감염’이다. 8일 0시 기준 국내 예방접종 완료율은 76.6%다. 18세 이상 성인은 10명 중 9명(89.1%)꼴로 접종을 완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일찍 접종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확진 추이, 돌파감염 추이 등을 비교하면 (접종 후) 4개월 말, 5개월 정도 지나면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현재 6개월인 추가 접종(부스터샷) 주기를 일괄 5개월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 연구 결과 접종 완료 5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하면 중증 악화 가능성이 92%, 사망 위험이 81% 줄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도 변수다. 10일 서울 최저기온이 2도로 예상되는 등 당분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겨울철엔 실내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데다 환기 횟수까지 줄어든다”며 “연말 늘어나는 모임과 회식도 방역 악조건”이라고 말했다.

○ ‘위중증 환자 하루 800명’ 예측도

일부 전문가들은 일상 회복 1단계에서 지나치게 여러 분야의 방역이 한꺼번에 완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금 상황에서 모든 방역 조치를 일시에 해제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하루 확진자가 7만 명까지 치솟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확진자 수가 늘면 필연적으로 위중증 환자도 늘게 된다. 1일 343명이었던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일주일 만에 409명으로 늘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다음 달 중에는 하루 위중증 환자 수가 800명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방역당국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보는 500명대를 훌쩍 뛰어넘으리라는 예측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위드 코로나#거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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