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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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자입니다. 사건사고, 미중 경쟁 기사를 주로 씁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도 씁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4-03-21~2024-04-20
국제일반23%
인사일반15%
중동15%
일본8%
국제경제8%
유럽/EU8%
사회일반8%
미국/북미8%
국제인물4%
산업3%
  • 나발니 부인-젠슨 황 등 ‘올해 영향력 인물 100인’에

    2월 옥중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4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올랐다. 17일(현지 시간) 타임이 발표한 명단에서 나발나야는 ‘지도자(Leaders)’ 부문에서 선정됐다. 추천사를 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정의와 법치를 위한 남편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러시아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겼다”며 “그는 특출난 이타심과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올해 타임 100인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인물이 여럿 포함됐다. 황 CEO는 ‘혁신자(Innovators)’ 부문에 올랐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왕촨푸(王傳福) 회장은 거물(Titans) 부문에 선정됐다. 이 밖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성범죄 피해 관련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리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이 선정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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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문사’ 러 나발니 부인, 젠슨 황 ‘타임 영향력 100인’에

    2월 옥중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4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올랐다.17일(현지 시간) 타임이 발표한 명단에서 나발나야는 ‘지도자(Leaders)’ 부문에서 선정됐다. 추천사를 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정의와 법치를 위한 남편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러시아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겼다”며 “그는 특출난 이타심과 힘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올해 타임 100인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인물들이 여럿 포함됐다. 황 CEO는 ‘혁신자(Innovators)’ 부문에 올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추천사에서 “오랜 기간 자신의 비전을 고수한 근성과 결단력을 지닌 기술 산업의 확실한 지도자”라며 “혁신의 새 물결을 열었다”고 썼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왕촨푸(王傳福) 회장은 거물(Titans) 부문에 선정됐다.이밖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성범죄 피해 관련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리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이 선정됐다. 타임은 해마다 아티스트와 아이콘, 거물, 지도자, 혁신자, 선구자 등으로 구분해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을 뽑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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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이어 日도 ‘빅테크 플랫폼 감시법’ 도입…매출 20% 과징금 철퇴

    사실상 애플과 구글을 겨냥한 일본판 ‘빅테크 플랫폼 감시 법안’이 이달 일본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DMA)’ 시행한데 이어, 일본도 이르면 내변부터 거대 플랫폼 규제에 나서게 된다. 16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달 중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된 법안은 아직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한 애플과 구글이 규제 대상”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기술(IT) 기업이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한 불공정 행위를 못 하도록 관리·감독할 권한을 부여한다. 불공정 행위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사전에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의 첫 ‘사전 규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은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를 폭넓게 유형별로 지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면, 타사의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사용 허용이 대표적이다. 현재 애플은 앱스토어 이외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애플은 이를 통해 앱 개발자로부터 최대 30%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이 시행되면 경쟁을 허용해 지금의 독점 형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경쟁 업체보다 우선 노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달 유럽에서는 비슷한 법안인 DMA 시행을 앞두고 구글 등이 이런 ‘우대 행위’를 시정했다. 과거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항공권을 검색하는 고객들에게 자사 항공권 플랫폼 ‘구글 플라이트’를 주로 노출시켰지만 이제는 타사 플랫폼과 구글 플라이트가 나란히 뜬다. 법안대로 확정되면, 법을 위반할 경우 연간 일본 내 매출의 최대 20%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위반이 반복되면 과징금이 매출의 30%로 불어난다. 현재 일본 독점거래법상 과징금 부과 규정은 위반 행위 관련 매출의 최대 6%로, 현행법보다 제재 강도가 훨씬 세진다. 법안에는 신속한 정부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도 담겼다. 기업은 해마다 공정위에 준법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가 위반 행위를 적발했을 때 필요하다면 위반 행위에 대한 긴급 영업중단 명령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 산업은 움직임이 빨라 기존의 반(反)독점 규제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본도 유럽의 DMA를 적극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국이나 호주 등도 유사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비슷한 내용의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플랫폼 경촉법)’ 도입을 시도했으나 현재 도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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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인재 몰려드는 UAE 아부다비는 중동-유럽 진출 교두보”

    “한국과 아부다비가 인공지능(AI) 협력을 더 많이 모색해야 한다.”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투자진흥청(ADIO)의 마시모 팔치오니 최고경쟁력책임자(CCO)가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AI 선진국을 노리는 UAE와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협력 여지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전기, 가스, 재생에너지, 모빌리티(자율주행), 스마트팜(농업), 의료, 우주, 수소 산업 관련 AI에서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UAE는 천연가스와 물류 강국, 한전이 수주한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 등으로만 국내에 알려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첨단산업 육성에도 힘써왔다. 그 결과 미국, 중국에 이은 AI 3위 국가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6일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UAE의 AI 국영기업 ‘G42’에 15억 달러(약 2조1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정부 산하 기관인 아부다비첨단기술연구회(ATRC)가 거대언어모델(LLM) 팰컨을 공개하자 “UAE가 AI에 투자해 경제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평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아부다비는 UAE를 이루는 7개 토후국 중 단연 앞서가고 있다. UAE 국내총생산에서 아부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다. 팔치오니 CCO는 “아부다비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각종 규제 장벽을 낮췄다. 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높게 사 투자금도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정부 산하 ‘허브71’은 2019년 설립 후 스타트업 260여곳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조달했다. ADIO도 외국 기업의 아부다비 투자와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 산하 기관인 ADIO는 세계 8개국(이스라엘,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 진출해있다. 한국 지사는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SFC)에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팔치오니 CCO는 “한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핵심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부다비의 또 다른 강점은 고숙련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세계 인력 지수’에서 세계 64개국 중 22위를 기록해 중동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은 34위다. 이 지수는 △자국민 인재 육성 △외국인 인재 유치 △전반적 인재 수준 등 3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아부다비는 지난해 10월 중동 최대 첨단 자율주행 단지인 ‘스마트·자율주행산업(SAVI) 클러스터’를 개소했다. 팔치오니 CCO는 “SAVI 클러스터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발굴해 시장 출시까지 돕겠다는 포부로 출범했다”며 “아부다비는 ‘혁신’이 민간 부문 육성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본다. 기술을 통해 경제·사회적 진보를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아부다비에 관심을 갖는 한국 기업들에 팔치오니 COO는 “아부다비는 종착지가 아닌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부다비에 자리를 잡으면 중동 시장으로는 물론 인근 아프리카와 유럽 시장으로도 뻗어나가기 좋다”고 말했다. 최근 아부다비로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 포미트, 농심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팜 컨소시엄은 아부다비 6곳에서 한국 품종 딸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스마트팜 등 첨단 농경 기술은 UAE는 물론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식량 자급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이다. 2월에는 호텔 경영솔루션 업체 H20호스피탈리티가 아부다비 지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H20호스피탈리티는 “중동,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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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마저 인력 10% 해고… ‘캐즘’에 전기차 업계 감축 칼바람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 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4000여 명 해고에 나선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며 잇달아 인력을 감축했는데 순수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마저 버티지 못한 것이다. 연초부터 ‘전기차 업계 피바다’ 경고가 꾸준히 제기됐는데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약 5년에 한 번씩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적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1만4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말 테슬라 직원 수가 14만473명이라는 점을 고려한 추산이다. 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데는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올 1분기(1∼3월)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에 불과했다. 시장 전망치(46만 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테슬라의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전기차 업황이 좋았다는 차이가 있다.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테슬라 주가는 5.6% 급락했다. 수년간 이어질 전기차 수요 부진의 여파를 테슬라도 피하지 못한다는 위기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수요 둔화, 전기차 할인 경쟁으로 촉발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CEO는 1월 “테슬라가 계속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 전기차 업계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엑스펑의 허샤오펑(何小鵬) CEO도 신년 서한을 통해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반영하듯 테슬라 이외 전기차 업체들도 일제히 감축에 돌입했다. 1월에는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줄이면서 해당 생산 공장 직원 1400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해고를 단행했다. 2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이 직원 10% 감축을 통보했고, 3월에는 스텔란티스가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등의 인력 400여 명을 해고했다. 또한 독일의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100억 유로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고, 스웨덴의 폴스타도 올해 전 세계 사업장 근무인력의 15%(450명)를 감축할 예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도 한동안 안 좋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자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장 상황이 어렵지는 않지만 전기차 수익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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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전세계 인력 10% 해고… 전기차업계 ‘감원 칼바람’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 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4000여 명 해고에 나선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며 잇따라 인력을 감축했는데 순수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마저 버티지 못한 것이다. 연초부터 ‘전기차 업계 피바다’ 경고가 꾸준히 제기됐는데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약 5년에 한 번씩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적었다.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1만4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말 테슬라 직원 수가 14만473명이라는 점을 고려한 추산이다.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올 1분기(1~3월)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에 불과했다. 시장 전망치(46만 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테슬라의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전기차 업황이 좋았다는 차이가 있다.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테슬라 주가는 5.6% 급락했다. 수년간 이어질 전기차 수요 부진의 여파를 테슬라도 피하지 못한다는 위기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수요 둔화, 전기차 할인 경쟁으로 촉발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는 1월 “테슬라가 계속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 전기차 업계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엑스펑의 허샤오펑(何小鵬) CEO도 신년 서한을 통해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를 반영하듯 테슬라 이외 전기차 업체들도 일제히 감축에 돌입했다. 1월에는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줄이면서 해당 생산 공장 직원 1400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해고를 단행했다. 2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이 직원 10% 감축을 통보했고, 3월에는 스텔란티스가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등의 인력 400여명을 해고했다. 또한 독일의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100억 유로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고, 스웨덴의 폴스타도 올해 전 세계 사업장 근무인력의 15%(450명)를 감축할 예정이다.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도 한동안 안 좋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자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장 상황이 어렵지는 않지만 전기차 수익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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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아시아 첫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홍콩이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반(反)중국 활동으로 최대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의 시행 등으로 서구 자본의 홍콩 이탈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홍콩이 과거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위상을 되찾고자 승인을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유명 자산운용사 화샤(華夏)기금은 이날 홍콩 증권감독위원회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투자할 수 있는 현물 ETF 상품 발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하비스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보세라 자산운용, 해시키 캐피탈 등도 자신들이 가상자산 현물 ETF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권리를 승인받았다고 공개했다. 다만 이 4곳의 금융사가 상품을 언제 내놓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홍콩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가상자산 ETF를 승인한 것은 중국 본토의 자산이 대거 유입될 것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가상자산 거래가 금지되어 있다. 이에 많은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을 우회 투자처로 삼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1월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를 허용했다. 이것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캐나다, 독일, 호주 등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선보였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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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투병 어머니 응원” 로프 타고 에펠탑 오른 딸

    “암 환자인 어머니를 돕고 싶어 에펠탑을 올랐다.” 프랑스의 여성 장애물 경기 선수 아누크 가르니에(34)가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을 밧줄로 100m 올라 ‘로프클라이밍’ 세계 기록을 세웠다. 10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르니에는 이날 18분 만에 지상에서 약 100m 위에 있는 에펠탑 2층에 도달했다. 그는 “꿈이 이뤄졌다. 마법 같았다”며 “내가 해낼 것이란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도전을 위해 꼬박 1년을 훈련했다고도 했다. 특히 가르니에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암 예방 및 환자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의 기금을 모으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암 연구를 돕는 일을 위해 나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의 기록은 기존의 남녀 선수 기록을 모두 깬 것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남성 선수 토마스 판 톤더르는 90m를 밧줄로 올랐다. 또 덴마크 여성 선수 이다 스텐스고르가 세운 26m보다 4배가량 높은 곳을 올랐다. 가르니에는 다음 달 9일 남부 마르세유에서 7월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성화도 봉송한다. 올림픽 때도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홍보 대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자신의 신체 나이가 아직 20대라며 “10년간 더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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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통신 요금제 쉽게 비교” 정보표 공개 의무화

    이제부터 미국 소비자들은 식품 포장에 붙은 영양성분표처럼 생긴 통신요금 정보표를 제공받게 된다. 복잡한 요금제를 간단하게 정리해 소비자가 손쉽게 유무선 통신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미 백악관 관계자는 “통신사업자가 요금제를 복잡하게 설계해 손쉽게 이익을 내는 행태를 손보겠다”고 말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0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내 1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둔 통신사에 요금제별 ‘요금제 정보표(Broadband Label)’를 의무적으로 제작해 공개하도록 했다. 이 표는 식품 포장지에 인쇄된 영양정보표를 본떠 만들었다. 열량(Cal) 자리에 ‘월 요금($)’이 적혀 있는 식이다. FCC는 요금제 한시 할인 기간, 할인 종료 후 요금 등도 반드시 명시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기존의 복잡한 표로 인해 비싼 요금제를 택하거나 할인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증액된 요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모르고 지나가는 일도 막겠다는 취지다. 통신사들은 이 표를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웹사이트에서도 잘 보이게 해야 한다. 작게 인쇄하거나 웹사이트에 별도 링크로 걸어 숨기면 안 된다는 의미다. 소비자가 해당 통신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쉽게 추출할 수 있는 길도 마련해야 한다. FCC는 2016년 이 요금제 정보표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통신사들에 자율 공개를 권고했지만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 이후 의무화에 착수했고 이번에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반하는 기업은 작지 않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신 소비자의 권리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CNN 등은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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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투병 어머니 위해”…밧줄로 에펠탑 100m 오른 여성

    “암환자인 어머니를 돕고 싶어 에펠탑을 올랐다.”프랑스의 여성 장애물 경기 선수 아누크 가르니에(34)가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을 밧줄로 100m 올라 ‘로프클라이밍’ 세계 기록을 세웠다. 10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르니에는 이날 18분 만에 지상에서 지상 약 100m에 있는 에펠탑 2층에 도달했다. 그는 “꿈이 이뤄졌다. 마법 같았다”며 “내가 해낼 것이란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도전을 위해 꼬박 1년을 훈련했다고도 했다. 특히 가르니에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암 예방 및 환자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의 기금을 모으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암 연구를 돕는 일을 위해 나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고도 강조했다.그의 기록은 기존의 남녀 선수 기록을 모두 깬 것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남성 선수 토머스 반 톤더는 90m를 밧줄로 올랐다. 또 덴마크 여성 선수 이다 스텐스가드가 세운 26m보다 4배 이상 높은 곳을 올랐다.가르니에는 다음 달 9일 남부 마르세유에서 7월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성화도 봉송한다. 올림픽 때도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홍보 대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자신의 신체 나이가 아직 20대라며 “10년 간 더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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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면상담 선호 부자들 모셔라” 美 은행 점포수 11년만에 반등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인터넷뱅킹 확산에도 지난해 미국 내 은행 점포 수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특히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부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오프라인 지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점포를 꾸준히 줄이는 국내 은행권과 대조적이다. 7일(현지 시간) 야후파이낸스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 내 은행 지점 수는 6만9684개로 한 해 전보다 94개 늘었다. 2012년 8만2461개에 달했던 은행 지점 수는 불과 10년 만인 2022년 6만9590개로 15.6%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신규 지점을 내며 늘어난 것이다. 오프라인 점포 증가세는 대형 은행들이 견인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110개의 지점을 새로 열어 미국 내에서만 4897곳의 지점을 보유했다. 올해도 지점 550곳을 추가로 열기로 했다.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PNC 등도 신규 지점 개설 확대 의사를 밝혔다. JP모건체이스의 지난해 수익이 호조를 보인 점도 오프라인 점포 증가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496억 달러(약 67조 원)를 기록해 2위 BoA(249억 달러)의 배에 가깝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일평균 90만 명의 고객이 지점을 찾는다”며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 관련 대출, 자산관리 상담 업무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두 100% 인터넷뱅킹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 또한 주택담보대출 상담을 받을 때는 은행 창구를 찾는다고 평했다. ‘부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에릭 로젠그린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수입원 다각화를 꾀하는 은행들이 자산관리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라고 야후파이낸스에 말했다. 다이먼 CEO도 “부자는 자기 돈을 직접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한다”며 대면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행들은 신규 점포 입지를 고를 때 ‘부자 고객’이 많은 곳을 선호한다. JP모건체이스는 2018년 수도 워싱턴의 지점을 개설할 때 스타벅스, 고가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 인근 장소를 골랐다. 반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한국 5대 은행의 영업점포 수(지점·출장소)는 3926개로 2019년 말(4461개) 대비 약 12% 감소했다. 최근 5년간 5대 은행의 점포 수는 연평균 50개씩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도 63개가 사라졌다. 노령층 등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당국 또한 급격한 감소에 우려를 표했지만 추세 자체를 전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점포 폐쇄, 통합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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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들 밥 챙기다 희생… 이, 조준 공습”[지금, 이 사람]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밥줄을 끊는다고 이스라엘이 전쟁을 이기진 못한다.”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설립자이자 스타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55)가 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틀 전 WCK 직원 7명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직원들은 고난에 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식사를 챙겨 주는 가장 인간다운 행위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참사를 ‘오폭’으로 해명한 것에 대해 안드레스는 ‘조준 공습’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NYT 기고에서 “이스라엘군은 군과 공유된 일정을 소화하던 차량을 겨냥해 타격했다”고 적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 화상 인터뷰에서는 폭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무인기(드론)는 안전지대에서 500∼600m 간격을 두고 이동 중이던 WCK 차량 3대를 순차적으로 폭격했다. 그는 “직원들이 대피를 시도했지만 연이은 폭격에 숨졌다. 오인 공습이 아닌 의도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WCK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만 68곳의 배급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최초로 육로가 아닌 해상 수송으로 구호품을 전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안드레스는 1969년 스페인 북서부 미에레스에서 태어났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간 지 3년 만인 24세 때 셰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워싱턴,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등 미 곳곳에서 31곳의 식당을 소유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워싱턴에 있는 ‘호세 안드레스의 미니바’는 2016년 미슐랭가이드로부터 2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2010년 WCK를 설립하며 음식을 통한 자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전투식량이나 미제 간식을 배급하는 대신 현지 주민들에게 현장에서 따뜻한 음식을 즉석 조리해 준다는 게 안드레스의 철학이다. 아이티 대지진, 북미와 중남미의 허리케인, 우크라이나 전쟁, 모로코 지진 때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고국 스페인의 최고 권위상으로 꼽히는 ‘아스투리아스 공주상’의 평화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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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장으로 간 미슐랭 셰프, 가자서 직원 7명 잃자 분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밥줄을 끊는다고 이스라엘이 전쟁을 이기진 못한다.”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설립자이자 스타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55)가 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틀 전 WCK 직원 7명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직원들은 고난에 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식사를 챙겨 주는 가장 인간다운 행위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추모했다.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참사를 ‘오폭’으로 해명한 것에 대해 안드레스는 ‘조준 공습’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NYT 기고에서 “이스라엘군은 군과 공유된 일정을 소화하던 차량을 겨냥해 타격했다”고 적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 화상 인터뷰에서는 폭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무인기(드론)는 안전지대에서 500~600m 간격을 두고 이동 중이던 WCK 차량 3대를 순차적으로 폭격했다. 그는 “직원들이 대피를 시도했지만 연이은 폭격에 숨졌다. 오인 공습이 아닌 의도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WCK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만 68곳의 배급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최초로 육로가 아닌 해상 수송으로 구호품을 전달해 큰 주목을 받았다.안드레스는 1969년 스페인 북서부 미에레스에서 태어났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간 지 3년 만인 24세 때 셰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워싱턴,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등 미 곳곳에서 31곳의 식당을 소유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워싱턴에 있는 ‘호세 안드레스의 미니바’는 2016년 미슐랭가이드로부터 2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2010년 WCK를 설립하며 음식을 통한 자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전투식량이나 미제 간식을 배급하는 대신 현지 주민들에게 현장에서 따뜻한 음식을 즉석 조리해 준다는 게 안드레스의 철학이다. 아이티 대지진, 북미와 중남미의 허리케인, 우크라이나 전쟁, 모로코 지진 때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고국 스페인의 최고 권위상으로 꼽히는 ‘아스투리아스 공주상’의 평화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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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직원들 한때 대피… 반도체 공급 차질 배제 못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 등 반도체 공장이 다수 있는 대만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하자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만 북부 지역의 반도체 생산 시설 일부가 가동을 일시 중단했지만 아직까지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계속되는 여진 여파 등에 따라 글로벌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TSMC는 3일 지진 발생 직후 일부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을 6시간 중단시켰다. TSMC는 이후 성명을 통해 “현재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며 대피한 직원들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 건설 작업은 잠시 중단하고, 안전 검사를 마친 뒤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SMC의 대만 내 공장이 주로 서부에 위치해 있어 북동부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생산 일시 중단으로 인한 추정 손실이 6000만 달러(약 81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대만 내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애플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등도 일부 제조 공정을 일시 중단했다. 대만 매체들은 “1999년 ‘921 대지진’ 이후 진도 4 이상이 감지되면 보호 장치가 가동되도록 기계의 내진 설비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만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거나 대만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들도 지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혹시 여파가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의 지정학적 취약점도 다시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밀한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전체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진으로 대만의 물류나 전력 인프라가 손상될 경우 반도체 칩 배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일 대비 1.27% 하락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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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도 숨은 단층 찾아 지진 선제대응 필요”

    “한반도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향의 단층에서 지진이 날 경우 제주와 남해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3일 대만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일본과 함께 소위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위치해 지진이 잦은 편이다. 1999년 9월 21일 중부 난터우에서 규모 7.3의 ‘921 대지진’이 발생해 2415명이 숨졌고, 2016년에는 남부 가오슝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해 117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지진의 90% 이상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이날 지진이 발생한 화롄 등 대만 남동부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맞닿은 경계 지점이다. 이 때문에 판끼리 충돌하며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이번 지진은 한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만과 일본 등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언제든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보다 북쪽에서 발생할 경우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한반도에 숨은 단층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상청 등이 연구 중인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창수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경주 지진, 포항 지진 등을 보면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지만 판 경계가 자꾸 충돌하다 보면 내부 단층에까지 영향을 주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지진 발생 횟수는 2016년 경북 경주시(규모 5.8), 2017년 경북 포항시(규모 5.4)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21년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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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의 고리’ 대만, 잦은 지진…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한반도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향의 단층에서 지진이 날 경우 제주 남해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3일 대만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대만은 일본과 함께 소위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위치해 지진이 잦은 편이다. 1999년 9월 21일 중부 난터우에서 규모 7.3의 ‘지지 대지진’이 발생해 2415명이 숨진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새벽 남부 가오슝에서는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해 11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전세계 지진의 90% 이상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이날 지진이 발생한 화롄 등 대만 남동부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맞닿은 경계 지점이다. 이 때문에 판끼리 충돌하며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2018년에도 화롄 지역에서 규모 6.0 지진으로 단층대 바로 위에 있는 건물 4채가 무너졌다.이번 지진은 한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만과 일본 등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언제든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 단층은 에너지 전파 방향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약간 북쪽에서 발생할 경우는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또 “최근 한반도에 숨은 단층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상청 등이 연구 중인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창수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등에서 지진 피해가 발생한 걸 보면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지만 판 경계가 자꾸 충돌하다보면 내부 단층에까지 영향을 주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선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106회 발생했다. 2022년 77회에 비해 37.7% 늘었다. 디지털 지진계가 도입된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발생 횟수(70.8회)보다도 50% 가량 많다. 국내 지진 발생 횟수는 2016년 경북 경주시(규모 5.8), 2017년 경북 포항시(규모 5.4)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21년 이후 다소 증가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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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의 영사관 폭격에, 이란 보복 천명… “확전 결정타 우려”

    “현 상황에 (이란 참전 등)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마지막 지푸라기(the last straw·최후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미국 CNN방송) 이스라엘이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함으로써 지난해 10월 발발한 중동 전쟁이 지역 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공격으로 이란 고위급 장교 3명 등 최소 13명이 목숨을 잃자, 이란은 “공격자를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이번 미사일 타격은 그간 시리아 및 레바논의 친(親)이란 민병대나 무장조직을 대상으로 했던 공격과 달리 이란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개전 이후 6개월 동안 여러 확전 고비에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없었던 이스라엘과 이란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이 결국 파국을 맞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고위급 등 13명 사망… 이란, 보복 천명 시리아 SA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낮 12시 17분경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 6발을 쏟아부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군 고위 지휘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사령관인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등 최소 1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영사관 건물은 폐허가 됐다. 직접 피해를 입은 이란은 즉각 분노를 드러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이성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에도 “(이스라엘 지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처벌 방식은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란은 자국에 대사관을 두지 않는 미국 대신 미 정부에 전달자 역할을 하는 주이란 스위스대사대리를 초치했다.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Resistance Axis)’에 동참해 온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적이 처벌과 응징을 당하지 않고선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론 언급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게 맞다”라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CNN에 “영사관으로 위장한 쿠드스군의 군사시설”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 “이란 본토 공격과 동급”… 美, 전전긍긍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줄곧 이어지긴 했지만, 이스라엘이 이란 외교 공간을 직접 타격한 건 처음이다. 이전 공격은 주로 중동 지역에 산재한 이란 군사시설을 노렸다. 때문에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는 NYT에 “이란 본토를 표적으로 삼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현지에선 이번 공격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수도 예루살렘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등 돌린 민심을 붙잡기 위해 극약 처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지부진한 전쟁 국면의 전환을 꾀했다는 시각도 있다.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란다 슬림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에 ‘너희의 방어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담겼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난처한 입장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지지층의 반전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이란 참전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에 미 정부 고위급 인사는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미국은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고, 다른 당국자도 “이란에도 이를 직접(directly) 설명했다”고 전했다. 확전 불씨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사남 바킬 중동연구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공격은 역내 긴장을 ‘심각하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구호단체도 공습해 7명 사망 1일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 공습으로 구호단체 7명이 목숨을 잃는 참변도 벌어졌다.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은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에 식량을 전하고 오던 WCK 차량 3대에 탑승한 구호요원 6명과 팔레스타인 운전사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영국인 3명과 호주·폴란드·미국인(캐나다 이중국적) 각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WCK는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가 2010년 미국에서 창설한 자선단체다. NYT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지난달 개시된 해상 구호품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WCK는 “형제자매들의 희생으로 당분간 구호식량 운송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비난이 거세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의도치 않은 사고”라며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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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이란 영사관 폭격에 이란 보복 천명…‘중동 갈등’ 최고조

    “현 상황에 (이란 참전 등) 결정적 변화를 불러올 ‘마지막 지푸라기(the last straw)’가 될 수 있다.”(미국 CNN방송)이스라엘이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함으로써 지난해 10월 발발한 중동 전쟁이 지역 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공격으로 이란 고위급 장교 3명 등 최소 11명이 목숨을 잃자, 이란은 “단호하게 대응할 권리”를 천명하며 보복을 시사했다.특히 이번 미사일 타격은 그간 시리아 및 레바논의 친(親)이란 민병대나 무장조직을 대상으로 했던 공격과 달리 이란을 노골적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갈수록 확전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에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없었던 이스라엘과 이란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이 결국 파국을 맞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고위급 등 11명 사망… 이란, 보복 천명로이터통신 및 시리아 SA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오후 12시 17분경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바로 옆에 있는 영사관에 미사일 6발을 쏟아부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군 고위 지휘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사령관인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등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직접 피해를 입은 이란 등은 즉각 분노를 드러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침략적인 이스라엘 정권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장관은 미국에도 “(이스라엘 지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처벌 방식은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Resistance Axis)’에 동참해온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적이 처벌과 응징을 당하지 않고선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론 이번 공격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건 맞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CNN 인터뷰에서 “공격한 건물은 영사관도 대사관도 아니다”며 “민간 건물로 위장한 쿠드스군의 군사 시설”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 “이란 본토 공격과 동급”… 휴전 무산되나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외교적 갈등이 줄곧 이어지긴 했지만, 이스라엘이 이란 외교공간을 직접 타격한 건 처음이다. 이전 공격은 주로 중동 지역에 산재한 이란 군사시설들이 대상이었다. 때문에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는 NYT에 “이란 본토를 표적으로 삼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했다.현지에선 이번 공격 하루 전인 3월 31일 수도 예루살렘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등돌린 민심을 붙잡기 위해 극약 처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지부진한 전쟁 국면의 전환을 꾀했다는 시각도 있다.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란다 슬림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에게 ‘너희의 방어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담겼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난처한 입장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지지층의 반전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이란 참전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정부 고위급을 인용해 “미국은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란에도 이를 직접(directly) 설명했다”고 전했다.당분간 휴전 시도는 물건너갔다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사남 바킬 중동연구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역내 긴장을 ‘심각하게’ 높일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충돌로 몰아가려고 의도적으로 설계한 공격”이라고 짚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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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인의 선거철 “페스티벌 같은 우리 정치”[시차적응]

    《‘저 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지?’ ‘우리와는 왜 다르지’ 국내외 뉴스 속 궁금증을 콕 짚어 새로운 시각에 적응시켜 드립니다.》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동네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있고 길거리에 나와 인사하는 후보들이 보입니다. 다른 나라의 선거철 분위기가 궁금하셨던 적 있으실까요? ‘슈퍼 선거의 해’ 첫 선거로 전 세계적 관심을 받으며 총선을 치른 국가가 있는데요. 대만입니다. 대만은 1월 13일 국회의원(입법위원)과 총통(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치렀습니다. 1월 11~13일 타이베이시 등 대만 수도권 일대에서 취재하며 목격한 축제같은 풍경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동네 마실 나오듯…간이 유세장이 된 공원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낮 다다오청마토우(大稻埕碼頭) 광장에서 민중당 유세가 열렸습니다. 커다란 강 옆에 만들어진 공원이라 한국의 한강공원과 분위기가 비슷했습니다. 민중당은 2019년 당시 타이베이시 시장이던 커원저 대표가 창당한 신생 정당입니다. 젊은층에서 특히 호응이 컸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총통 후보로 나선 커 대표는 득표율 26.1%를 기록하며 양당 체제를 깬 주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날 커 후보는 타이베이시 일대를 도는 자동차 순회 유세에 나섰습니다. 개조한 픽업트럭 트렁크에 타고 다니며 길가에서 유권자를 만나는 방식으로 대만 정치인들의 선거철 필수 코스입니다. 이날 유세의 종착지인 다다오청마토우 광장에 도착했는데 ‘유세에 가면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처음에는 당황했습니다. 커다란 앰프 소리나 단체복을 입은 당직자가 없어 두리번거리는데 민중당의 상징생인 민트색 깃발을 손에 쥔 사람이 보여 따라갔습니다. 굴다리 앞에 유권자 수십 명이 모여있었습니다. 이들은 당에서 나눠준 깃발과 손수 만든 팻말을 들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20~40대였고 아이를 데리고 마실 나온 부모들도 보였습니다. 민중당 지지자를 상징하는 ‘새싹’ 모양 핀을 머리에 꽂은 지지자들도 있었습니다. 조금 지나 커 후보가 도착했습니다. 서서 마이크를 잡고 말하고 있었는데요, 차량의 속도를 줄이기에 잠시 멈춘 뒤 연설하는 건가 싶었지만 금방 지나갔습니다. 커 후보의 얼굴을 3분도 못 보고 유세가 끝났습니다. 지지자들은 깃발을 둘둘 감아 가방에 넣었습니다. 그리곤 흩어졌습니다. 공원을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민중당 지지자를 포착하는 단서는 ‘민트색 깃발’이었습니다. 공원 마실 나온 나들이객 같지만 가방 틈새로, 외투 주머니에서 눈에 잘 띄는 민트색 깃발이 삐져나와 있었습니다. 20대 친구들은 네컷사진 부스로 들어가고 있었고, 아버지와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는 잔디밭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공원 앞 횡단보도에서는 초면인듯한 지지자들이 손가락으로 숫자 ‘1’(커 후보 기호)을 만들며 눈웃음을 주고받았습니다. 대만에 입국한 후 처음 간 유세장이었는데요. 제 예상 밖의 풍경이었습니다. 민중당이 젊은이들의 분노와 무력감으로 세를 불렸다는 평가를 받았던지라 저는 부정적 에너지가 유세장을 감돌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니 다들 즐거워 보였습니다. 이유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다오청마토우 광장에서 인터뷰한 유권자들은 입을 모아 “커원저가 정치의 새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콘서트장인지 유세장인지대만 선거철을 상징하는 또 다른 풍경은 ‘초대형 유세’입니다. 어느 정도의 초대형인가 하면 수만 명이 운집하는 규모입니다. 초대형 유세가 열리는 단골 장소는 두 곳인데요. 타이베이시 총통부 앞 카이거란대로와 수도권인 신베이시 반차오 경기장입니다. 카이거란대로는 왕복 10차선이라 광화문광장이 세종대로(왕복 12차선)였던 시절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교통을 통제하고 이곳에서 유세를 열기만 하면 10만 명대 유권자가 모인다고 합니다. 반차오 경기장에도 5만 명씩 모인다고 합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선거 유세에 오는 걸까요. 모여서 대체 무엇을 하고요? 12일 저녁 반차오 제1경기장에서 열린 국민당(제1 야당) 선거 전야 유세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유세는 국민당 집계로 5만 명이 참석했습니다. 열기는 유세장 인근 지하철역 출구부터 느껴졌습니다. 길가에는 관광버스가 줄지어 정차되어 있었고요. 물어보니 지역이나 조직에서 버스를 빌려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지지자들은 총통 후보 허우유이(侯友宜)의 이름과 “승리”를 외치며 걸어갔습니다. 5만 명이 모였다는 이날 유세는 입구부터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틈새를 비집고 걸어가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응원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소풍 나온 것만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무대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앞으로 가다 보니 30분 뒤에야 무대가 보였습니다. 뒤돌아서 제 눈 앞에 펼쳐진 수만 명의 인파를 구경했습니다. 지지자들이 손에 쥔 대만기가 빨강과 파란색 물결처럼 보였습니다. 인기 가수의 대형 콘서트와 견주어 손색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수만 명이 전부 한 곳을 응시하며 환호하고 있었습니다. 행사 사회는 국민당 정치인이 봤습니다. “이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거 광고 영상을 상영한 후 지역구 후보들이 하나하나 나와 인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국민당 유력 정치인들이 나와 연설했습니다.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 2020년 국민당 총통 후보였던 한궈위(韓國瑜), 장제스의 증손자로 차기 총통 후보로 유력한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 등이 무대에 올랐습니다.행사 막바지에 드디어 주인공이 등장했습니다. 총통 후보 허우유이(侯友宜)는 제법 인상적으로 입장했는데요. 입구부터 무대까지 지지자들 사이를 비집고 걸어왔습니다. 지지자들이 “허우를 총통으로”라는 구호를 외친 지 15분쯤 됐을까요, 무대 위로 허우 후보가 올라왔습니다. 허우 후보는 대만어로 연설했습니다. 그리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수만 명의 지지자와 무대 위 정치인들이 다 같이 즐겁게 노래 2곡을 연달아 열창했습니다. 노래를 마친 뒤 후보자들이 인사를 했고 무대 조명이 꺼졌습니다. 오후 9시 57분, 공식 선거운동 종료 3분을 앞두고 행사가 종료됐습니다.제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지지자들이 순식간에 해산했습니다. 오후 10시 5분, 반차오 제1경기장에는 조금 전까지 인파에 가려 있는 줄도 몰랐던 붉은색 의자만 잔뜩 보였습니다. ● 선거대책본부에 차린 ‘팝업스토어’카이거란대로에서 11일 열렸던 민진당(여당) 초대형 유세에 갔을 때 눈에 띈 점이 있습니다. ‘팀 타이완’이라고 적힌 야구점퍼를 입은 사람이 아주 많았습니다. 이 점퍼를 입은 사람이 전부 다 선거 캠프 관계자일 수는 없을 만큼 많았는데요. 알아보니 민진당에서 판매하는 ‘공식 굿즈’를 사 입은 지지자들이었습니다. 판매용 굿즈라니 새로웠는데요. 민진당은 굿즈 판매 공간까지 차려뒀다길래 가봤습니다. 위치는 타이베이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선거대책본부 1층이었습니다. 다소 삭막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알록달록했는데요.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팝업스토어’ 같아 어딘가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이곳은 라이칭더 (賴淸德) 총통 후보가 유소년 야구선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야구’를 콘셉트로 꾸몄다고 합니다. 인증샷을 찍고,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간단한 게임을 할 수 있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참고로 민중당은 유권자들이 직접 만든 팻말을 가지고 유세에 나오는 문화를 살려 선대본부 1층 전체에 책상과 의자를 깔아뒀다고 합니다. 종이와 마커펜을 갖춰 유권자들이 팻말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선거를 하루 앞둔 날이라 다녀갈 사람은 이미 다녀갔을 것 같기도 하고, 평일 오후 2시라는 애매한 시간대였지만 그래도 한 아름씩 봉투를 손에 쥐고 나가는 사람들이 계속 있었습니다.이곳에서는 옷가지와 배지, 퍼즐, 달력 등을 판매했는데요. 제가 유세에서 본 야구점퍼도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품절된 인기 상품은 민진당의 상징색인 녹색 티셔츠였다고 합니다. 이어 녹색 여행 가방 벨트가 품절됐다고 합니다. ● 마지막까지 뜨거웠던 결전의 날13일 오후 4시, 총통과 입법위원 선거 투표가 종료됐습니다. 대만은 재외국민 투표도, 부재자 투표도 불가합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투표해야 하기 때문에 도심은 무척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시간 저는 타이베이시 완화구에 있었습니다. 이 지역 민진당 후보로 출마한 우페이이 후보의 사무소에 갔는데요. 앞서 유세장에서 만난 대만인이 말하길 동네 사람들이 지역구 후보 사무실에서 개표 방송을 보는 문화가 있다고 했습니다. 도심이나 신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여전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길래 한국의 종로구와 비슷한 타이베이시 구도심 완화구로 찾아갔습니다. 우 후보의 사무소에 도착하고 보니 상가 건물 1층에 출입문이 없는 모습부터 제법 인상적이었습니다. 입구에 TV 모니터와 의자를 두어 사람들이 오가며 개표 방송을 보고 있었습니다.자원봉사자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대민 사무소’ 격의 공간이라고 합니다. 일반 사무를 보는, 통상 건물 2, 3층에 있는 사무실도 운영하지만 이처럼 건물 1층에 입구가 없는 대민 사무소를 두는 것이 대만 선거철 정치 문화라고 합니다. 이곳은 선거를 앞두고 3~4개월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했다고 합니다. 사무소에는 선거 캠프 관계자도 많았지만요, 동네 주민들이 걸어가다 잠시, 또 자전거를 타고 가다 잠시, 심지어 차를 타고 가다 잠시 서행하며 개표 방송을 보는 풍경이 새로웠습니다. 취재하고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 3명이 걸어가다가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엄청나다”라고 말하면서요.저녁 시간대가 지난 뒤 등장한 70대 할아버지들은 대만어로 수다 떨고 있었습니다. “커원저랑 밥 먹어봤는데 느낌이 별로다”며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오후 7시가 지나가니 구경 나온 시민이 족히 100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오후 8시가 조금 지나 우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축하 폭죽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대체 왜 다들 이렇게 나오시는 걸까요. 타이베이 시민 린(林)모 씨(38)에게 여쭤봤습니다. 린 씨는 “분위기가 좋잖아요”라고 답했습니다.● 꽃가루 뿌리며 끝난 대만 선거오후 8시 40분경 민진당 라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제가 팝업스토어 구경을 갔던 민진당 선대본부 앞 도로에서 당선인이 내·외신 기자회견을 연다는 속보도 떴습니다. 저도 빨리 이동했습니다. 어제 보았던 한적한 풍경은 온 데 간 데 없고 왕복 6차선 도로가 300m 가까이로 깃발을 손에 쥔 지지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다들 속보를 보고 모인 것이었습니다. 등에 테니스 라켓을 매고 운동복을 입고 온 사람도, 스마트폰과 깃발만 덜렁 쥐고 나온 사람도 보였습니다. 행사는 당선인들의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외신 기자회견을 진행했죠.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던 선거인만큼 이번 선거를 취재하러 외신 기자 400명 이상이 대만에 왔습니다. 외신 기자회견이 끝난 뒤 무대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올랐습니다. 곳곳에서 삼삼오오 셀카를 찍고 시끌벅적하던 행사장 분위기가 돌변했습니다. 들뜬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경건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차이 총통의 연설을 듣는 사람들에게 애틋한 느낌도 났습니다. 시민 인터뷰를 하던 저도 잠시 멈췄습니다. 이 순간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이 총통이 연설을 마치자 다시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언제 울먹였다는 듯 다들 신난 표정으로 “총통 라이 총통 라이”라고 외쳤습니다. 역시나 마지막 순서는 라이 당선인의 연설이었고요. 그러고는 하늘에서 녹색과 분홍색 색종이가 내렸습니다. 꽃가루가 내리는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색종이를 줍길래 저도 주워봤습니다. 각각 “라이칭더 샤오메이친 2024년 하나로 연합하다” “올바른 사람을 선택하고, 올바른 길을 가세요. 2024년 승자! ‘팀 타이완’, 감사합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작은 기념품으로 챙겼습니다. ● 마치며현장을 다녀보니 온 사회가 선거철 행사를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습니다. 취재하며 만난 대만인들에게 “선거를 즐기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봤는데요.돌아온 반응이 재밌었습니다. 대부분 “한국은 안 그래?”라고 제게 되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다시 물으니 “K-드라마”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드라마 속 한국인들이 삶을 열정적으로 즐기던데 선거철이라고 다르겠냐는 뜻이었습니다.초대형 유세에서 만난 대만인 천(陳)모 씨(44)는 대만 선거가 ‘카니발’ 같다며 제 호기심에 공감했습니다. 그는 대만에만 살 때는 몰랐는데 브라질에서 6개월간 살아보니 ‘축제 중의 축제’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카니발과 대만의 선거철 풍경이 닮아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합니다. 춤과 파티가 없을 뿐, 사회를 휘감는 즐거운 에너지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천 씨가 기억하는 한 대만 선거철은 늘 축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대만은 1996년부터 직선제를 실시했습니다. 왜 늘 즐거운 것일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대만인은 정치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대만인들에게 어느 후보를 왜 뽑았는지 물었습니다.▼“나는 이래서 OO을 지지했다” 대만인 25명의 답변[시차적응]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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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네타냐후 사퇴” 수만명 시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약 반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달 30, 31일 양일간 이스라엘 전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퇴진 요구를 일축했고,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상작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의 석방을 촉구했다. 하루 전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 앞에서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지난달 31일 예루살렘에 있는 의회 건물 인근에만 수만 명이 운집했다면서 이번 시위가 전쟁 발발 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라고 평했다. 특히 인질 가족은 “총리가 인질 협상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조기 총선을 통해 새 지도자를 선출한 후 하마스와 협상해 인질을 돌려받자고 외쳤다. 현재 풀려나지 못한 인질은 약 130명이며 이 중 34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극우 연정 내 파열음도 커졌다. 인구의 약 13.5%를 차지하는 초정통파 유대인 ‘하레디’는 1948년 건국 때부터 군복무를 면제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전쟁 발발 후 이들 또한 입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핵심 지지층인 극우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공식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연정 내에서 비교적 세속주의 성향이 강한 정당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에 거주 중인 이스라엘 성인 남성의 상당수가 전쟁 발발 후 귀국해 예비군 등으로 자원 입대한 것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의 장남 야이르(33)가 계속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는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된다. 자신의 아들은 참전하지 않으면서 총리가 계속 “전쟁”을 외치는 것이 모순이라는 의미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1일 “지금 총선을 치르면 인질 협상이 더 늦어질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이날 탈장 수술을 받았다. 75세이며 지난해 7월에도 심박조율기 삽입술을 받은 그의 건강 이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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